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산행

단풍 산행 | [가을 느낌 단풍] 금강산 구룡계곡

페이지 정보

작성자푸른바다 조회3,418 작성일13-06-13 16:23
주소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오묘한 솜씨 하늘아래 또 있으랴
▲ 금강산의 상팔담 가는 길은 이미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단풍나무 뒤쪽으로 석가세존의 영험함이 묻어나는 세존봉의 천화대가 옅은 안개에 휘감긴 채 희미하게 드러난다.

금강과 설악은 하나다.

설악에서 자동차를 달려

남북을 가로질러 곧바로 닿은 곳이 금강.

가을은 설악과 금강

두 곳에 나란히,그리고 거침없이

붉고 화사한 빛으로

내려 앉는다.

금강은 언제 찾아도 새롭다. 어느 골을 맴돌아도 놀랍다. 아름다움과 웅장함,그리고 고귀함. 하지만 어떤 언어적 유희로도 이를 오롯이 담아낼 수 없다. 그래서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기에 앞서 느긋하게 마음을 다스려 감상에 젖어볼 일이다.

출발점은 강원도 고성의 금강산 콘도다. 밤새 전국에서 달려온 버스와 승용차가 콘도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곳에서 금강산 출입을 허용하는 '관광증'을 받으면 순환버스를 타고 곧바로 남과 북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과한다.

두 출입국 사이에는 비무장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육로 관광이 해상을 통할 때와 확연히 다른 부분 중 하나다. 비무장지대는 이제 더 이상 냉전을 상징하지 않는 듯하다. 수만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통일의 통로이자 민족의 희망로로 바뀐 지 오래다. 그래서일까. 도로 양 편으로 듬성듬성 세워져 있는 지뢰밭 표지판조차 두렵지 않다. 곧 철거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알기 때문일테다.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녘 땅에 들어서자 짙은 쑥색 군복의 인민군이 하나 둘씩 차창 너머로 등장한다. 손을 흔들며 반기는 몸짓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경계하는 눈초리도 없다. 풍경도 남과 북이 다르지 않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며 밭고랑을 어슬렁거리는 아낙네 모습이 마냥 정겹다. 봉화리와 금천리,운곡리,온정리 등 마을 이름도 무척 낯익다. 부르면 금방이라도 사촌이 뛰어나올 듯한 이름들이다.

그 중심에 온정리가 위치한다. 금강산 여행의 모든 들머리다. 구룡계곡은 물론이고 만물상과 삼일포·해금강 코스도 여기서 시작된다. 취재팀은 당초 예정대로 목란관 주차장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4시간여의 구룡계곡 산행을 시작했다.

금강산의 유혹은 처음부터 유별나다. 새하얀 화강암의 암반계곡이 수림대와 앙지대를 빚어낸 뒤 상류로 힘차게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드러나는 금강문. 거대한 바윗돌이 길을 막아선다. 바위 틈새를 빠져나오면 수정같이 맑은 물이 폭포로 누워 흐른다는 옥류동에 이른다.

암팡진 여인의 허벅지처럼 희고 널찍한 바위 위로 낮게 흐르다 옥빛으로 촉촉히 고이는 옥류담의 물줄기가 무척 아름답다. 하지만 금강산 여행은 이제부터다.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 숲 사이로 꾸준히 발을 내딛으면 이번에는 연주담이 더 짙은 초록의 옥류를 담아낸다. 하얀 비단실로 꿰어놓은 듯한 두 개의 연못이 각각 다른 가을을 담아내고 있다.

여기서 비봉폭포 전망대까지는 0.4㎞ 거리다.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바쁜 마음에 서둘다보면 땀도 제법 흘릴 법하다. 비봉폭포의 높이는 무려 139m. 하지만 높이와 규모에 비해 물줄기가 너무 가늘고 작아 폭포의 거친 숨소리를 감상하기는 애초부터 틀렸다. 그러나 거대한 암벽만으로도 보상은 크다. 봉황이 좌우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 오르는 듯하다.

비봉폭포에서 조금 더 오르면 은빛처럼 고운 물줄기가 소리없이 흘러내린다는 은사류를 만난다. 길은 은사류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며 직진 방향이 관폭정과 구룡폭포,오른쪽이 다리 건너 상팔담으로 이어진다. 구룡폭포를 그대로 지나면 석가세존의 신비를 간직한 세존봉까지도 이어갈 수 있다.

구룡폭포는 관동8경의 하나다. 용이 승천할 때의 형상처럼 폭포는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은 뒤 꼬리만 좌우로 흔들어 놓았다. 꼬리의 물줄기는 구룡담이 온전히 담아낸다.

이제 상팔담을 찾을 차례다. 하지만 구룡계곡 최고의 걸작품답게 길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철계단의 도움을 받고도 제법 가풀막지게 올라서야 상팔담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구룡대에 닿는다. 구룡대는 구룡계곡 코스의 종착점이기도 하다.

8개의 거대한 초록 연못이 구슬꿰이듯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다. 팔선녀가 여기서 몸을 씻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그만큼 신비롭고 아름답다. '정말 멋있디요. 금강산이 아니면 어데서 이런 경치를 보갓시오' 북측 환경감시 요원이 슬며시 끼어든다.

상팔담과 구룡대 주변은 시나브로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지친 여름을 애써 외면하려는 듯 붉고 노란 가을이 속속들이 배어든다. 붉은 단풍잎 사이로 세존봉 줄기의 하나인 천화대도 멀리서 다가온다. 금강이 봉래산을 돌아 풍악을 맞고 있다. 금강산/글·사진=백현충기자 choong@busanilbo.com

[가을 느낌 단풍] 금강산 구룡계곡 여행수첩

휴대금지 물품

남북한의 특수상황 때문에 휴대 금지 품목이 많다. 하지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사진기의 경우 일반적인 디지털·필름 사진기라면 문제가 없다. 160㎜ 이상의 전문가용 망원렌즈만 규제한다. 단,휴대폰과 충전기,배터리는 반입할 수 없다.

통화

기념품과 음식값,공연료 등이 모두 달러로 표기된다. 물론 원화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화는 작은 단위의 물품을 구입할 때 잔돈을 거슬러받지 못해 손해다. 이를 대용한 것이 금강산 카드다. 1만원의 보증금을 내면 발급해주며 보증금은 카드를 반납할 때 환불받는다. 온정각 휴게소에서 구입할 수 있고 금액 제한은 없다.

여행상품

금강산 여행은 숙박(금강산 내 1박2일,2박3일)과 당일 상품 등 3가지가 출시됐다. 지정여행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 중 당일상품은 금강산 입장료만 낼 경우 서류 대행료를 합쳐 12만원(어린이 11만원). 단,부산~집결장소(강원도 고성 금강산콘도)간 이동과 숙식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부산~고성은 승용차로 10시간 남짓.

좀 더 편한 여행을 원한다면 항공 패키지 상품을 찾을 수 있다. 부산~강원도 양양 구간을 항공편으로 이동한 뒤 금강산을 다녀오는 상품으로 호텔 숙박과 설악산을 덤으로 얻는다. 금강산 당일(총2박3일 일정)코스는 32만~42만원,금강산 숙박(총3박4일)은 45만~56만원. 금강산 코스 중 3가지 이상을 즐기고 싶다면 숙박이 필수다. 단풍 시즌인 9월말~11월초는 최성수기로 예약이 쉽지 않아 서두르는 것이 좋다. 퍼스트클래스투어 여행사 051-647-0300. 백현충기자


2004-10-07 [00:00:00] | 수정시간: 2009-02-21 [04:29:13] | 35면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