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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진달래 산행 | [일상탈출] 하동 십리벚꽃길·쌍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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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953 작성일14-04-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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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천으로 핀 벚꽃과 실개천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다가오는 경남 하동 십리벚꽃길 풍경.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이 길을 두고 "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를 보며 어찌 인생을, 사랑을, 노래하지 않고 견디겠는가"라고 이야기 할 정도다.
만개한 벚꽃 터널 아래서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는 봄이지만 누구에게나 영원하지 않은 게 봄이고 보면, 벚꽃이란 존재도 그런 건 아닐까! 오죽했으면, 고바야시 잇사는 '밤에 핀 벚꽃, 오늘 또한 옛날이 되어버렸네'라는 하이쿠(일본 고유의 짧은 시)로 한순간의 벚꽃을 노래했을까. 이제 막 시작한 봄이 우리 곁을 떠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 같아 그 봄의 한 자락을 붙잡는 심정으로 길을 떠났다. 사방천지가 봄이라고는 해도 기차로 떠나는 봄꽃 여행은 다를 거라 믿었다. 철없이 빨리 찾아든 봄꽃 개화에 때늦은 봄소식이 되어 버리긴 했지만 하동 십리벚꽃길과 쌍계사에서 만난 봄 풍경은 넉넉했다.


■S-트레인에서 만난 사람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9분 부산역을 출발한 218명 정원의 제4871 열차엔 100여 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주말이면 거의 만석에 가깝지만 그나마 주중이어서 좌석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승무원 김수미 씨가 설명한다.

부산 출발, 하동역 하차 카셰어링 이용
쉬엄쉬엄 차 몰아 가며 풍경 만끽

쌍계사 경내 한낮 법고 시연
커다란 울림에 발걸음 얼어붙어

화개장터로 되돌아 나오는 길
나무덱서 바라보는 벚꽃터널 '장관'


열차 출발과 함께 객차 구경에 나섰다. 식당칸은 기본이고, 다례실이 있는가 하면 자전거 거치대와 노래방 기기까지 눈에 띄었다. 2호 차(가족실)에서 만난 부산 서구 암남동 임병근(75) 씨 부부는 "순전히 기차가 타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구서동 '두실 사오회' 어르신 20명은 여수 오동도로 봄 나들이를 가는 중이라고 했다.

최종 목적지만 있는 기차 여행은 아니다. `S-트레인`이 정차하는 북촌역에선 사진 찍을 시간도 주어진다.
4호 차(다례실·체험비 별도)로 향했다. 다은(문현초등 4년)·동현(문현초등 1년) 남매를 데리고 다도 체험을 하는 가족을 만났다. 개교기념일 휴교를 이용해 가족여행에 나섰다. 운전으로부터 해방된 아빠 신남철 씨의 표정이 한층 행복해 보였다.

'내일로(코레일 자유여행 티켓)' 티켓으로 7일째 여행 중인 감미선 씨와 9일째를 맞는 이언아 씨는 '꽃길'을 주제로 기차 여행 중이었다. 광양 매화, 구례 산수유, 거제 동백을 이미 섭렵했고, 벚꽃을 볼 차례였다. '청춘'이라는 특권을 제대로 누리는 '내일러'였다.

1호 차(힐링실)에 들어서자 향긋한 편백향이 났다. 창을 마주 보는 '전망석'에 앉았다. 잠시였지만 여행자 기분을 만끽했다. 창밖 봄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도 캄캄한 터널 안에 들어서자 내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길든 짧든, 여행은 자기와의 만남이었다.


■섬진강대로를 따라 십리벚꽃길, 그리고 쌍계사 법고시연

쌍계사 그 자체로도 울림이 있는 큰절이지만 벚꽃이 만발한 이 시기에 들르면 '법고시연'의 감동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하동역에 내려선 미리 예약한 카셰어링 '유카'를 이용했다. 쌍계총림 쌍계사(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055-883-1901)로 향했다. 섬진강대로를 따라 화개장터까지, 그리고 화개천을 따라 쌍계사로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을 쉬엄쉬엄 차를 몰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벚꽃 천지의 풍경이 아쉬워 간간이 차를 세울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가고 멈춤을 하도 반복한 탓인지 근 1시간 만에 쌍계사 아랫마을에 도착했다. 산채비빔밥과 빙어튀김으로 요기를 한 뒤 절로 향했다.

일주문을 지나고, 금강문, 천왕문을 거쳐 대웅전으로 향하는데 어디선가 '대종' 소리가 들려 왔다. 그리고 잠시 후 법고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얼마나 감동적이고 울림이 컸던지 한참 동안 얼어붙은 듯 제자리에 서 있었다. 전주에서 왔다는 어떤 부부는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맞닥뜨린 법고시연에 "횡재한 것 같다"면서도 "뭔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고 눈물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다"고 말했다. 법고시연은 지난해 동화사 승시 법고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쌍계사 승가대학 각행(입승·총학생회장) 스님을 비롯, 성천·서현 스님 등 세 분이 교대로 치는 것이었다. 새벽·저녁 예불 시간도 아닌데 오후 2시 한낮의 경내에 울려 퍼진 법고시연이 궁금해 물었다. 그러자 각행 스님이 대답했다. "오는 4월 20일(10일과 11일 제외)까지 매일 오후 2시, 6시 하루 두 차례 30분간 대종·운판·목어 등 사물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법고시연을 할 겁니다. 몇 시간씩 차 밀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서운하잖아요. 올해 처음 시도하는데 이것도 회향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하동역을 거쳐 부산으로

십리벚꽃길을 따라 화개장터로 되돌아 나왔다. 화개천 윗길과 아랫길로 갈라지는 나무 덱(deck)에서 바라본 벚꽃 터널은 환상적이었다. 그 옆으로 펼쳐지는 초록빛 야생차밭도 눈이 부셨다. 절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탓에 벚꽃 터널 아래 꼼짝 없이 갇히고 말았다. 하지만 활짝 열어 놓은 창문을 타고 들어온 벚꽃 향기는 온몸으로 느낄 둘도 없는 기회였다. '봄아, 봄아, 너 어디메 엎드려 있다 이제 오니?'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십리벚꽃길`의 또 다른 이름 `혼례길`. 이 길에선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커플도 많단다. 서종원·박현정 커플도 연내 결혼할 사이다.
섬진강대로에 들어섰다. 멀리 악양 들판의 부부송이 보이고, 섬진강 굽이굽이 물길이 펼쳐졌다. 때마침 차 안 라디오에선 쿠바의 음유시인 파블로 밀라네스의 '욜란다'가 흘러 나왔다.

오후 한나절을 함께한 '유카-레이'는 하동역 앞마당에 반납했다. "대여 요금 3만 8천100원, 이용 거리 52㎞, 유류비 9천880원"이 문자메시지로 날아 들었다.

오후 7시 24분 제4872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두실 사오회 어르신들은 얼굴이 불콰하게 달아올랐고, 다은이네 가족은 피곤했던지 잠에 취해 있었다. 임병근 씨 부부는 식당칸에서 저녁 식사를 즐겼다. 김수미 승무원과 다례실의 김정화 씨도 그대로였다. 서로서로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느냐고 안부를 물었다.

오후 10시 부산역에 도착했다. 플랫폼을 나오다 하동에서부터 함께 탄 외국인 멜에게 말을 건넸다. 명지의 한 물류회사에 다닌다는 멜은 프랑스에서 오신 어머니에게 벚꽃을 보여 드리고 싶어 열차를 탔다고 했다. 한국 기차 여행은 처음이었다는 멜의 하루는 어땠을까? 어머니와 함께 본 벚꽃도 환상적이었지만 슬로 여행, 즉 느린 여행이 가능한 기차 여행이어서 더 좋았단다. 봄 그리고 벚꽃, 이 또한 금세 사라지고 말 것들이지만 추억의 한 장면이 되기엔 충분할 듯싶다.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TIP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은


제1구간(부산역~순천역~여수엑스포역), 제2구간(서대전역~순천역~광주송정역) 등 총 2대가 1일 1회 왕복. 부산역에서 오전 9시 19분 출발하면 하동역엔 오전 11시 43분, 종착지 여수엑스포엔 오후 1시 4분 도착. 구포, 진영, 창원중앙, 마산, 진주, 북천, 순천역에도 정차한다. 돌아올 때는 여수엑스포에서 오후 7시 5분 출발한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부산~하동 어른 기준 운임 주중 편도 1만 9천600원, 주말(금~일요일) 2만 400원. 가족석(4인)은 7세트, 커플룸(2인)은 4세트가 있다. 승차권 예약 문의 1544-7788.

■기차역에서 빌려 타는 자동차 대여 서비스, 카셰어링 유카(YOUCAR)

홈페이지(www.youcar.co.kr) 회원 가입 후 카드를 발급받은 뒤에 사용 가능하다. 모든 것이 원격으로 이루어지고, 차량 문을 열고 닫는 것도 스마트폰 앱으로만 가능. 요금은 차량 대여요금(시간당 주중 4천100원, 주말 5천100원)과 유류비(190원/㎞)로 나눠서 예약 시 등록한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문의 1644-0520. 혹시, 하동역에서 화개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하동버스터미널(055-883-2663)서 승차, 첫차 오전 8시, 막차 오후 8시 30분, 하동 콜택시(055-884-5511, 882-1111).

■맛

하동의 맛이라면 흔히 재첩, 참게탕이 있고, 4월이면 은어가 잡히기 시작한다. 벚굴도 제철이지만 섬진강 하구 쪽 산지를 찾는 게 좋다. 하동읍내에선 부흥재첩식당(055-884-3903)과 여여식당(055-884-0080)이 유명하다. 화개면 맛집으로는 숯불초벌구이 '머루돌이 돼지갈비(200g 1만 원)'가 일품인 조양숯불갈비(055-883-8200)와 옛날팥죽(055-883-8991)을 추천할 만하다.

김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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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트레인 타고 십리 벚꽃길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풍경이 너무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낭만 여행이 될것 같습니다 ^^

커피향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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