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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산행 | [단풍,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길] 가을 햇살 품은 노란 나무들, 추억도 금빛으로 물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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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930 작성일14-10-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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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중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게 풍경이다. 충북 괴산 문광저수지 옆 은행나무 길은 아침이 밝아올 무렵 광경이 일품이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문광저수지에 거울처럼 반사된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파란 하늘까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새벽 저수지를 가득 채운 몽환적인 물안개, 데칼코마니처럼 물에 비친 샛노란 은행나무와 물속까지 내려온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해마다 이맘때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과 사진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그곳, 충북 괴산의 문광저수지 옆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다녀왔다. 그곳까지 간 김에 괴산의 명물 대형 '논 그림'과 천연기념물 미선나무 자생지를 돌아보고 '산막이 옛길'도 걸었다.


■저수지 옆 은행나무 길

괴산 은행나무 길에 도착했을 땐 한낮이었다. 비릿한 은행나무 열매가 땅바닥 여기저기를 뒹구는 가운데 가을 햇살을 받은 노란 은행나무 100여 그루가 세찬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평일인 데도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가족 단위 등 어슬렁어슬렁 거니는 모습조차도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물안개 핀 저수지와 어우러진 풍경 '환상'

3가지 유색 벼 활용한 신기리 들판 '논 그림'
세계 유일 1속 1종 희귀식물 미선나무도 볼거리

괴산 대표하는 둘레길 '산막이 옛길'
한 해 100만 명 이상 다녀가는 명소


양곡1리 버스정류소에서 마을 진입로까지 500m 은행나무 길을 느릿느릿 걸어 보았다. 은행나무 길 한쪽은 총 저수량 94만 5천㎡를 자랑하는 거대한 문광저수지와 낚시터가, 다른 한쪽은 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인 황량한 곳이었지만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은행나무 아래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황금빛 꿈을 꾸는 듯했다.

괴산 문광저수지 옆 은행나무 길.
은행나무 길에서 만난 양곡1리 김환길 이장은 "지금으로부터 39년 전인 1975년 마을에 저수지가 축조되면서 한 주민이 은행나무 100그루를 기증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는 알음알음 찾아오는 방문객이 늘어나 급기야 올해는 마을 단위 축제(상자기사 참고)까지 열 계획이라고 자랑했다. 그리고 은행나무 단풍은 이번 주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논 그림'과 미선나무

문광면 신기리 들판에 만들어진 대형 '논 그림'.
문광저수지 둑 너머 신기리 들판의 '논 그림'을 보러 갔다. 내년에 열릴 세계유기농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괴산군이 제작한 논 그림은 천마(天馬)가 하늘로 비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괴산군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황벼, 검붉은 벼, 추정벼 등 3종류의 유색 벼를 활용해 색다른 테마의 논 그림을 그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번에는 세계 유일의 1속 1종 희귀식물인 미선나무를 보러 발걸음을 옮겼다. 열매가 부채를 닮아 '미선'이라는 이름을 얻은 미선나무 자생지는 전국 5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는데 그중 3곳이 괴산군에 있다.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와 추점리, 칠성면 율지리 등이다. 봄이었다면 좁쌀만 한 흰색 꽃향기가 천지를 진동했겠지만 가을인지라 앙상한 나무덩굴만 확인했다.

그래도 6년째 '미선나무 꽃 축제'를 열고 있는 칠성면 쌍곡리 푸른농원(대표 우종태)을 찾아서 철모르게 피어난 미선나무 꽃 몇 송이를 눈으로 확인했다. 재미난 것은, 철모르게 피어난 미선나무 꽃은, 겨울이라는 아픔을 겪지 않아선지 진한 향기까진 품지 못 했다. 새삼, 자연이라는 것이 얼마나 정직한지 알 것 같았다.


■다시, 은행나무 길에서

황금빛 석양을 받은 노란 은행나무 길이 보고 싶어 다시 문광저수지로 향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땐 가을 해가 산 너머에 걸려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음 날을 기약했다. 은행나무 길 못지않게 줄지어 선 은행나무가 물에 비친 모습이 압권인, 물안개 핀 새벽의 문광저수지 풍경을 담기로 했다. 김 이장이 알려준 대로 다음 날 새벽 6~7시께 문광저수지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새벽 물안개가 저수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가히 장관이었다.

아침 해가 점점 높아지면서 은행나무 길도 서서히 깨어났다. 아쉽지만 그곳을 떠나야 했다. 아마도 가을이 깊어갈수록 은행잎은 더욱더 노랗게 물들어 갈 것이고, 은행잎이 떨어질 때면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 추억 여행의 증표 은행잎 한 장을 주워 돌아왔다.


■ 산막이 옛길을 걷다

괴산을 대표하는 둘레길인 '산막이 옛길'.
새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괴산을 대표하는 둘레길인 '산막이 옛길'로 향했다.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앞은 강, 뒤는 첩첩산중으로 막혀 있다고 해서 이름 붙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르는 총 길이 4㎞의 옛길 대부분이 나무받침(덱)으로 복원됐다. 산막이 옛길은 작년 한 해 동안만 140만 여명, 올 9월에만 13만 명이 다녀갔다니 얼마나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인지 짐작됐다. 참고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감상하려면 노루샘에서 출발하는 등산 코스(1코스 4.4㎞ 3시간 소요, 2코스 2.9㎞ 2시간 소요)를 택해야 한다.

허영란 문화관광해설사는 4㎞ 트레킹 코스를 걸은 뒤 조선 중기 문신이며 학자인 노수신이 유배 와서 지내던 '수월정(노수신적소)'을 거쳐 삼신바위(해, 달, 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바위가 됨)까지 0.6㎞ 오솔길을 더 걷고 산막이 나루로 되돌아 나와서 15분 정도 배를 타고 출발지인 차돌바위 나루에 이르는 코스를 추천했다. 괴산호를 운항하는 배는 40분~1시간짜리 일주 유람선도 있지만 대개는 3대의 '비학봉호'(대인 5천 원·소인 3천 원/오전 9시 30분~오후 5시)를 이용해 출발지와 마을을 오고간다.

산막이 옛길을 걷는 재미는 군데군데 설치된 지형지물에 덧댄 스토리다. 2010년 이 길이 조성될 때만 해도 10여 곳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총 26개소로 늘어났다. 예를 들면, 참나무 모습이 마치 옷 벗은 미녀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붙인 '옷벗은 미녀 참나무', 앉은뱅이가 샘물을 먹고 말끔히 나았다는 앉은뱅이 약수, 정확하게는 42계단이지만 가파른 고갯길의 미학을 알려주는 마흔고개 등등. 또한 이 길에선 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준공한 국내 최초의 댐인 괴산댐 풍광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괴산호가 가장 넓게 보이는 호수전망대, 40m 절벽 위에 세워진 고공전망대 등에선 저절로 걸음이 멈춰졌다. 산막이 나루 입구 떡메 인절미 체험장에선 인절미와 식혜도 맛보았고, 산막이 주막에선 묵밥으로 요기도 했다.

허 해설사는 말했다. 산막이 옛길의 매력은 목적지보다 과정의 볼거리 중요성을 알려주는 곳이라고. 사계절 다 좋지만 단풍도 즐길 수 있는 가을이 특히 좋다니 마음 한 번 내어 볼 일이다.

글·사진=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TIP

■제1회 황금빛 에코로드 축제


25일 충북 괴산군 문광저수지 옆 은행나무 길에선 첫 마을 축제가 열린다. 이름은 '황금빛 에코로드 축제'. 첫해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양곡1리 부녀회 등 마을 주민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체험 행사로는 은행 굽기, 절임배추 만들기, 은행잎 글씨 새기기 등이 준비되고 있으며, 타악 및 금관악기 합주, 색소폰동호회 연주도 마련된다. 또 먹거리 장터와 마을 특산물 판매 부스도 설치될 예정이다. 017-410-9535(양곡1리 김환길 이장).

■찾아가는 법

은행나무 길을 찾아가는 내비게이션 주소는 '문광저수지'. 괴산로 양곡3길과 양곡5길에 걸쳐져 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김천J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연풍IC로 빠져나오면 된다. 소요 시간은 3시간 20분. 대중교통은 아주 불편하다. 부산동부버스터미널(1688-9969)에서 출발해 연풍 직행 정류소까지 가서 다시 농어촌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하루에 한 편밖에 없다. 출발 시간도 오후 6시 50분(2만 5천 원·3시간 50분 소요)이 유일하다. 문광저수지에서 '산막이 옛길'(043-832-3527)까지는 승용차로 30분.

■잘 데와 먹을 곳

숙소는 문광저수지에서 10여 분이면 닿는 괴산 읍내 모텔을 이용해야 한다. 휴모텔(043-843-3800)이 그나마 가장 최근에 지어졌다. 산막이 마을에도 펜션과 민박이 있다. 숙박 정보는 괴산군청 홈페이지(www.goesan.go.kr)에 지역별로 상세하게 나와 있다.

괴산의 유명 먹거리로는 올갱이국과 민물 매운탕이 있다. 괴산시외버스공영터미널 1층에 위치한 '주차장식당'(043-832-2673)의 단일 메뉴 올갱이국(7천 원)은 50년 전통을 자랑한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 민물 매운탕 가게는 괴강 근처에 많은데 '우리매운탕'(043-834-0005)을 추천한다. 쏘가리회는 물론이고 빠가사리·잡어 매운탕 등을 19년째 팔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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