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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회귀 | [산&산] <377> 대구 팔공산 비로봉~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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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푸른바다 조회2,975 작성일13-06-0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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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가을, 낙엽이 비처럼 날리는 산길을 걷노라면…
▲ 바위 능선으로 둘러싸인 양진암의 단청과 마당에 물든 단풍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갓바위로 유명한 팔공산은 부산 사람들에게 꽤 익숙한 산이다. 단풍과 어울린 바위가 멋지고 교통도 편리해 한두 번쯤 다녀왔을 것이다. '산&산'도 팔공산을 동봉과 서봉을 중심으로 두 번이나 소개했다. 그러나, 팔공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은 불과 3년 전에야 일반에 개방돼 아직까지 이 봉우리를 중심에 둔 산행 코스는 낯설다. 마침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동화사 시설지구에서 단풍영화제까지 열리고 있어 산행에 더한 구경거리가 쏠쏠하다.
팔공산을 대구의 산으로 알고 있다면 서운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산은 대구 동구와 경북 영천시 신녕면, 군위군 부계면에 걸쳐 있다. 비로봉(1,192m)을 중심으로 동봉(1,167m)과 서봉(1,150m)이 양 날개를 편 듯 대구분지를 병풍처럼 싸고 있어 흔히들 대구의 산으로 오해하고 있을 뿐이다.
팔공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비로봉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입산이 엄격히 제한됐다. 방송탑과 통신탑, 군사 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능선을 연계한 산행 코스 개발이 불가능했다.
'산&산'은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비로봉을 축으로 이번 산행 코스를 만들었다. 씨네80 주차장~수태골 휴게소~수릉봉산계 표석~암벽 훈련장~오도재~마애약사여래좌상~비로봉~석조약사여래입상~동봉~74번 이정표~양진암~동화사~원점 순이다. 모두 12.2㎞ 구간으로 휴식 포함해 5시간 30분 걸렸다.

들머리 벚나무 단풍 터널 아름다워
암벽 등반 초보자들 절벽서 구슬땀
8세기 만든 마애약사여래좌상 독특
비로봉 정상 통신탑·철조망 빼곡

들머리는 동화사 시설지구에 있는 자동차극장인 시네80 주차장이다. 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도로를 따라 팔공파크호텔을 거쳐 수태골 휴게소로 향한다. 시작부터 포장도로 옆을 걸어야 해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없었지만 단풍 구경만은 어느 골짜기 못지않았다. 인도에 줄지은 단풍나무들과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울긋불긋 색깔이 든 채 터널을 만들고 있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차례로 거쳐 1.5㎞가량 걸어가면 수태골 휴게소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에도 대형 무료주차장이 있어 차를 댈 수 있지만, 동화사 방면으로 하산하면 자동차를 회수하기 힘들다. 휴게소 왼쪽 수태골 계곡을 따라 난 넓은 등산로를 따라 숲으로 접어들면 비로소 본격 산행이다.
15분쯤 지나 계곡의 지류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번 건너간다. 계곡 물 소리는 옥구슬 굴러 가듯 맑다. 등산길에는 붉고 노랗게 물든 낙엽이 쌓여 늦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다시 3분여를 더 전진하면 오른쪽으로 수릉봉산계 표석이 보인다. 조선조 헌종의 부친 익종의 능인 수릉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이 표석과 이정표를 하나 더 지나 10여 분을 더 올라가면 왼쪽으로 하얀 절벽이 나타난다. 폭 50m, 높이 70m에 경사도가 30~50도에 달하는 절벽에는 암벽 등반 초보자들이 연습하느라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암벽 훈련장을 지나니 길은 활엽수림 속으로 가팔라진다. 원래 팔공산의 주 수종은 소나무였는데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갈참나무 신갈나무 같은 활엽수들이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자 활엽수들은 바람도 없는데 낙엽을 흩뿌린다. 가을 햇살은 그 성긴 숲을 깊이 파고들어 눈부시다.
암벽 훈련장에서 동봉과 서봉으로 길이 갈리는 지점까지는 25분 소요. 이정표를 보고 직진하면 동봉으로 바로 갈 수 있지만, 왼쪽으로 꺾어 서봉 방면으로 올라간다. 서봉으로 가는 길은 바위와 바위 사이를 파고들어 어지럽고 경사도 만만찮다. 15분쯤 땀을 뻘뻘 흘리며 경사를 치고 올라 주능선 안부에 올랐다. 오도재다. 서봉과 동봉으로 가는 능선이 갈리는 지점이다.
오도재에서 왼쪽 능선을 타면 서봉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비로봉과 동봉으로 간다. 서봉으로 가는 능선 길을 버리고 오른쪽 비로봉 방면으로 길을 잡았다. 앞으로 구간은 능선을 한동안 타야 하는데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동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톱날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다. 산행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비로봉을 향해 3~4분 전진하면 '마애약사여래좌상' 안내판이 보인다. 왼쪽으로 벗어나 가파른 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바위에 새긴 여래좌상을 만난다. 8세기쯤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독특하게도 왼손에 약사발을 들고 있다. 진리의 법과 약으로 중생을 치유하겠다는 여래의 미소가 묵직한 바위 위로 자비롭게 돋아 올라 있다.
약사여래좌상에서 안내판까지 다시 내려와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갈림길까지는 10분 소요.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10분쯤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비로봉이다. 해발 1,192m의 비로봉에는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다. 대신 방송 및 통신탑이 즐비하고 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철조망이 삼엄하다. 부산의 황령산 정상부와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면 송신탑 수가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비로봉에서 헬기장을 거쳐 동봉까지는 400m 거리. 동봉을 오르기 직전에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있다. 좀 전에 봤던 여래좌상과 달리 자연석을 쪼아 만든 불상은 6m 높이로 우뚝 서 있다.
이 불상을 왼쪽에 두고 동봉으로 오른다. 옛날 동봉 오르는 거칠기로 유명했는데 이제는 계단이 놓였다. 길이 쉬워져서 그런지 평일에도 사람이 들끓는다. 줄을 서 오른 사람들로 동봉 정상부는 시끄럽고 휴식할 공간도 없다.
동봉의 분잡함을 피해 하산길을 서두른다. 동봉에서 74번 이정표까지도 바위 능선이다. 도저히 사람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험하다. 옛날에는 이 능선을 타고 산행을 했다는데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지금은 톱날 같은 능선 오른쪽 옆으로 계단을 놓아 뒀다. 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이 갈린다. 왼쪽으로 꺾어 능선 뒤쪽으로 돌아 내려간다.
바위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면서 76, 75 위치목을 잇달아 지나친다. 능선 위 나무들은 낙엽을 벌써 다 떨어뜨린 채 겨울 산처럼 앙상하게 변해 있다. 이 구간에서는 이정표가 부족해 조난자 구조를 위해 만든 위치목의 번호를 잘 보는 것이 길 찾기의 요령이다. 74번 위치목이 있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꺾어 동화사 방면으로 내려간다. 직진하면 갓바위로 간다.
염불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양진암 갈림길까지는 35분 소요. 이 갈림길에서 30m가량 직진한 후 왼쪽 양진암으로 들어간다. 동화사 부속 암자인 양진암은 가람 자체로는 별 특색이 없지만 산수의 아름다움만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다. 가람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길게 뻗은 바위 능선의 베고 누워 단풍 이불을 덮은 모양이다. 흔히 산의 전망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인 줄 알았는데, 밑에서 위로 보는 조망도 이렇게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다.
내친김에 양진암 옆에 내원암도 둘러보고 동화사로 내려온다. 워낙 유명해 설명할 필요도 없는 동화사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경내를 빽빽이 메우고 있다. 일주문을 거쳐 원점까지는 30분 소요.
산행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대구 팔공산 비로봉~동봉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377> 대구 팔공산 비로봉~동봉 산행지도




[산&산] <377> 대구 팔공산 비로봉~동봉 가는길 먹을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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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산행의 또 다른 매력은 편리한 교통에 있다. 자가승용차를 이용해도 좋고 대중교통, 특히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어느 산행지보다 큰 매력이다.
자가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탄다. 동대구 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 도동 분기점을 만나면 팔공산 표지판을 보고 도동IC로 빠진다. 요금소를 빠져나와 첫 사거리에서 우회전, 팔공로를 따라 백안 삼거리까지 전진한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 동화사 방면으로 가다가 길이 V자 모양으로 갈리는 지점에서 파계사 방면으로 길을 잡아 조금만 더 달리면 자동차극장 주차장이 보인다. 1시간30분 소요.
대중교통은 기차가 편리하다. 부산역(051-440-2516)에서 동대구역(053-954-7788)행 KTX가 오전 5시부터 운행된다. 새마을호는 오전 6시 25분부터 하루 6편, 무궁화호는 오전 5시 5분부터 하루 20여 편 운행된다. 요금은 KTX 1만 5천500원, 새마을 1만 1천100원, 무궁화 7천500원(이상 평일 기준). 동대구역 인근 파티마병원 맞은편에서 동화사지구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는 5~10분 간격으로 계속 있다. 동화사 시설지구에서 내린 뒤 수태골 휴게소까지는 걸어서 30여 분 거리다.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 산행시간이 길어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다면 택시를 불러 타고 가도 좋다. 요금은 5천 원 안팎.

먹을거리
파계사 방면에 있는 대구 동구 송정동에 오리고기 전문점 '하늘천따지'(053-982-6190)에서 생오리 숯불구이를 즐겨보는 것이 좋다. 양념이 전혀 돼 있지 않은 오리고기가 참나무 숯불 향을 머금어 내는 은은한 맛은 질리지 않고 즐기기에 그만이다. 함께 구워 먹는 버섯과도 맛의 조화가 뛰어나다. 덤으로 주는 죽과 오리알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거뜬하다. 오리 1마리 2만 9천 원(3인 기준). 박진국 기자






▲ 수태골에서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조선조 헌종의 부친 익종의 능인 수릉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수릉봉산계 표석.


▲ 초보 암벽 등반가들의 슬랩 등반 훈련 코스로 인기가 많은 암벽 훈련장.


▲ 동봉과 서봉으로 길이 갈리는 이정표 구간. 왼쪽 서봉 방면으로 올라간다.


▲ 서봉과 동봉으로 가는 능선이 갈리는 오도재. 왼쪽 서봉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비로봉과 동봉으로 가는 오른쪽 능선을 탄다.


▲ 오도재에서 조금 전진하다 왼쪽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는 마애약사여래좌상. 왼손에 약사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 비로봉 갈림길. 왼쪽으로 꺾어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면 팔공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이다.


▲ 동봉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 본 비로봉 정상. 방송 및 통신탑들이 즐비하다.


▲ 동봉으로 올라가기 전 만나는 석조약사여래입상. 입상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동봉으로 올라간다.


▲ 동봉 정상에는 평일임에도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 동봉에서 갓바위 방면으로 뻗은 톱날 능선. 옛날에는 이 날카로운 암릉을 타고 다녔지만 지금은 암릉 옆으로 계단이 설치돼 있다.


▲ 동봉에서 내려오는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 뒷편으로 우회한다.


▲ 74번 위치목 이정표로 가는 능선은 바위들이 도드라져 전망이 탁월하다.


▲ 74번 위치목이 있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꺾어 양진암과 염불암 방면으로 급한 내리막을 내려간다.


▲ 염불암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염불암이다. 염불암 가는 길을 버리고 직진해 내리막을 계속 타고 양진암 방면으로 간다.


▲ 양진암으로 가는 갈림길. 왼쪽 철조망을 따라 30m가량 더 내려가면 양진암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 바위 능선으로 둘러싸인 양진암의 단청과 마당에 물든 단풍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동화사 뒷 편으로 팔공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박진국 기자 2012-11-01 [07:57:02] | 수정시간: 2012-11-06 [06:52:34] |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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