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시리즈

[작가와 함께하는 산과 길] <637> 금정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펀부산 조회823 작성일18-08-16 12:16
주소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 운무 낀 상계봉에서 내려다 본 신비스런 주변 정경. 남쪽 능선을 지키고 있는 상계봉과 서쪽 능선의 파리봉은 부산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뛰어난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오늘(16일)은 말복이다. 모기 턱이 떨어진다는 처서(23일)가 일주일 남았지만, 30도를 웃도는 한낮 더위는 여전하다. 계절상으론 서늘한 바람도 불만한데 아직 가을은 저 멀리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세먼지 걱정에서 조금은 벗어날 정도로 대기상태가 좋다는 점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그걸 확연히 느낀다. 터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시계는 멀고도 넓게 열린다. 
 
이번 산행은 유난히 더웠던 폭염 끝자락에서 체력도 고려할 겸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을 택했다. 다시 금정산이다. 고당봉과 원효봉, 의상봉을 위시해 봉우리 10개로 이어진 금정산은 어느 곳으로 올라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부산의 진산이다. 특히 남쪽 능선을 지키고 있는 상계봉과 서쪽 능선의 파리봉은 암괴로 이루어진 주변 풍경도 수려하지만, 부산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뛰어난 장소로 손꼽힌다. 이번 산행 경로는 산성고개 남문 입구에서 차를 내려 임도~수박샘~능선 안부~상계봉(640m)~산성 제1망루~파리봉(615m)~공해마을로 내려오는 약 2~3시간의 짧은 코스다. 

남문~상계봉~파리봉~공해마을  
물맛 달고 시원한 샘터 '수박샘'  
남쪽 상계봉, 서쪽 파리봉 바위 군상  

손에 잡힐 듯한 대저평야와 신어산  
해운대·광안리·부산항 전경 한눈에 

■허무와 방황을 방목해도 좋은
 

산성고개 남문 들머리에서 남문까지 구간(약 1.5㎞)은 평일에도 많은 등산객으로 붐빈다. 능선 종주 시 이용되는 주 통로이기 때문이다. 남문 방향으로 15분쯤 걷다가 임도를 벗어나 오른쪽 숲길로 들어간다. 길은 외줄기로 임도와 나란히 진행되지만, 숲 터널을 이루고 있어 볕을 피하면서 걷기 좋다. 길은 편안하게 이어져 있어 너른 산속에 꼭 안긴 기분이다. 소설가 전용문은 짧은 소설 모음집인 <부산을 쓴다>에서 "금정산은 20대에 내가 치른 허무와 방황을 방목해도 좋을 만큼 안온하고 넉넉한 품을 지녔다"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언제 어디를 찾아가도 거부감이 없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아낌없이 내어 보이는 산이 이곳 금정산이 아닐까 한다. 

숲길은 남문으로 올라가기 직전, 산성 공해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남문을 향하는 왼쪽을 버리고 오른쪽 산길을 따른다. 2분여 올라가다 보면 곧 수박샘에 도착한다. 물맛이 수박처럼 달고 시원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북문 근처 세심정과 더불어 금정산의 유명한 샘터다. 잠시 쉬면서 목을 축이고 수통에 물도 보충한 후 다시 산길을 잡는다.  

남문에서 조금 떨어진 망미봉을 우회해 상계능선 안부에 이르는 길이다. 돌계단을 약 10분간 오르면 곧 안부에 닿는다. 망미봉에서 오는 길이 여기에서 만난다. 이제 시야는 왼쪽으로 활짝 열린다. 산성 석축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상계봉으로 가는 길과 제1망루로 가는 길이 나뉜다. 왼쪽을 따른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화강암들이 노출돼 성채 모양을 이루고 있다.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는 형상의 바위를 지나고, 탑을 쌓다 그만둔 것 같은 층층바위도 지나고,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둘만 한 너럭바위를 지나는 사이 곧 상계봉에 닿는다.
기묘한 바위 덩어리로 솟은 파리봉에 서면 산성마을과 금정산의 전경이 한 눈에 잡힌다.
■여기저기 바위 사이의 오솔길  

상계봉(640m)은 상학산이라고도 불린다. 만덕 쪽에서 올려다볼 때 학이 날개를 펼친 형상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러나 뾰족뾰족한 바위봉우리만 한정해 본다면 그 형상은 오히려 닭 볏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정상 부근 어느 바위에 올라서도 시야는 거리낌 없이 열린다. 해운대와 수영만 그리고 광안리 앞바다에 걸쳐진 광안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내륙 깊숙이 들어온 부산항 전경도 한눈에 담긴다. 날은 더워도 풍경은 맑게 보인다. 대기가 깨끗한 이유다.

다시 돌아 나와 제1망루 쪽으로 향한다. 약 10분이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금정산성은 상계봉에서 시작해 고당봉까지 산성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타원형 석성을 말한다. 총 길이 약 17㎞이었으나, 현재는 4㎞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산성에는 망루 10개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4망루까지 복원돼 있다. 제1망루는 2003년 태풍 매미로 유실돼 누대 기반만 남아있다. 하지만 사방을 살피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을 정도로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금정산 동쪽 능선의 나비바위와 의상봉, 무명바위와 원효봉 그리고 북쪽 능선의 고당봉이 뚜렷하고 서쪽으로 낙동강과 대저평야 그 뒤의 신어산과 무척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산성은 이곳에서 파리봉을 거쳐 서문으로 내려간다.

이정표는 파리봉 1km를 가리킨다. 길은 여기저기에 서 있는 바위 사이 오솔길로 이어진다. 약 20분이면 파리봉에 닿을 수 있다. 이곳도 기기묘묘한 암괴가 뒤엉켜 한 덩어리로 솟아오른 봉우리다. 주 능선에서 서쪽으로 벗어나 있어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봉우리를 향해 기어오르는 동물 형상의 바위들이 상계봉의 주변 경관 못지않게 수려하다. '파리'라는 의미는 불교에서 일곱 가지 보석 가운데 '수정'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산성마을에서 올려다볼 때 햇빛에 반짝이는 봉우리 모습을 수정으로 연상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반짝이는 유리나 사기 조각을 뜻하는 사금파리라는 단어에서도 그 유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작은 수고로 호사 누린 산행 

파리봉(615m) 정상 표지석 맞은편에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도 조망은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 고당봉이 정면에 보이고 금정산성이 안고 있는 산성마을이 한꺼번에 내려다보인다.  

화살 재료인 신우대(시누대)가 많이 자랐다는 죽전마을, 산성 중성문 근처에 형성됐다는 중리마을, 관아가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공해마을이 그것이다. 세 마을을 합쳐 산성마을이라고 하는데 행정지명으로는 금성동에 속한다. 파리봉은 공해마을의 뒷산인 셈이다. 

봉우리에는 바위틈 사이로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다. 로프에만 의지해 위험하게 오르내렸던 지난날이 상기된다. 계단 아래쪽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 길은 파리봉 서벽을 따라 어름골을 거쳐 화명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금성동주민센터 2㎞를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이제 길은 옛 성터 흔적을 따라 아래로 이어진다. 석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세월이 흐른 탓도 있겠지만, 거의 성 내외를 구분하는 경계 표시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약 20분쯤 내려오면 가나안수양관이다. 이제 도로를 따라 10분이면 공해마을 정류소에 도착한다.

기온은 높았지만, 습도가 낮아서인지 그리 무덥지는 않았다. 작은 수고로 최대의 시각적 호사를 누린 산행이었다. 금정산은 곳곳에 비경을 감추고 있지만, 상계· 파리봉 근처는 오랫동안 앉아 쉬어도 별 지루함 없이 경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덤으로 바위 기운까지 얻을 수 있다. 5㎞의 산길을 두 시간 반에 걸쳐 걸었다. 

 
문성수  
 

소설가 

 

 

 

[작가와 함께하는 산과 길] <637> 금정산 길잡이

 

부산도시철도 온천장역 건너편인 SK허브스카이 앞에서 산성 죽전마을까지 왕래하는 203번 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남문 입구에 내려 산행을 시작하고 마무리 지점인 공해마을 정류소에서 다시 버스를 이용해 온천장으로 내려온다. 배차 시간은 15분 간격이고 환승도 할 수 있다. 
 

상계봉 등산로는 여러 곳에서 열려 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 4번 출구로 나와 상학초등학교를 거쳐 이정표를 따라 남쪽 능선으로 오르거나, 숙등역 6번 출구로 나와 낙동고등학교 뒷길에서 시작해 서쪽 능선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리지역 명산 부산지역 명산을 소개합니다 금정산 백양산 황령/금련산 승학산 영남알프스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주간 활동순위 08.25(일) 오후 1시 기준
  • 1 힐링부산 
  • 2 강산여행사 
  • 3 울타리 
  • 4 먹광 
  • 5 벚꽃산악 
  • 6  솔바람산악회 
  • 7  가람뫼 
  • 8  조민배 
  • 9  그린행복산악회 
  • 10  몽블랑트레킹 
동호회 부산지역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동호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