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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회귀 | [산&산] <414> 김해 신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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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푸른광야 조회3,593 작성일13-07-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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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넘도록 비다운 비 한 번 내리지 않는, 지독한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자전거 타이어가 금방이라도 달라붙을 듯 아스팔트는 끈적거리고, 후끈한 대기는 독주라도 들이키는 것처럼 온몸을 달아오르게 한다.

웬만한 산꾼들도 이런 날씨에는 산을 나서기가 부담스럽다. 반면 산행 초보자일수록 겨울 산을 두려워하고, 여름 산행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여름에 산을 오르면 비 오듯 쏟아지는 땀과 끓어오르는 열로 일사병이나 탈진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 무성히 자란 풀로 등로를 놓치기 십상이고, 가시덤불에 긁히기 일쑤다. 체취에 흥분해 귓전을 앵앵거리며 수작을 거는 산모기와 날벌레도 여름 산행 또 하나의 고역 거리다. 따라서 여름 산행지는 그늘이 많은 숲이나 시원한 계곡을 끼고 있는 곳, 오르막이 거세지 않은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선선한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서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2시 이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가까운 거리 '반나절 산행' 가능
유순한 등로, 초보자도 부담 적어
부산 에워싼 연봉·바다 한눈에 조망

은하사·동림사·영구암·천진암
유서 깊은 사찰 둘러보는 맛도


신어산(神魚山·631.1m)은 무척산(703m), 불모산(801.7m)과 더불어 김해시가지를 병풍처럼 지키고 있는 김해의 진산이다. 능선에 오르면 드넓은 김해평야와 유장한 낙동강 물굽이, 몰운대와 다대포의 바다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군데군데 조망바위가 있어 바람을 쐬며 쉬어 가기 좋고, 등산길이 유순해 초보자라도 부담이 적다. 은하사와 동림사, 영구암, 천진암 등 유서 깊은 고찰과 암자가 많아 사찰 순례도 겸할 수 있고, 산자락의 산림욕장과 계곡은 산행의 피로와 더위를 씻어내기에 그만이다. 무엇보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이면 닿을 수 있을 만큼 접근성도 좋아 아침 일찍 나서면 점심 무렵에 내려올 수 있는 '반나절 산행'이 가능하다는 게 큰 매력이다.

산행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 농협삼방동지점을 출발해 고갯마루 사거리~신어산 정상~영구암~출렁다리~천진암~은하사~동림사~산림욕장~김해하키경기장을 거쳐 화인아파트 버스정류소에서 마치는 것으로 했다. 기점과 종점이 버스정류소 한 구간 거리여서 사실상 원점회귀로 봐도 무방하다. 총 산행거리 10.8㎞에 순수 이동시간은 3시간 40분, 휴식과 사찰 순례까지 포함해도 5시간이면 넉넉하다.

기점은 버스정류소가 있는 영남화훼농협 삼방동지점 앞이다. 화인아파트와 한일아파트 사이 이면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승용차를 갖고 왔다면 이면도로 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 200m쯤 올라간 뒤 배수로 위에 설치된 가파른 철제 계단을 밟고 오르면 본격적인 등로가 열린다. 반듯한 숲길이 이어진다. 이즈음 숲그늘은 양날의 칼이다. 땡볕을 피하기엔 좋지만 공기 흐름이 막혀 후텁지근한 대기와 후끈한 복사열로 한증막에 들어선 것처럼 이내 땀범벅이다.

별안간 돌돌거리는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전혀 물이 없을 것 같은 등산로 가에 실계곡이 흐른다. 지도상에 물길이 가느다랗게 표기돼 있지만 수원지는 불분명하다. 일주일 넘게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수량이 제법 많고, 수온도 제법 차다. 산 이름 그대로 신성한 물고기가 조화라도 부린 듯싶다.

편백림지대 앞 긴급대피소를 겸한 비닐하우스 한 동이 세워져 있는 갈림길에 이르면 왼쪽 길을 따라간다. 임도를 가로질러 능선을 타고 가다 다시 포장임도로 들어서면, 우측으로 20m쯤 올라가다 왼편으로 난 샛길로 들어선다. 1시간 소요.

5분 뒤 세 갈래 임도와 만나면 샛길로 들어서지 말고 산 정상을 정면에 두고 그대로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7분 뒤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임도 사거리 고갯마루에 오른다. 정상 이정표를 따라 11시 방향 샛길로 들어선다. 육상 트랙처럼 반듯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10분 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왼쪽은 김해대학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그대로 쭉 직진한다.

3분 뒤 다시 간이쉼터 삼거리다. 왼쪽은 산림욕장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역시 직진이다. 도심 산답게 등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토간수가 흐르는 작은 약수터를 지나면 나무데크 계단이 시작된다.

2만㎡ 규모의 드넓은 철쭉군락 사이를 융단 밟듯 가볍게 치고 오른다. 이곳이 지리산의 영신봉에서 시작해 창원 불모산을 지나 김해 동신어산(혹은 부산 녹산수문)에서 꼬리를 내리는 낙남정맥이 관통하는 구간이다.

철쭉터널 끝나는 곳, 젖무덤처럼 유순한 봉우리가 신어산 정상이다. 산마루에 서면 부산을 에워싼 연봉들의 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동쪽으로 독수리 머리를 닮은 금정산 고당봉 용마루가 급격하게 내리 닫아 파리봉을 이루더니 금련산, 백양산, 엄광산을 차례로 지나 푹 꺼지다 다시 구덕산과 승학산으로 치솟아 오른다.

해운대 마린시티의 초고층 아이파크 아파트와 달맞이 고개의 AID 재건축 아파트도 하늘 한자리를 꿰찼다. 남쪽으로 유장하게 대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낙동강 뒤로 화명대교와 다대포, 몰운대, 가덕도 연대봉도 알알이 눈에 박힌다. 정상 바로 동쪽이 신어산 동봉, 그 옆이 2002년 중국 민항기 참사의 비극을 간직한 돗대산(381m)이다. 항공기가 수시로 뜨고 내리는 김해공항 활주로와 지척이다. 직접 눈으로 보니 왜 김해공항이 '반쪽 공항'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지 납득이 간다.

산정 정자인 신어정 우측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헬기장을 지나 벤치와 테이블이 있는 쉼터 삼거리에 이른다. 5분 소요. 왼쪽 샛길로 난 가파른 데크계단을 따라 영구암으로 내려간다. 가야국 수로왕비인 허황옥의 오빠 장유화상이 서기 42년에 세웠다는 영구암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매달리듯 자리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바라볼 때 마치 신령한 거북이 중생을 태우고 지혜의 바다로 나아가는 형상이어서 영구암(靈龜庵)으로 이름 붙여졌다 한다.

다시 쉼터삼거리로 되돌아온 뒤 왼쪽으로 꺾어 출렁다리를 지난다. 시가지와 김해천문대, 가야저수지, 분성산성 등을 조망하기 좋은 바위가 곳곳에 있다. 15분 뒤 이정표가 보이면 천진암 방면을 따른다. 곧바로 헬기장 삼거리다. 그대로 직진하면 서봉(641m)을 지나 김해CC로 빠지는 낙남정맥 종주길이다. 왼쪽 은하사 방면 이정표를 따라간다. 이어 구급함이 보이면 왼쪽으로 꺾어서 천진암으로 들어선다. 15분 소요. 천진암 대웅전 앞에 서면 동림사 뒤편으로 돗대산으로 뻗어가는 신어산 남릉과 백양산~엄광산~구덕산~승학산으로 물결치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묘하게 겹쳐지는 색다른 풍광을 볼 수 있다.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가야 수로왕 때 창건됐다고 전해지고 있는 '가락고찰' 은하사.
천진암 주차장을 지나 포장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하늘을 찌르는 솔숲길이 펼쳐진다.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 익히 알려진 은하사 초입로다. '가락고찰' 은하사에 들러 대웅전과 명부전, 산신각 등의 고풍스러운 단청과 매력적인 처마 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연못 가운데로 난 돌길을 지나 일주문을 나선 뒤 굽이치는 포장도로를 거슬러 오르면 또 하나의 유서 깊은 고찰인 동림사에 이른다.

동림사 초입의 신어산보리밥집을 지나 우측으로 길이 휘어지는 곳에서 왼쪽 계곡가 샛길로 내려서 산림욕장으로 들어선다. 편백, 때죽, 전나무, 졸참, 자귀나무, 소나무 등 무성한 수림이 선사하는 향기와 그늘이 그윽하다. 산림욕장 내 코스가 다양해 충분히 산림욕을 즐기고 싶으면 순환코스를, 그만 산을 벗어나고 싶다면 계곡을 끼고 김해하키경기장 방면으로 내려가면 된다.

동부노인종합복지관을 지나 김해대학 앞에서 영운중학교를 우측에 끼고 내려간 뒤 신어공원을 지나면 곧 종점인 화인아파트 버스정류소다. 산림욕장에서 30분 소요.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김해 신어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해 신어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14> 김해 신어산 산행지도



[산&산] <414> 김해 신어산 가는길 먹을곳

■ 찾아가기

시내버스 정류장을 기·종점으로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구포역이나 덕천교차로, 강서구청 버스정류장에서 128-1번 시내버스를 타고 김해 삼방동 한일아파트에서 내리면 된다. 오전 4시 2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8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구포역 기준으로 30~40분가량 걸리며 요금은 1천200원. 한일아파트 정류장에 내린 뒤 화인아파트 방면으로 150m쯤 걸어가면 산행 기점인 화훼농협 삼방동지점이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 산행 종점인 화인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같은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구포대교를 건너 낙동대로(14번 국도)를 타고 김해로 들어간다. 부산김해경전철 지내역 지나 마주치는 지내공단사거리에서 김해천문대·삼방동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1㎞쯤 더 달리다 안동육거리에 이르면 다시 삼방동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신어초등학교와 한일아파트를 차례로 지나면 기점인 농협 삼방동지점에 이른다. 구포역에서 23분 걸린다. 기·종점이 걸어서 2분 거리여서 차량 회수도 편하다.

■ 먹을거리

간단히 요기를 하려면 동림사 초입에 보리밥과 산채음식을 파는 '신어산 보리밥' 집이 있다. 도라지와 숙주나물, 미나리, 콩나물 등 유기농 야채에 된장, 고추장을 풀어 넣고 쓱싹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보리밥 5천 원, 시골국수 4천 원, 파전 1만 원, 도토리묵 1만 원.

김해대학 앞에도 추어탕, 메기탕, 곰탕 등을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기운이 빠지는 여름철 제대로 된 보양식을 먹고 싶다면 불암동 김해교(옛 선암다리) 일대 장어구이타운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빨갛게 양념돼 노릇노릇 구워진 장어를 생강, 마늘, 고추장 등을 고아 만든 소스에 한입 찍어 먹으면 땀과 함께 기운이 불끈 솟는다. '향옥정(055-336-6283)' '뚜레박(055-335-7711)' '솟대마을(055-333-6919)' 등이 이름나 있다. 박태우 기자

▲ 산행 기점은 버스정류소가 있는 영남화훼농협 삼방동지점 앞이다. 화인아파트와 한일아파트 사이 이면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승용차를 갖고 왔다면 이면도로 주차장에 차를 대면 된다.


▲ 이면도로 끝나는 곳 배수로 위에 설치된 가파른 철제 계단을 밟고 오르면 본격적인 등로가 열린다. 이내 반듯한 숲길이 시작된다.


▲ 반듯하게 닦여진 등산길이 유순해 초보자라도 부담이 적다. 단, 도심 산 답게 등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 긴급대피소를 겸한 비닐하우스 한 동을 지난 뒤 임도와 만나면, 그대로 가로질러 능선을 타고 간다. 다시 포장임도로 들어서면, 우측으로 20m쯤 올라가다 왼편으로 난 샛길로 들어선다. 정상까지 3차례 임도를 지난다.


▲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임도 사거리 고갯마루에 오르면 정상 이정표를 따라 11시 방향 샛길로 들어선다. 12시 방향은 임도 따라 신어사로 내려서는 길, 5시는 돗대산 가는 길이다.


▲ 2만㎡ 규모의 철쭉군락 사이를 융단 밟듯 가볍게 치고 오른다. 이곳이 지리산의 영신봉에서 시작해 창원 불모산을 지나 김해 동신어산에서 꼬리를 내리는 낙남정맥이 관통하는 구간이다.


▲ 데크 전망대가 설치된 신어산 정상에 오르면 부산을 에워싼 연봉들의 능선이 한눈에 잡힌다. 동쪽으로 금정산 고당봉~파리봉~금련산~백양산~엄광산~구덕산~승학산으로 물결치는 마루금이 선명하다.


▲ 정상에서 바라본 부산 시가지. 유장한 낙동강 뒤로 화명대교와 다대포, 몰운대 그 뒤로 해운대 마린시티의 초고층 아이파크 아파트와 달맞이 고개의 옛 AID 아파트도 확인된다.


▲ 하산은 산정 쉼터 정자인 신어정 우측으로 난 길로 헬기장을 따라 내려선다.


▲ 헬기장을 지나면 벤치와 테이블이 있는 쉼터 삼거리에 이른다. 영구암으로 가려면 왼쪽 샛길로 난 가파른 데크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 영구암을 다녀오려면 가파른 데크계단을 족히 600m는 왕복 해야한다. 무릎이 좋지 않은 이들이라면 계단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 출렁다리를 건너면 헬기장 삼거리다. 그대로 직진하면 서봉(641m)을 지나 김해CC로 빠지는 낙남정맥 종줏길이다. 왼쪽 은하사 방면 이정표를 따라간다.


▲ 천진암 대웅전 앞에 서면 동림사 뒷편으로 돗대산으로 뻗어가는 신어산 남릉과 백양산~엄광산~구덕산~승학산으로 물결치는 낙동정맥 마루금이 겹쳐지는 절묘한 풍광을 볼 수 있다.


▲ 천진암 주차장을 지나 포장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하늘을 찌르는 솔숲길이 펼쳐진다.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 익히 알려진 은하사 초입로다.


▲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가야 수로왕 때 창건됐다고 전해지고 있는 '가락고찰' 은하사.


▲ 은하사 경내 연못 가운데로 난 돌길을 지나 일주문을 나선다. 굽이치는 포장도로를 거슬러 오르면 또 하나의 유서 깊은 고찰인 동림사에 이른다.


▲ 동림사 초입의 신어산보리밥집을 지나 우측으로 길이 휘어지는 곳에서 왼쪽 계곡가 샛길로 내려서 산림욕장으로 들어선다.


▲ 산림욕장에 들어서면 편백, 때죽, 전나무, 졸참, 자귀나무, 소나무 등 무성한 수림이 선사하는 향기와 그늘이 그윽하다. 충분히 산림욕을 즐기고 싶으면 순환코스를, 그만 산을 벗어나고 싶다면 계곡을 끼고 김해하키경기장 방면으로 내려가면 된다.


▲ 김해하키경기장과 동부노인종합복지관 사이를 지나 김해대학 앞에서 영운중학교를 우측에 끼고 내려간 뒤 신어공원을 지나면 주택가다.


▲ 산행 종점인 화인아파트 버스정류소. 화인아파트 방면으로 150m쯤 걸어가면 기점인 화훼농협 삼방동지점이다.



2013-07-25 [07:53:34] | 수정시간: 2013-07-25 [09:04:17] |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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