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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 대성골 계곡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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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혜림산악회 조회3,774 작성일14-08-0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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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골 임씨댁’ 주인장, 임씨 명함에는 아직도 017 휴대폰 번호가 써져 있다. 일흔이 넘어 보이는 얼굴에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인상 좋은 시골 어르신이다. ‘017이 아니면 안 터져’ 라고 말하는 대성리 출신의 할아버지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을 17개나 갖고 있는 ‘대(大) 대성골 주막’의 어엿한 주인장이었지만 지금은 힘에 부쳐 7개 만 운영한다고 말했다. 할머니하고 같이 주막을 운영하는데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그나마도 한가할 날이 없다고 한다. 성수기에는 보통 한 달 전에, 비수기라도 열흘 전에 예약해야만 방을 잡을 수 있다. 라면 2개를 시켜서 충무김밥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부산에서 5시에 출발하여 의신마을에 7시30분에 도착했다. 의신마을에서 대성골 주막까지는 약 2.5킬로, 아침을 챙겨먹고 09시 대성골 계곡 산행을 스타트한다.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하늘은 잔뜩 찌푸려져 금방이라도 한줄기 퍼부을 것 같다. 골짜기라서 그런지 바람은 그다지 거세지 않았다. 첫 번째 철다리에 도착했다. 작년 여름 대성골 산행 때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몸을 담궜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보았던 집채만 한 큰 바위가 아래쪽으로 3~4 미터 정도 밀려 내려와 있다. 철다리와는 이제 약 3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계곡물의 끊임없는 압력에 저렇게 큰 바위가 밀려 내려온 것이다. 내년에 다시 온다면 바위와 이 철다리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 매우 궁금해진다.


두 번째 철다리도 지나고 이제부터 세석평전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태풍 덕분에 산행 중에 부딪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용해서 좋긴 하지만 슬슬 걱정이 된다. 급류에 휩쓸려 조난당했다가 119에 구조되는 산행객들의 뉴스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급류에 떠내려가 죽는 사람도 있다. 매년 지리산 계곡에서 이 시기에 행사처럼 일어나는 일이다. 세석평전 가까이 올라가니 능선이라 그런지 바람이 매우 거셌다. 안개도 자욱하고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면서 점차 굵어진다. 세석대피소까지는 약 500미터가 남았다. 회장님, 근득이 모두 말없이 걷고만 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대피소까지 갔다가 어차피 이 길을 되돌아 와야 한다. ‘회장님 여서 밥 묵고 마 돌아가입시더, 어차피 돌아와야 된다 아잉교?’ ‘어, 그라까?’ 공포는 전염되는 것이 분명하다. 하느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님 대성골 주막 갈 때까지 부디 퍼붓지만 말아 주이소 ..


대성골 주막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진다. 우리는 안도했고 또 즐거웠다.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면서 모두에게 웃음이 번진다. 임씨댁 주인장 임씨 할아버지에게 유쾌한 농담도 건넨다. 동동주에 도토리 묵 한 접시를 시켰다. 그리고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본다. 정말 오랜만에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을 구경했다.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우리의 人生이지만 그렇다고 항상 우리가 불안해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어찌됐든 여태까지 잘 살아왔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앞으로도 지금처럼 흘러갈 것이라는 걸 우리는 본능처럼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걱정은 걱정으로만 끝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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