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시리즈

[산&길] <623> 순천 앵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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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펀부산 조회815 작성일17-12-28 15:33
주소 :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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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산 정상에서 바라본 순천만 습지생태공원 모습. 둥그런 모양의 땅이 둥둥 떠 있는 듯한 지형이 눈길을 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출입통제가 풀리면 가까운 거리에서 이 비경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산행은 2018년 무술년(戊戌年) 해맞이를 고려했다. 새해 일출 명소가 전국 곳곳에 있지만, 산 정상 해마중은 더 가슴 벅차다. 특히 해가 떠오르는 곳이 바다이고 그 주위가 명소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아름다운 순천만 갈대숲을 조망할 수 있는 앵무산이다.
 
이 산은 전남 순천과 여수의 경계선에 자리한다. 해발 394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조망이 탁월하다. 철새들의 보고인 순천만과 보성군·순천시·여수시·고흥군으로 둘러싸인 내해인 여자만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길은 중흥버스정류장~곡고산~앵무산~농주 버스정류장으로 6.7㎞다. 소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 

6.7㎞ 거리 3시간 30분 소요  
순천만 갈대숲·여자만 한눈에  
탁 트인 바다·마을 풍경 압권  

발 밑에 펼쳐진 올망졸망한 산들  
멀리 보이는 연꽃 같은 습지…  
더할 수 없는 새해 해맞이 명소 

■조망이 탁월한 산행 

전남 순천시 해룡면 중흥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 진행 반대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5분 거리에 있는 용전마을 쪽 오르막 도로로 오른다. 차도 입구에서 500m 정도 걸어가면 천황산과 곡고산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용전재다. 이정표 길 너머 아스팔트 임도가 들머리. 곡고산을 향해 산속으로 접어들자마자 잔 나무와 풀로 우거진 묵정밭이 나온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붙는다. 납골당을 지나면 곡고산 정상이 마주 보인다. 오른쪽으로 순천동천과 해룡천이 흐르고, 넓은 뜰이 펼쳐진다. 비옥한 땅과 풍부한 수량의 내를 안은 마을의 풍족함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하다. 이렇게 시작된 조망은 산행 내내 이어져 눈을 즐겁게 한다. 

납골당에서 10분쯤 거리의 갈림길에서 왼쪽 매실밭 쪽으로 발걸음을 한다. 그 아래로 보이는 용전마을과 용전저수지가 한 폭의 그림이다. 저 멀리 광양만이 눈에 들어온다. 해창·용전 사거리 이정표에서 앵무산 방향의 된비알을 7~8분 오른다. 곡고산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시험인양 놓인 나무계단을 만난다. 그곳을 오르면 곡고산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가쁜 숨을 가라앉히며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는 조계산을 아득히 바라본다. 

미간을 모아 순천동천 너머 한 곳을 응시한다. 그곳에는 동화 작가로 유명한 고 정채봉 선생의 작품과 유품이 전시된 문학관이 있다. 이 순천문학관은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소설가가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순천문학관을 찾아서 김 작가와 보냈던 순간을 회상하며 다시 산행길에 오른다. 곡고산 삼거리에서 다시 10분가량 비탈길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여수지맥이 지나가는 봉우리 중 하나다. 
순천만과 새난들, 봉화산 전경.
■순천과 여수의 경계 지점 

산 아랫마을 주민들은 그곳을 곡고산이라 부른다. 정유재란 때 전쟁에 대비해 곡식을 쌓아서 곡고(穀庫)라는 산명이 붙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국립지리원 지형도상엔 앵무산으로 표시돼 있다. 산행에 동행한 김태영 여영산악회 회장은 "이처럼 산 이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곳이 많다"며 "하루빨리 수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남에 있는 다른 산의 이름을 고쳐줄 것을 여러 번 제안했는데도 아직 반가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고 섭섭해했다.

곡고산 정상에서 광양과 여수 방향 전망을 맘껏 즐기는 게 좋다. 막상 목표 지점인 앵무산 정상에선 그 모습을 보기 어렵다. 곡고산을 떠나 15분가량 평탄한 길을 걸으면 앵무산 정상이 보이는 지점에 도달한다. 거기에서 정상 전 마지막 내리막을 만난다. 

산행에서 이런 길을 만날 때면 으레 두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이제 곧 정상에 닿는다는 희망과 함께 급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는 걱정이 교차한다. 인생길이 그렇듯 이럴 땐 희망을 앞세우는 게 옳다. 등산을 사람의 삶에 비유하는 이유다. 타박타박 내리막을 내딛다 보니 어느새 고갯길이다. 오른쪽은 전남 순천시 계당마을이고, 반대편은 여수시 평여마을이다. 그 쉼터가 두 도시 경계지점인 듯하다.

고갯마루에서 앵무산으로 직진한다. 헬기장을 지나면 바위 전망대를 만난다. 앵무산 산행의 묘미가 조망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드는 장소다. 발밑에는 작은 산들이 올망졸망 진열돼있고, 멀리에서는 여수·율천 공단의 굴뚝 연기가 피어오른다. 바위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지척이다. 정상에는 전망 덱과 표시석이 있다. 나무 덱에는 여수시에서 제작한 안내도가 설치돼 있다. 막상 등산객이 바라보는 전경은 순천시 쪽이다. 가까이는 새난들, 대대들에서 멀리는 자연생태공원 등이 한 손에 잡힐 듯하다. 연꽃들이 물에 떠 있듯 조성된 습지 지형이 신비감을 더한다. 앵무산은 여수반도의 영산(靈山), 조산(祖山), 주맥(主脈)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열두 산하를 거느린 산이라는 의미로 '앵무산 12머리'라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파람바구'마을 이름의 유래  

정상에서 10분쯤 가면 조그마한 조망 바위를 만난다. 정상에서는 안 보이던 순천만 갈대군락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갈대밭 위로 놓인 나무다리가 실처럼 가느다랗다. 이곳을 찾는 부산 사람들이 지금은 사라진 을숙도 갈대밭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풍경이다. 이어 만나는 육각 정자에서 하사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육각 정자에서 여수지맥이 끝난다"는 황계복 산행 대장의 설명이다. 정자 뒤로 돌아보면 지나온 봉우리와 능선이 뚜렷하다.  

곧이어 나타나는 갈림길에서도 이정표에 나타난 봉두마을이 아닌 하사마을로 계속 내려간다. 사방이 탁 트인 바위 위에서 바다와 평야를 감상하고 내려서면 바로 용두재다. 여기선 농주마을 쪽을 선택한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아직도 낙엽이 매끄럽다. 오른쪽 채 씨 묘를 둘러싼 가시나무를 피하자마자 아스팔트 도로 끝을 만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큰 건물이 의아심을 자아내게 한다.

이 건물 앞 차도를 따라가지 말고 이정표가 있는 산길 소로로 직진해야 한다. 그 길을 따라가면 '농기계 사용 조심'이란 경고판을 세운 해룡로를 만난다. 이번 산행의 날머리다. 오른쪽이 농주마을 버스정류장이다. 이 마을의 순우리말 이름은 '파람바구'. 중시조 호에서 따온 마을 이름이란다. 그 연유를 적어놓은 비석을 읽으며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야산 너머 순천 갈대군락지에 서식하는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문의:황계복 산행대장 010-3887-4155. 라이프부 051-461-4095.

글·사진=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 순천 앵무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순천 앵무산 구글어스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길] <623> 순천 앵무산 산행지도

 

 

▲ 순천 앵무산 산행지도

[산&길] <623> 순천 앵무산 길잡이

 

 

부산에서 중흥마을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면 우선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순천터미널행 시외버스를 탄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는 2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첫차는 오전 7시 30분이며 오후 10시 10분 심야 우등이 있다.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 요금은 일반 1만 1700원, 심야 우등 1만 8800원.
 
순천버스터미널에서 중흥마을로 가려면 97번(첫차 오전 6시 20분, 막차 오후 8시 30분), 98번(첫차 오전 5시 50분, 막차 오후 9시 20분) 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 간격은 100분으로 소요 시간은 36분이다.

산행 도착 지점인 농주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순천버스터미널로 오는 길은 97번과 98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 시간은 48분. 순천버스터미널에서 부산 서부시외터미널로 가는 버스 운행 횟수는 총 17회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앵무산 산행이 원점회귀는 아니지만, 출발점과 종착점 거리가 약 3.6㎞여서 비교적 이동하기 쉽다. 해룡로를 따라가면 버스로 19분, 택시로 6분이 걸린다. 택시비 4800원 정도. 

농주 버스정류장에서 순천만 갈대군락지가 지척이다. 농주마을 뒷산을 따라가면 순천용산전망대로 가는 길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새해 해맞이 이후 이곳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 아쉬움을 더한다. AI 사태 추이를 살펴 가며 곡고산~앵무산~갈대숲 군락지 간 산행 계획을 짜면 된다. 이준영 선임기자 

 

▲ 용두재에서 농주마을로 하산하는 내리막길


▲ 능선에서 바라본 새난들과 대대들.


▲ 능선에서 바라본 새난들과 대대들.


▲ 앵무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생태공원


▲ 앵무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생태공원


▲ 육각정자에 뒤돌아본 앵무산과 곡고산


▲ 용전마을과 용전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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