눈/설화 산행 | 눈 내린 월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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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솔바람 조회4,155 작성일13-12-02 18:13본문
더운 여름에 안 덥다는 것과 추운 겨울에 안 춥다는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나.
이번 주말은 춥지 않아 야외활동에 무리가 없겠다는 일기예보에 너무 기분 좋다.
여느 주말과 마찬가지로 도시락 하나 싸고 물 한 병 넣어서 짊어지고 집을 나왔다.

오늘의 목적산은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 월출산이다.
워낙 많이 와본 산이라 이제 감각도 무디어 지고 별 흥미도 없지 않겠나 싶었는데,
차에서 내려 산을 보는 순간 "야, 멋있다 월출산!" 하고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
다.
코스는 경포대-바람재-천황봉-통천문-구름다리-천황사-주차장으로 하산할 계획
이다. 그런데 월출산 이정표는 왜 현위치를 알려주지 않을까?
"여기는 경포대이고, 천황봉까지는 몇 킬로미터 남았다" 이렇게 표시를 해주어야
지, 그냥 "천황사 3.4km" 만 표시를 해주니 어디서 천황봉까지가 3.4km인지 알 수
가 없다.
월출산국립공원관리자에게 부탁합니다.
이정표를 세울 때 남은 거리와 함께 꼭 현 위치도 표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사고가 나거나 누구와 약속을 하더라도 "어느 지점, 몇 킬로미터 쯤에 있다"
고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현 위치가 적힌 이정표 부탁
드립니다.

분명히 일기예보에서도 푸근한 날씨라고 했고, 실제로도 푸근한 날씨인데,
왜 이렇게 어깨가 움츠려들고 몸이 으슬으슬 하고 춥다는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다리를 건너고 학생야영장을 지나고 산속으로 들어와 계곡물을 보고 알았다.
철철철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사람을 그렇게 추워서 오들오들 떨도록 만들었다.
물도 더운 여름에 봐야 시원하고 좋지, 추운 겨울에 보니 춥고 그리 반갑지도 않다.

간밤에 눈이 많이 내린 모양이다.
응달에는 나뭇가지에도 눈이 붙어 있고, 바닥에는 제법 많이 쌓이기도 했다.
그리고 저 멀리 북쪽의 구정봉은 아직까지도 하얀눈을 그대로 덮어 쓰고 있다.

경포대에서 바람재까지는 큰 경사가 없고 밋밋한 언덕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다.
그래도 차에 가만히 앉아만 있다가 육지에 내리면 머리가 어질어질 하고 숨이 차는
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눈이 와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가볍게 빨리 올
라왔다.
바람재, 지금은 바람이 없지만, 이름이 바람재이니까 바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는
가? 바람막이 재킷부터 꺼내 입고, 바람재에 왔으니까 당연히 바람을 따라야 안 되
겠나, 바람이 부는 데로, 바람을 따라서 사방을 뱅 돌아 월출산 바람재 바람풍경을
감상하고,

천황봉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사방으로 솟은 기암괴석들 때문에 속도가 안 난
다. 생긴 모양도 그렇고, 총총 들어박힌 형태도 그렇고, 어느 것을 먼저 봐야 지 모
르겠다. 앞에 새 부리처럼 생긴 저 바위는 이름을 뭐라고 지어주어야 생긴 것과 잘
어울릴까?

보자, 이 바위 군상들은 또 뭐라고 불러주어야 좋을까?
절리를 이루긴 했는데 질서가 없고, 눈에 띄기는 하는데 무어라 확실한 표현은 어
렵고,

전망대에 올라오니 모두 사진 찍는다고 정신이 없다.
그래, 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고 가겠나, 지고 가겠나, 그렇다고 머리에 다 넣어 가
겠나, 많이 찍어가서 동네 사람들한테 자랑도 하고, 잠 못 이르는 밤 들여다보기도
하고,
사진 찍을 때,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옆에 사람 있어도 괜찮아요" 라고.
그래, 옆에 사람 있으면 어때, 옆에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오히려 더 생기 있고 좋
지, 그런데 문제는, 남 사진 찍는데 넓덕한 궁둥이로 턱 막고 서서 비켜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 옆에 사람 있으면 어때, 옆에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오히려 더 생기 있고 좋
지, 그런데 문제는, 남 사진 찍는데 넓덕한 궁둥이로 턱 막고 서서 비켜주지 않는
것이다.

(왼쪽에 큰바위얼굴)
큰바위얼굴도 하얀 눈을 그대로 덮어 쓰고 있다.
응달에 찔끔찔끔 눈싸라기 조금 있겠지 했는데 온 산이 하얀눈으로 옷을 갈아입었
다.

저 앞에 큰 바위 옆에 뭉텅한 막대기 하나, 저 뭉텅한 막대기가 남근바위라고 한다.
글쎄, 어디가 닮아서 남근바위일까, 내 눈에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보이는데.

야, 저 바위들 좀 봐, 정말 멋있지 아니한가?
특정한 모양도 없고, 질서도 없고, 제멋대로 놓인 바위가 어찌 저리 멋이 있을까.
약속 시간 늦지 않게 따라가야지, 고개 빼고 바위 감상해야지, 혼자서 바쁘다 바
빠.

앞에 뾰족한 바위는 깊은 바다에서 물개 한 마리 대가리 쏙 내밀고 올라오는 모습
이다.

바위도, 바위도, 어쩌면 이렇게 많을까.
월출산은 전체가 바위다. 하늘을 봐도 바위, 땅을 봐도 바위,
전부 바위로만 된 산이라 관절에 무리가 심하고 발바닥이 아프고 피로가 빨리 온
다.
그 피로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수많은 바위들을 하나 하나 보면서 감상하는 것이
다. 앞에 보이는 저 동아바위는 오늘처럼 이렇게 눈이 줄을 그었을 때만 동아바위
가 되고, 눈줄이 그어진 저 곳은 눈이 없을 때 보면 바위가 벌어진 곳으로, 돌이 가
득 차 있다.

(철모바위)


(山바위)
날씨에 따라서 보이는 것도 다르고 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오늘은 날도 맑고 좋은 데다 눈까지 내려 분위기를 살려주고 사람 마음을 밝게 해
준다.

어느 촉새가 나불거렸나,
나불거리면 안 된다고 일렀더니 촉새는 참지 못하고 하늘을 보고 나불대고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 촉새도 듣고는 참지 못한다. 그저 나불나불,

아무 이름도 지을 수 없도록 제멋대로 툭 툭 놓였는데 바위가 어찌 이리 예쁠까?

바위 감상한다고 때도 놓치고, 사람들은 저 많은 바위들을 언제 다 보고 지나갔을
까? 이리저리 고개 비틀어 바위 본다고 있는 사이 같이 출발한 친구들 다 가버리고
없다.
바위 감상한다고 때도 놓치고, 사람들은 저 많은 바위들을 언제 다 보고 지나갔을
까? 이리저리 고개 비틀어 바위 본다고 있는 사이 같이 출발한 친구들 다 가버리고
없다.

겨울에는 해도 짧은데, 나만 혼자 못 내려가서 남게 되면 어쩌나,
마음 급해져서 속도를 좀 낼까 하면 앞에서 자꾸 바위가 또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역시, 정상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정상석 앞에서 사진 찍는다고 난리가 났다.
인물은 안 찍고 비석만 좀 찍어가자고 해도 귓구멍이 먹었는가 쏙 들어와서 막아버
리고, 아이구 무슨 욕심이 그렇게도 많아, 인물사진에 비하면 시간도 아닌데 그걸
못 비켜준다.
역시, 정상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정상석 앞에서 사진 찍는다고 난리가 났다.
인물은 안 찍고 비석만 좀 찍어가자고 해도 귓구멍이 먹었는가 쏙 들어와서 막아버
리고, 아이구 무슨 욕심이 그렇게도 많아, 인물사진에 비하면 시간도 아닌데 그걸
못 비켜준다.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려 한 장 찍기는 찍었는데, 얼굴 정면으로 나오니까 좀 비켜
달라고 했더니, 들은 척 만 척, 끝까지 궁둥이 쏙 내밀고 지나간다.

천황사 쪽에서 구름다리 또는 바람폭포를 지나 천황봉 쪽으로 오를 때 만나는 마지
막 관문의 바위로서, 이 굴을 지나야 천황봉에 오를 수 있다. 천황봉에 오르는 문의
역할 때문에 통천문이란 이름이 생긴 것인데, 이는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정상에서부터는 길이 많이 미끄럽다.
날이 따뜻하다는 말만 믿고 전날 눈이 왔을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아이젠을 두고 왔
다. 뒤로 가는지 앞으로 가는 지도 모르고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엉금엉금 겨우 내
뒤로 가는지 앞으로 가는 지도 모르고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엉금엉금 겨우 내
려왔다.

여기는 통천문삼거리. 처음으로 현위치가 적힌 이정표를 보았다.
구름다리로 내려가면 3.4km, 바람폭포로 내려가면 2.7km, 0.7km의 차이가 있다.
아침의 계획은 구름다리였지만 길은 미끄러운데 아이젠이 없어서 구름다리는 포
기, 월출산 처음 오는 친구들은 구름다리로 보내고, 나는 0.7km 빠른 바람폭포로
내려간다.

역시 소나무는 소나무다.
다른 나무들은 다 말라죽고 없는데 소나무 홀로 새파랗다.

나는 산도 좋아하지만 산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들판인데, 겨울의 들판은 너무 춥
다. 봄에 보리가 새파랗게 올라올 때와, 모내기 하고 벼가 새파랗게 땅내를 맡고 올
라올 때와, 나락이 누렇게 익어 황금들판이 되었을 때 보면 정말 좋은데 오늘은 들
판이 쓸쓸하다.

양지에는 얼었던 눈이 녹아서 물이 줄줄 흐르고, 응달에는 얼음이 끙끙 얼어 미끄
럽고, 짧은 길로 온다고 왔는데 구름다리로 간 친구들은 철계단 미끄러워서 어쩌는
지 걱정이다.

저 멀리 구름다리가 아련히 보인다.
배고프면 안 된다고 고프기 전에 먹으라고 했는데 배가 고파 기운이 없어 못 가겠
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길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제사
배고프다. 그러나 먹으려고 보면 얼음이 끙끙 얼어있고, 또 자리를 펴려고 보면 물
이 흥건하고,

아무래도 겨울에는 다리에 머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름어름 보이는 것이 한 대여섯 명 지나간다.
정말 멋있다.
이렇게 눈이 쌓여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눈이 있어 즐거운 산행이다.
그리하여 본인의 계획과 상관없이 올해 첫 눈산행은 월출산이 되어버렸다.

배가 고파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여태까지 참고 왔는데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
길을 비켜 약간 높은 곳으로 올라와 자리를 폈다.
그런데 자리를 잡아도 어쩌면 이렇게 우습고 재미있는 곳에다 자리를 잡았을까?
자리를 펴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바로 맞은편에 진짜 남근석이 보인다.
아까 밑에서 본 건 도깨비방망이 이고, 앞에 보이는 저것이야말로 진짜 남근석이
다. 곱슬머리 터럭 무성한 숲에서 남근이 금방 쏙 나오는 모양 아닌가?
어떤 분을 불러서 진짜 남근석을 발견했다고 자세히 한번 보라고 했더니 고개 살
흔든다. 절대 남근이 아니라고 한다. 닮은 곳이 없단다. 저렇게 몽탕하고 짧은 남근
은 없다고 하네, 참 내, 완전 똑 같은데 왜 아니라고 하지, 물건을 꺼내놓고 맞춰봐
야 되나 우째야 되노.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배가 고파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여태까지 참고 왔는데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
길을 비켜 약간 높은 곳으로 올라와 자리를 폈다.
그런데 자리를 잡아도 어쩌면 이렇게 우습고 재미있는 곳에다 자리를 잡았을까?
자리를 펴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바로 맞은편에 진짜 남근석이 보인다.
아까 밑에서 본 건 도깨비방망이 이고, 앞에 보이는 저것이야말로 진짜 남근석이
다. 곱슬머리 터럭 무성한 숲에서 남근이 금방 쏙 나오는 모양 아닌가?
어떤 분을 불러서 진짜 남근석을 발견했다고 자세히 한번 보라고 했더니 고개 살
흔든다. 절대 남근이 아니라고 한다. 닮은 곳이 없단다. 저렇게 몽탕하고 짧은 남근
은 없다고 하네, 참 내, 완전 똑 같은데 왜 아니라고 하지, 물건을 꺼내놓고 맞춰봐
야 되나 우째야 되노.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정말 멋있다.
이렇게 눈이 쌓여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눈이 있어 즐거운 산행이다.
그리하여 본인의 계획과 상관없이 올해 첫 눈산행은 월출산이 되어버렸다.

배가 고파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여태까지 참고 왔는데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
길을 비켜 약간 높은 곳으로 올라와 자리를 폈다.
그런데 자리를 잡아도 어쩌면 이렇게 우습고 재미있는 곳에다 자리를 잡았을까?
자리를 펴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바로 맞은편에 진짜 남근석이 보인다.
아까 밑에서 본 건 도깨비방망이 이고, 앞에 보이는 저것이야말로 진짜 남근석이
다. 곱슬머리 터럭 무성한 숲에서 남근이 금방 쏙 나오는 모양 아닌가?
어떤 분을 불러서 진짜 남근석을 발견했다고 자세히 한번 보라고 했더니 고개 살
흔든다. 절대 남근이 아니라고 한다. 닮은 곳이 없단다. 저렇게 몽탕하고 짧은 남근
은 없다고 하네, 참 내, 완전 똑 같은데 왜 아니라고 하지, 물건을 꺼내놓고 맞춰봐
야 되나 우째야 되노.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나는 저 남근석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바람폭포 쪽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내려
간다.
배가 고파도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여태까지 참고 왔는데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
길을 비켜 약간 높은 곳으로 올라와 자리를 폈다.
그런데 자리를 잡아도 어쩌면 이렇게 우습고 재미있는 곳에다 자리를 잡았을까?
자리를 펴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바로 맞은편에 진짜 남근석이 보인다.
아까 밑에서 본 건 도깨비방망이 이고, 앞에 보이는 저것이야말로 진짜 남근석이
다. 곱슬머리 터럭 무성한 숲에서 남근이 금방 쏙 나오는 모양 아닌가?
어떤 분을 불러서 진짜 남근석을 발견했다고 자세히 한번 보라고 했더니 고개 살
흔든다. 절대 남근이 아니라고 한다. 닮은 곳이 없단다. 저렇게 몽탕하고 짧은 남근
은 없다고 하네, 참 내, 완전 똑 같은데 왜 아니라고 하지, 물건을 꺼내놓고 맞춰봐
야 되나 우째야 되노.
주간 활동순위 01.11(월) 오후 3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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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gh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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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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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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