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산행

벚꽃/진달래 산행 | 남해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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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6,621 작성일14-04-0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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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남해 원예예술촌의 붉고 흰 봄꽃들. 김병집 기자 bjk@
누가 보든 말든 때 되어 빛깔대로 피어나는 일은 노역이다. 궂은 날씨를 다 견뎌야 한다. 상처가 또 다른 이름의 꽃이듯, 꽃은 또 다른 이름의 상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힘 닿는 대로 꽃잎 벌린 봄꽃 한 송이는 봄 전체 무게만큼 무겁다. 그 봄꽃이 청정바다에 활짝 피었다. 남해의 봄이다.

남해의 봄은 울긋불긋 물든 관광지 들녘이 안중에 없다. 도통 봄 관능을 도발할 줄 모른다. 섬마을은 그저 봄 질감으로 따뜻하고 순박하다. 숨 막힐 듯 꽉 찬 군락미도 제 것이 아니다. 바다 위 점점이 떠있는 섬을 닮아 봄꽃은 점점이 만개할 뿐이다.

갯내음보다 이리저리 흩날리는 꽃향기가 더 진득한 섬, 그 섬으로 봄꽃 드라이브를 떠났다. 쉬어가듯 달리면 '복숭아꽃 살구꽃 핀' 언제나 그리운 '고향의 봄'을 만날 테다.


■원예예술촌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와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면 유채밭이다. 삼원색이 봄을 그렸다. 붉은 교량, 샛노란 꽃잎, 푸른 바다. 한 점 수채화다. 비 갠 뒤라 먼 산이 안개를 뿜었지만 교량만 살짝 가릴 뿐 삼원색은 선명했다.

삼동면 원예예술촌까지 가는 해안 길섶에 빨간 무덤이 이어진다. 춘삼월 알렸던 동백꽃이 허망하게 낙화했다. 동백꽃은 네 것 내 것이 참으로 분명하다. 죽음을 제 나무 그늘 밑에서만 맞는다. 옆 나무로 침범하는 법이 없다. 툭하고 수직낙화해 내년 봄을 기다린다.

독일 마을 위쪽에 위치한 원예예술촌은 한국손바닥정원연구회 원예인들이 주축이 돼 2009년 개장했다. 원예를 테마로 조성한 마을이다. 예술촌의 산증인인 탤런트 맹호림 씨는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이 가꾼 정원을 관광지로 활용하는 장소는 여기뿐"이란다. 개인주택 21채에 딸린 정원이 집주인 성향 따라 저마다 주제를 가졌다. 프랑스, 조각, 풍차, 풀꽃지붕, 석부작 식이다.

예술촌엔 온갖 꽃들이 조잘댔다. 꽃잎이 크고 화려한 아네모네, 앙증맞은 팬지, 새초롬한 튤립, 가녀린 수선화, 화사한 진달래, 고운 복사꽃…. 종류를 셀 수 없다.

채소정원에서 발길이 잡혔다. 우물 옆에 핀 저 꽃 이름이 뭐죠? 동네 처녀 바람난 우물가 옆에 있던 꽃입니다. 앵두꽃? 맞아요. 예술촌을 안내하던 김상갑 씨의 설명이다. 앵두꽃은 연분홍 꽃받침을 가진 하얗고 작은 꽃이다. 매화와 비슷하다. 꽃받침이 꽃잎을 싸고 있는 게 매화, 뒤집어진 게 앵두꽃이란다. 혹자는 꽃이 우아하다 했다. 그러나 기자 눈엔 적당히 단아하고 적당히 수더분한 꽃이다. 매화의 기품이 없어도 충분히 어여쁜 동네꽃이었다. 흔한 꽃이어서일까. 공교롭게 이틀 뒤 장안사 근처에 있는 지인의 시골집에서 그 꽃을 또 봤다. 바람이 이슬비 맞은 앵두꽃 가지를 흔들었다. 보는 마음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봄바람은 이런 게다.


■장평소류지 가는 길

원예예술촌 밑 해안 길은 물미해안도로다. '아홉 등 아홉 굽이 길'로 불린다. 갯바람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흐르고 고개 넘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달려든다. 지루하지 않고 아름다운 이 도로에서 많은 시인이 영감을 얻었다. '(전략)삼십리 물미해안, 허리에 낭창낭창/감기는 바람을 밀어내며/길은 잘 익은 햇살따라 부드럽게 휘어지고(후략).' 문화해설사 김민영 씨가 좋아하는 시라며 고두현 시인의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를 들려줬다. 도로 왼쪽으로 말안장 형상인 마안도, 팥 모양인 팥섬이 망망대해의 심심함을 달랜다.

미조면 초전마을에서는 튤립단지를 만났다. 단지라지만 그리 크지는 않다. 올 초에 장평소류지에 있던 튤립을 여기로 옮겼단다. 유채꽃에 둘러싸인 튤립이 아직 덜 폈다. 이번 주말, 아니면 다음 주엔 볼 만하겠다.

상주은모래비치와 다랭이 논 유채꽃밭이 장관인 두모마을을 지나 이동면 농업기술센터 앞에 차를 세웠다. 장평소류지다. 소류지 일대는 남해에서 제법 큰 들에 속한다. 그러니 농업용수가 필요했을 터. 소류지를 빙 둘러싼 개나리 꽃무리와 고목 30여 그루에 핀 벚꽃이 인상적이다. 그 사잇길은 온통 노랗고 하얀 세상이다. 소류지의 잔잔한 물결 위에 내려앉은 개나리꽃의 반영을 보다 잠시 시간을 빼앗겼다.


■남해대교 가는 길

설천면에 들어서면 길 따라 꽃천지다. 모천, 문항, 남양, 문의, 왕지마을을 쭉 달리면 벚꽃은 원 없이 보겠다.

문항마을에서 남해대교까지 이어진 벚꽃터널. 김병집 기자 bjk@
남해군 독립만세운동의 발상지인 문항마을엔 3·1독립운동발상기념비가 서 있다. 거기 조금 못 가서 엽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강진만, 벚꽃, 유채꽃, 진달래꽃이 한데 어울려 지나던 차량을 붙든다. 사진 촬영으로 다들 바빴다. 문항마을 지나면 남해 꽃 구경은 절정을 맞는다. 길 양옆 벚꽃이 하늘을 하얗게 덮었다. 꽃터널은 남해대교까지 계속된다.

설천면은 남해찬가인 '화전별곡(花田別曲)'을 지은 자암 김구 선생과 인연이 깊다. 13년 남해 유배생활 중 이곳에서 상당한 기간을 보냈다. 저 멀리로 내침을 당해 아픔이 깊었을 터. 그래도 선생은 '꽃밭(화전)'을 노래했다. '화전별곡' 탄생지가 남해에서도 설천면이 아니었을지.
임태섭 기자 tslim@busanilbo.com

■남해 봄꽃 드라이브 코스

창선·삼천포대교~창선면 곤유마을~창선교~삼동면 원예예술촌~해오름예술촌~미조면 초전마을~상주은모래비치~상주면 두모마을~이동면 국제탈공연예술촌~장평소류지~남해군청~설천면 문항마을~왕지마을~남해대교. 약 3시간 걸림.

■교통

자동차:남해고속도로~사천IC~창선·삼천포대교.

대중교통: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1577-8301)에서 남해시외버스터미널(055-864-7101~2)까지 2시간 30분 걸림. 버스는 1일 19회 운행, 출발은 오전 6시 20분~오후 7시 20분. 편도 1만 1천900원. 상주면 두모마을로 가려면 남해터미널에서 상주·미조행 버스를 타면 된다.

■연락처(지역번호 055)

남해관광안내소 864-4025.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860-8601.

관광안내콜센터 1588-3415. 임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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