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시리즈

[산&길] <622>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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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펀부산 조회554 작성일17-12-21 14:11
주소 : 대한민국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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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걷노라면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들을 만날 수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풍이 과메기를 포항의 명물로 만든다.
경북 포항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걸어본다. 여긴 한반도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로 불리는 곳이다.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동해면과 호미곶, 장기면까지 해안선이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쪽에 자리해 맨 먼저 해맞이를 하는 장소다. 기암절벽과 하얀 파도를 바라보며 무념의 하루를 보낼만하다. 저물녘엔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어 경탄을 자아낸다. 이번 길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중 2~4구간이다. 18.2km로 약 6시간 걸린다.
 
둘레길 2~4구간 18.2㎞ 거리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서 출발  
호미곶 해맞이광장이 종착점  

선바우 지나면 기이한 바위 행렬  
바다 위 해상 덱 '용의 춤' 떠올라  
저물녘에 만나는 석양도 압권 

■기암 괴석의 행렬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출발한다. 연오랑세오녀 전설은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온다. 동해 바닷가에 살던 연오랑세오녀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다는 얘기다. 이후 신라에서 해와 달이 사라지는 괴변이 발생했다. 이에 왕명을 받은 사자가 연오랑에게 명주 비단을 받아오자 다시 해와 달이 전과 같아졌다는 설화다. 이 공원은 올해 완공됐고, 일부 시설은 아직 공사 중이다. 

공원 내에는 바다를 향한 일월대가 있다. 제법 큰 규모의 정자다. 여기서 영일만을 응시하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바닥에 호미반도 둘레길 표시가 뚜렷하다. 조금 가다 바닷가 쪽으로 붙는다. 곧이어 차도로 연결되는 나무 덱이 나온다. 차도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산 쪽 이정표는 무시한다. 조그만 포구로 내려선다. 포항 명물인 과메기 덕장이 이채롭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통말이(통째로 말리는 방식) 건조법이다. 말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떨어져 요즘은 보기 힘든 풍경이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걸으면서 덤으로 얻은 행운이다.  

출발지를 떠나 40분 만에 선바우에 도착한다. 높이 6m가량의 우뚝 선 바위다. 이 주위 지명이 입암(立岩)인 것도 여기서 유래한다. 화산 활동에 따른 전형적인 지형으로 화산 열로 인한 백토(벤토나이트 성분)가 들어가 있는 바위다. 그 어느 때 벼락을 맞아 애초보다 크기가 작아졌단다. 여기서부터 기이한 바위 행렬이 이어진다. 폭포바위, 남근바위, 안중근 의사 손바닥바위, 여왕바위, 킹콩바위, 소원바위가 그것들이다. 한결같이 이름과 흡사한 모양이어서 놀랍다. 바위 행렬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둘레길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연이 빚은 걸작들이다.

■용틀임하는 해상 다리 

인간의 솜씨도 그에 못지않다. 바다 위에 놓인 해상 덱을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까마득한 거리까지 뻗어있는 형상이 마치 용이 춤을 추는 듯하다. 포항시가 둘레길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 위에서 세상사 시름을 포말에 실어 보낸다. 

그 심상은 바닷가 마을에 도착하면서 현실로 물든다. 산 아래 집들이 일렬로 들어선 이른바 열촌(列村)이다. 이 마을 끝은 흥환간이해수욕장. 멀리 토목 공사 현장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거기서 길이 흐트러진다. 하지만 마을 안 흥환보건진료소를 찾으면 미궁 속에 빠질 염려는 없다. 이 보건소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물론 해파랑길 등 여러 경로의 분기점이 되는 곳이다. 

보건소 앞을 지나 다리를 건넌다. 가람수산 간판이 마주 보인다. 여기까지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2구간. 다리 끝에서 왼쪽 차로로 방향을 잡는다. 오른쪽에 있는 흥환1리 마을회관을 지난다. 해안둘레길 안내 표시를 따라 갯마을과 바닷가로 이어지는 여정을 즐긴다. 이 구간에서도 재밌는 이름이 붙은 여러 바위를 감상할 수 있다. 이렇게 한참 가다 보면 산길을 만나게 된다. 해상 덱을 설치하지 못할 정도로 험한 지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위에 올라서면 내리막 끝에 있는 전망대가 보인다. 

그곳이 바로 구룡소다. 이곳은 용추, 용수리, 용치기미로도 불린다. 용 아홉 마리가 등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다. 높이가 40~50m, 둘레가 100여m에 이른다. 바닥이 평평한 곳에 깔린 여러 형상의 바위와 용이 살았다는 소(沼 )에 드나드는 맑은 바닷물이 그 신비감을 더한다. 용 아홉 마리가 승천할 때 뚫린 동굴 9개가 있고 그중에 도승이 수도한 굴도 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우제나 풍어제, 출어제를 지낸다. 

구룡소를 떠나 자갈밭을 지나 해안마을에 도착하면 길을 잡는 데 유의해야 한다. 그동안 해안 쪽으로 나 있던 길이 갑자기 산 쪽으로 꺾어진다. 대동배교회에서 우측 산길로 올라간다. 그간 여정에서 만나지 못했던 급한 오르막길이다. 소나무숲길로 불린다. 길이가 1.2㎞로 걷는 데 약 25분이 걸리는 이 산길은 지방도 제925호선의 위험 요소를 피하고자 조성된 코스다.  

■교석초에 비명 지르는 파도  

숨이 찰 즈음에 정상에 도착한다. 산길을 내려와 만나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오른쪽 다리를 건넌다. 그 길을 걷다가 옥바위 횟집이 보이는 곳에서 나무 덱으로 올라서야 한다. 곧장 나가면 길이 막힌다. 바닷가 쪽이 대동배3리 방파제다.
모아이상 바위
여기서 10분가량 가면 모아이상 바위가 발걸음을 잡는다. 옆에서 보면 영락없이 태평양 이스터섬에 있다는 그 얼굴이다. 먼 대양을 향한 그 무심한 표정을 흉내 내 본다. 바닷바람에 실려 올 소식을 기다리는 바위의 심정은 헤아릴 길이 없다. 직진하다가 오른쪽 멀리 큰 도로 굴다리가 보이는 곳에서 차도로 올라선다. 월포 서상만 시비가 바다 쪽에 서 있다. 바닷가는 교석초(矯石礁)라 불리는 검은 바위로 가득하다. 난바다에서 밀려오는 너울이 그 바위에 부딪혀 일어나는 흰 파도가 선명하다. 그 위로 하얀 갈매기 떼가 날으니 하얀 포말이 더 멀리 퍼지는 듯하다. 저 멀리 보이는 수중등대가 외롭다. 

경치에 빠져 걷다 보면 어느새 대보항이다. 곳곳에 대왕문어 통발이 쌓여있다. 구룡포수협 호미곶 위판장에선 문어 경매가 한창이다. 경매사 목소리가 안 들릴 거리에 서면 호미곶 해맞이광장이 눈앞이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호랑이 꼬리의 끝인 셈이다. 여정의 최종점이기도 하다. 
상생의 손 조각
이곳에서 부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를 연상케 하는 장소를 만난다. 바다 쪽으로 쭉 뻗어 있는 전망대이다. 그 끝자락은 투명 바닥이어서 바다 위를 걷는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한다. 찾는 이들이 수려한 바다 풍경을 맘껏 즐기도록 한 설계다. 바닷속 '상생의 손' 조각과 국립등대박물관이 그리는 풍경이 그림엽서 같다. 그곳에서 흐르는 낭만과 꿈이 겨울 추위를 잊게 한다.  

글·사진=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 호미반도 둘레길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호미반도 구글어스 지도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길] <622>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산행지도



[산&길] <622> 포항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길잡이


부산에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으로 가려면 포항버스터미널행 시외버스를 탄다.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1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소요시간 1시간 20분, 요금은 일반 8100원. 사상 서부버스터미널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 시간 1시간 40분, 요금 9200원이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0번 간선버스를 탄 후 약전정류장에서 청룡회관 정류장으로 가는 지선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간선 버스는 첫차 오전 5시 20분, 막차 오후 10시 45분이다. 배차 간격은 평일 66회. 지선은 첫차 오전 9시 10분, 막차 오후 10시 10분이나 배차 간격이 평일 3회에 불과하다. 청룡회관 정류장에서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까지 도보 거리는 약 500m.  

종착점인 호미곶 해맞이광장에서 부산으로 오려면 우선 지선버스를 탄다. 첫차는 오전 7시, 막차는 오후 7시 50분으로 평일 하루 14회 운행한다. 구룡포수협 정류장에서 포항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간선 200번 버스를 탄다. 이번 길은 대중교통이 쉽게 닿은 곳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원점 회귀가 아니어서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불편하다. 해맞이광장의 면민회관 정류장에서 출발점으로 가는 버스가 있으나, 운행이 하루 3회뿐이다.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택시비는 약 1만 5000원. 

호미곶 해맞이광장 근처에 있는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둘러볼 만하다. 자동차로 15분쯤 걸리는 곳에 있는 이 거리는 한때 동양 최대 어업전진기지였던 옛 구룡포의 흔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수탈에 나섰던 일본인들이 보석 같은 구룡포를 그냥 둘 리 만무했을 터. 일인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병원과 백화상점, 요리점, 여관 등이 들어선 이곳은 당시 지역 상권의 중심 역할을 했다. 포항시는 2011년 457m 거리에 있는 건물 28동을 보수해 이 거리를 조성했다. 이준영 선임기자

 

 

▲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 국립등대박물관


▲ 호미곶해맞이광장 새천년 기념관


▲ 호미곶 해맞이광장 전망대


▲ 대보항 문어통발


▲ 구룡포 수협 대왕문어 경매 모습


▲ 독수리 바위


▲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 소나무 숲길


▲ 과메기 건조 모습


▲ 선바우


▲ 해안가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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