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시리즈

[작가와 함께하는 산과 길] <656> 창녕 구룡산·관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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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펀부산 조회769 작성일20-03-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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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산 오르는 암릉길에서 바라본 바위군이 관룡산 정상을 두르는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이들 바위군과 관룡산 정상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부드러운 곡선은 지친 등산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창녕의 진산인 화왕산(756.5m)은 비슷한 높이의 형제봉 다섯을 거느리고 있다. 관룡산(754), 구룡산(741), 화왕지맥의 753m, 723m, 715m 등 무명봉 세 개 봉우리들이다. 화왕산 산행은 대개 관룡산과 함께 종주를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은 구룡산과 관룡산을 묶어 원점 회귀 산행을 하고져 한다.

 

관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유래는 원효가 제자 송파와 함께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다가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절 이름을 관룡사(觀龍寺)라고 지었고 산 이름을 구룡산(九龍山)으로 했다는 전설이 있다. 관룡사 못미처 오르는 길 왼쪽에 옥천사지가 있다. 이 터는 고려 공민왕 때 요승으로 알려진 신돈이 출생하고 출가했다는 곳이다.

 

구룡산 거쳐 관룡산 오르는 원점 회귀

원효와 용의 전설 깃든 두 개의 봉우리

요승 신돈이 출생하고 출가한 옥천사지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 군상 압권

바위 뒤에 숨은 구룡산 지나 능선길

용선대 거쳐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길

관룡사 입구 정감 넘치는 암·수 돌벅수

 

출발지점은 관룡사 일주문 앞 주차장이다. 평일에 차는 관룡사 경내 주차장까지 올라 갈 수가 있다. 주차장에서 산 쪽으로 오르는 널찍한 길이 보이고 그 길 따라 직진하면 병풍바위 중간지점으로 연결되는 길인데 관룡산에 오르는 최단 코스로 매우 가파르다. 이 길은 창녕군에서 등산로로 관리를 하기에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다. 출발점에서 20m 위쪽에서 이정표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개울을 건너는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는데 미지정 등산로라고 강조하여 표시해 두었다.

 

오늘은 미지정 등산로로 우회하여 구룡산을 거쳐 관룡산에 오를 예정이다. 많은 사람이 오간 듯 길은 반들거린다. 몇 개의 부도가 길가에 놓인 것을 바라보며 몇 개의 능선을 가로지르는 산길은 오르락내리락 구불거리며 산길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첫 느낌으로 아름다운 숲길이란 말이 떠오른다.

 

45분여를 걸어 구룡산 정상에서 뻗어 내린 능선에 당도한다. 그곳에서 짐을 정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암릉 구간으로 연이은 능선을 따라 오른다. 미지정 등산로여서인지 안전시설이 되어 있지 않다. 기껏해야 밧줄을 쳐놓고 있거나 위험 구간에 들어가지 말라고 테이핑을 해놓은 것이 전부다. 암릉 구간에는 조망이 탁 트인 곳이 많아 가야 할 병풍바위의 위용을 느낄 수가 있다. 아찔한 곳이 많다. 미끄럼만 조심한다면 힘들어도 위험하지 않은 구간이다. 암릉과 미끄러운 마사토 길을 용을 쓰며 네 발로 오른다. 산타는 맛이 제대로 난다. 도시의 찌든 마음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몸에게 전달하는 그런 시간이다. 얼마 만에 가져보는 원시적인 산행인가. 온몸 세포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힐링이 넘치도록 찾아온다. 가끔은 세포들이 긴장하는 길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산은 몸을 틀며 달려간다

짙은 나무 옷을 입고

바위 비늘을 달고 언제나

더 높은 곳을 향하여 꿈틀거리는 용

불끈 솟은 산이 길을 품고 힘이 세다

나는 지치지 않는 산을 만나기 위해

골짜기 흐르는 물을 마시고

산등에 올라 호흡을 깊이 고른다

살아 있는 산에 들어

작은 점이 된 비늘 하나로 남고 싶다

 

관룡사 입구를 지키고 서 돌벅수 중 여장군 표정으로 해학적이다.관룡사 입구를 지키고 서 돌벅수 중 여장군 표정으로 해학적이다.
1시간 만에 노단리 삼거리에 도착한다. 그래도 이정표는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부터 출발지에서 올려다보았던 깎아지른 바위로 이루어진 병풍바위 코스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릉을 다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친 몸에 절망감을 가져올 수 있겠다. 그러나 산꾼들은 지혜롭다. 바위 뒤쪽으로 우회 길을 내어놓았다. 땡볕을 피해 그늘을 만든 길이 한숨 돌리게 나있다. 40여 분 만에 구룡산 정상석 앞에 섰다.

구룡산은 능선길 진행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80m 정도 들어간 지점 편평한 자리에 삼각점과 함께 있다. 정상석이 없었더라면 그곳이 절정이라는 느낌이 들이 않았다. 구룡산은 자신의 앞쪽에 병풍바위를 둘러치고 뒤에 숨어있는 형상이었다. 다시 능선길로 나와 걷는데 안내판이 가로막는다. 병풍바위 쪽 조망을 하고 싶은데 위험하니까 접근을 하지 말라고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시야가 트이는 안전한 곳에서 내려다보니 옥천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관룡사가 소쿠리 안에 든 평안한 모습으로 솔숲에 안겨 있다.

구룡산 정상을 지나 가로막은 길을 피해 우회하는 길로 다시 접어들었다. 철쭉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철쭉이 피는 오월에는 아름다운 길이 될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부곡온천 가는 쪽이라는 이정표도 보인다. 거대한 동굴을 안고 있는 바위 아래는 무속 행위가 펼쳐지는지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다시 길은 병풍바위 쪽 험로로 안내한다. 내리막길을 조금 가니 청룡암 쪽에서 바로 직등하는 등산로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한 분이 올라서면서 너무 가팔라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룡산 정상이 가깝느냐고 물어 온다. 힘든 길이기에 멀고 가까운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분 정도 왔다고 대답했다. 선택은 그분에게 달려 있다.

허기가 느껴지고 갈증이 났다. 땀을 많이 흘린 탓이기도 하다. 죽염을 꺼내 입안에 털어 넣는다. 그리고 물을 마신다. 조금만 가면 오늘의 목표지점이 관룡산 정상이다. 그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을 참이다. 지쳐 있을 때는 정상은 쉽게 자신을 내어 주지 않는다. 정상에는 이전에 없던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한 팀이 좋은 자리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며 막걸리 한 잔 하지 않겠느냐고 청유한다. 예전 같았으면 사양하지 않고 얻어먹었을 텐데 이제 낯이 얇아져 그러지를 못했다.

정상석 옆에 앉아 셀카를 찍고 바람이 잘 통하는 숲 그늘 찾아 들어가 도시락을 펼쳤다. 지치고 물을 많이 들이킨 탓에 입맛이 없다. 그래도 먼길을 가야겠기에 의무감으로 밥을 먹었다. 산행 때에는 체력 보충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탈진을 만나 위험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산행은 험한 암릉 구간이 길었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았다. 가져간 물을 조금 남겨 두고 갈증을 달랬다. 용선대 쪽 하산길은 가파른 계단길이었다. 그늘도 별로 없는 편이어서 따가운 햇살을 안고 가야 했다. 50여 분 만에 용선대에 도착했다.

정상에서 뻗어내린 능선 중간 작은 봉우리 끝이 용선대다. 여기에는 높다란 좌대 위에서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 석조여래좌상이 조성되어 있다. 보물 제 295호인 석조불상은 석굴암 본존불과 같은 양식으로 조성된 아름다운 불상이다. 어떻게 이 높은 곳에 조성했을까? 신비스럽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현장에 있는 바위를 깎아 만들었을까. 아니면 아래쪽에서 만들어서 운반해 왔을까.

이곳에서 관룡사까지는 잘 정비된 길이어서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4세기에 창건된 관룡사는 아름다운 유물들이 많다. 보물 제 212호인 대웅전, 제 164호인 약사전, 제 519호인 석조여래 좌상, 제 295호인 용선대 석조석가여래 좌상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신라시대 때 8대 사찰로 불렸다. 대부분 임진왜란 때 타버렸지만 약사전만이 살아남았다. 또 하나 볼거리는 사찰 입구에 세워진 돌벅수다. 아래 주차장에서 조금 내려간 곳에 사찰의 경계를 나타내며 암수 한 쌍이 마주 보고 서서 절에 드는 악귀를 쫓고 있다. 대장군 석장승은 그 소박한 표정이 이웃집 아저씨 성난 표정 같고 여장군은 다소곳하며 내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층 정감이 가는 벅수다.

구룡산을 거쳐 관룡산 가는 산길은 거리는 짧지만 공룡능선이라 불려도 될만한 만만치 않은 암릉 구간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총 산행시간은 점심시간 포함하여 5시간, 1만 6000보 정도 걷는다.

 

 

강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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