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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회귀 | [산&산] <470> 거창 비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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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267 작성일14-09-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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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비계산 정상부는 깎아지른 암봉과 암벽이 이어진다. 그 암릉을 뚫어내면 아찔한 스릴이 좋고, 위에 올라서면 가조 들녘이 창대하게 펼쳐져 눈이 즐겁다.
다락같은 바위 정상이나 날카로운 마루금이 내달리는 산세를 보면 힘차게 솟구치는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제법 헌걸찬 산 이름에는 그럴듯한 날짐승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용이 승천하거나(비룡산), 봉황이 날거나(비봉산), 학이 날개를 펴거나(비학산)하는 식이다.

거창군 가조면에 비계산(飛鷄山·1130m)이 있다. 문자 그대로 닭이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명색이 1천 고지가 넘는 산인데 하필 날짐승에서 탈락한 지 오래인 닭이 홰치는 모습에 비유했을까. 하다못해 매나 독수리 정도는 갖다 붙여주지…. 그래서 초라하다거나, 허접스러운 이미지를 연상한다면 오산이다.

우두산·보해산 비롯 1천m 산군 즐비
암봉 정상에 서면 가조 들녘이 시원


비계산 정상부는 깎아지른 암봉과 암벽이 이어지는데, 삐죽삐죽 솟구친 모양새를 보건대 차라리 닭 볏에 비유하는 게 좋을 뻔했다. 그 바윗길을 뚫어내면 아찔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마루금에 오르면 눈앞에 가조의 들녘이 창대하게 펼쳐지는데, 그 주위 지형을 살펴보면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산이라는 사실이 확연해진다. 거대한 벌판 주위로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쳐서 나온 수도지맥이 뻗어나가는 비계산을 비롯해서 우두산, 보해산, 미녀봉, 오도산 등 1천m가 넘는 산군이 병풍처럼 빙 둘러서 있어서다. 영남알프스에 뒤지지 않을 강강한 산군이 망연하게 펼쳐지니 산꾼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마루금이기도 하다.
■88고속도로 거창휴게소가 기·종점

거창 비계산은 남부 지방의 한가운데 내륙 산간에 위치해 있다. 경남의 서북부 끝자락이라서 부산에서는 150㎞ 이상 떨어진 원격지다. 한데, 거리의 부담을 상쇄할 만한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산행의 기·종점이 88올림픽고속도로 상의 거창휴게소다. 휴게소 동쪽 끝 철조망 문 밖으로 등반로가 시작되니 휴게소에 차를 두고 원점 회귀로 산행코스를 짤 수가 있는 것이다. 운전자의 휴식, 차량 정비를 위한 휴게소가 산행의 나들목이 되어주는 특이한 곳이다.

비계산은 갈림길이 많아서 다양한 코스를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비계산 자체로 볼 때 산행이 시작되는 곳은 휴게소와 가조면 도리 두 곳이다. 휴게소 문 밖에서 임도를 올라가다 일각사 밑 등산로 입구 표지판에서 정상까지 바로 치고 오르는 길(3㎞·1시간 30분)이 있고, 반대로 문 밖에서 내려가 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빠져나갔다가 1㎞ 남짓 도로를 걸어서 다시 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산으로 접근해서 만나는 도리 등산로 입구~정상 코스(2.1㎞·1시간 30분)를 택할 수도 있다.

이 두 길은 어느 쪽에서 시작하건 상관없이 결국 정상에 올랐다가 휴게소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차로 접근하기가 수월하거니와 차량 회수도 편하다.

산&산 팀은 도리를 들머리로 삼았다. 분묘와 너덜겅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서쪽 능선을 따라가다가 가파른 기울기로 떨어지면서 하산했다. 전체 6.1㎞를 4시간 남짓 걸었다. 이 코스는 중간에 탈출로가 없다. 일단 길이 시작되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


■가조 들녘은 넓고 풍요롭다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휴게소의 동쪽 끝 철조망 문 밖으로 나가면 산행안내도를 만난다. 아래로 내려서 고속도로 밑 굴다리를 통과해서 나가면 산에서 멀어지지만 해인사와 가야 방면으로 도로를 조금 걸은 뒤 거꾸로 다시 고속도로 밑 굴다리로 들어오면서 비계산에 다가선다. 오른쪽 도로 밑 거대한 가조터널 공사 현장에 맞닥뜨리는 지점 왼쪽에 도리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밀양 박씨 분묘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어 입산. 별도 이정표가 없다. 산행 리본을 보고 왼쪽 숲길로 나아간다. 가풀막길을 1시간 30분 이겨내고 나면 능선에 올라탄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수도지맥이 내달리는 구간이다. 여기서부터 정상부 암릉 구간이 시작된다.

금세 정상 표석과 맞닥뜨렸다. 높이를 1,125.7m라 새겨 놓았다. 한데, 몇 걸음 더 나아가니 고도를 1,136m라고 써놓은 표석이 하나 더 서 있다. 먼저 것은 2001년 합천의 한 산악회가 세웠다. 실제 정상 위치는 아니지만 전망이 좋은 곳을 차지했다. 2008년에 거창 쪽에서 세운 표석은 진짜 꼭대기(1,130m)에 서 있는데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이 별로다. 비계산은 정상 표석을 두 개나 이고 있지만 위치나 표고가 모두 틀렸다. 죄 없는 돌덩이들이 사람들을 대신해 자리와 높이를 다투는 꼴이 되어 버렸다. 비계산이 거창과 합천의 경계에 있는 바람에 생긴 촌극이다.

이런 씁쓸함도 잠시. 바늘산 밑으로 수직 낙하하는 듯 아찔한 경사면에서 쌩쌩 불어오는 날파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닭 볏 같은 바위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일었다.

가조의 들녘은 넓고 풍요롭다. 발아래 출발 지점인 거창휴게소, 멀리는 미녀봉의 마루금이 확연하다. 날이 맑을 때는 지리산과 덕유산의 유장한 산세까지 한눈에 들어온다지만 이날은 구름이 내려앉아 언감생심이다.

하산길은 '거창휴게소' 이정표를 따른다. 암릉 구간을 더 밟고 가다 1105봉을 지나 마주치는 이정표에서 '거창휴게소' 방향으로 본격 하산길로 떨어진다. 1시간쯤 가파른 기울기의 '무릎 타격' 구간이 이어진다.

급경사가 끝날 즈음 흔치 않은 흙길이 펼쳐졌다. 폭은 좁고 좌우 길섶이 가파른 비탈로 떨어지는 독특한 모양새다. 비탈에 선 나무의 뿌리가 흙길이 무너지지 않게 부여잡아 주고 있다.

깊은 계곡 밑으로 물소리가 들리다가 점점 커지더니 길섶까지 물길이 따라왔다. 탁족으로 발의 노고를 위로하기에 딱 좋다. 일각사 밑으로 난 임도를 만나면 바로 밑이 거창휴게소 철조망 문이다.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095.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거창 비계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거창 비계산 구글 어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70> 거창 비계산 산행지도 (1/35)

[산&산] <470> 거창 비계산 찾아가는 길 먹을 곳 (1/35)

■찾아가는 길

88올림픽고속도로 상의 거창휴게소가 산행 기·종점이라 차량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해인사IC에서 14㎞ 지난 지점에 있다. 되돌아올 때는 해인사IC 다음의 가조IC로 나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다.

대중교통은 운행 편수가 많지 않고 거리도 멀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부산 사상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창시외버스터미널까지 오전 7시 5분 첫차를 시작으로 8시 20분, 9시 25분, 10시 30분 등 대체로 1시간 남짓 간격으로 떠난다. 2시간 40분 걸린다. 요금은 1만 3천800원.

거창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서흥여객 주차장(태평양약국 앞·055-944-3720)에서 가조선 농어촌버스를 타고 '대학동' 정류소까지 간다. 오전 8시와 11시 30분 등 하루 5회 운행. 50분쯤 걸린다.

사상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 중 오전 10시 30분 출발편은 가조면사무소 앞 '가조정류소'에 정차한다. 2시간 20분. 1만 3천100원. '가조정류소'에 내리면 산행 기·종점이 가깝기 때문에 농어촌버스나 택시로 이동하면 된다.

거창에서 출발하는 부산 사상행 시외버스는 오후 2시, 3시 10분, 4시 10분, 5시, 5시 50분, 6시 40분(막차)에 떠난다. 이 중 4시 10분 출발편은 '가조정류소'를 경유한다. 사상에서 '가조정류소'로 들고나면 시간과 거리가 단축되는데, 당일 산행은 아슬아슬하다.


■먹을 곳

가조IC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거창군청 앞 창조거리를 둘러봐도 좋다. 거창병원 앞에 스님이 운영하는 채식 전문점 '베지나랑'(070-7093-5555)에 가면 현미김밥(5천500원), 서리태콩국수(7천500원), 곤약비빔국수(7천 원), 콩까스(7천500원)를 맛볼 수 있다.

가조IC에서 가까운 가조면사무소 주변에 식당이 즐비하다. 쌍쌍식육식당(055-943-2428)에서는 소고기찌개(7천 원)와 김치찌개(6천 원)를 즐길 수 있다. 온천식육식당(055-942-0436)은 소고기육개장(7천 원)과 소고기찌개(8천 원)를 차려낸다. 가조온천 지구의 '백두산천지온천'(5천500원)에 들른 뒤 근처 식당가를 이용해도 된다. 김승일 기자


▲ 고속도로 휴게소는 운전자의 휴식,차량 정비를 위한 곳이다.헌데,거창휴게소는 다르다.비계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멀리 닭벼슬 처럼 삐죽삐죽한 바위 암릉이 비계산 정상이다.


▲ 휴게소 오른쪽 끝 철조망 문 밖으로 나가면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아래로 내려가서 빙 둘러 비계산 정상을 밟은 뒤 이 자리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 88올림픽고속도로 밑 굴다리로 빠져나가면서 산에서 멀어지지만 조금 걸은 뒤 거꾸로 굴다리로 들어와서 등산로로 다가서게 된다.


▲ 산행 초입으로 다가가기 위해 해인사와 가야 방면 도로를 따른다.고속도로 밑을 지나쳐 가는 길이다.


▲ 대중교통으로 접근한다면 '대학동' 정류소가 기종점이 된다.뒤로 비계산 마루금이 구름에 가려 있다.


▲ 오른쪽 밑으로 거대한 가조터널 공사현장이 드러나는 지점 왼쪽이 등산로 입구다.비계산 산행 안내 입간판이 서 있다.


▲ 밀양 박씨 분묘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어 입산.별도 이정표가 없다.산행 리본을 보고 왼쪽 숲길로 나아간다.


▲ 등산로 입구에서 1시간30분만에 능선에 올라섰다.백두대간에서 갈라져나온 수도지맥이 내달리는 구간이다.정상부 암릉 구간이 시작된다.


▲ 거창과 합천의 경계에 서 있는 비계산은 정상 표석이 두 개다.합천 쪽에서 세운 표석은 실제 정상 위치는 아니지만 전망이 좋은 곳을 먼저 차지했다.


▲ 실제 정상의 위치에는 거창 쪽에서 세운 표석이 서 있다.서로 다른 고도가 새겨져 있는데,둘 다 실제 높이와 오차가 있다.산은 아무말 없는데 사람들은 자리와 높이를 다툰다.


▲ 닭벼슬같은 삐죽삐죽한 바위 정상부를 구름다리가 연결한다.깎아지른 암릉이라 내려다보면 아찔해서 현기증이 일어난다.


▲ 가조의 들녘은 넓고 풍요롭다.발아래는 출발 지점인 거창휴게소,멀리는 미녀봉의 마루금이 확연하다.


▲ 정상을 지나쳐 나와 걷다 문득 뒤돌아봤을 때 비로소 바위 정상의 강강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 하산 이정표를 만났다.거창휴게소까지 1시간 쯤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무릎 타격 구간이다.


▲ 내리막길의 끝에서 그나마 편안한 길을 만났다.폭이 넓지는 않지만 좌우 길섶이 가파른 비탈로 떨어지는 독특한 모양새다.비탈에 선 나무들이 흙길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준다.


▲ 깊은 계곡 밑으로 물소리가 들리다가 점점 커지더니 길섶까지 물길이 따라왔다.탁족으로 발의 노고를 위로하기에 딱 좋다.


▲ 일각사 밑으로 난 임도를 만나면 산행에 마침표가 찍힌다. 등반로 안내 표지 바로 아래가 거창휴게소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9-11 16:58:12 산&산 시리즈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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