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619> 고성 향로봉 서북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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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펀부산 조회963 작성일17-11-30 09:29본문
▲ 향로봉 직전 너럭바위 전망대에서 고성 앞바다를 바라본다. 산바람과 바닷바람이 사이좋게 불어온다. 저 멀리 사량도와 자란만, 상족암 공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인근 명산들도 마주 보인다.
걷는 내내 발에 밟히는 낙엽 소리
403봉 넘어서니 초겨울 바람
420봉 우회 임도에서 만나는
흰옷 입은 자작나무숲 장관
향로봉 아래 너럭바위 서니
고성·통영 바다 '한눈에' 탄성
■된비알로 시작되는 산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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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에 자리한 벌바위. |
된비알을 오르며 내쉬는 거친 숨은 들머리에서 15분가량 지속한다. 산행 시작부터 등산객을 놀라게 하는 건 이것뿐만이 아니다. 산길 자체가 사람의 통행이 빈번하지 않은 묵은 길이어서 산행의 긴장도를 높인다. 주변 지형을 잘 살펴 가면서 능선 중심을 잘 잡아야 길을 놓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은 산행 중반까지 이어진다. 잘 닦여진 등산길을 걷는 안락함이 그립다. 이 점이 향로봉 서북릉을 선택한 이유이니 불평을 하기도 어렵다.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에 온 신경을 모은다. 이 능선 길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봉우리마다 제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짐작된다. 봉우리 이름을 고도 숫자로 표기하는 방식에 그치고 있다. 등산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도착한 봉우리가 '403봉'. 1시간가량 걸리는 이곳에 도착해서야 능선길에 제대로 접어들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낀다. 산봉이지만 산림이 우거져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도 조망이 어렵다.
■이토록 많은 낙엽은 처음
403봉을 뒤로하고 나가는 산길이 평탄해 반갑다. 이 길을 30분가량 걸으며 알큰한 초겨울 바람을 느낀다. 황계복 산행 대장은 "잎이 떨어져 능선을 파악할 수 있는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산행이 어려운 길이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묵은 길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랬다. 잔뜩 쌓인 낙엽이 사람 왕래를 짐작하기 어렵게 한다. 부산일보 산행팀이 처음인지 아니면 바람에 다시 낙엽이 몰려들었는지 알 길이 없다. 낙엽 무더기를 헤치며 나가는 기분이다.
이 길을 다시 30분가량 걸으면 자그마한 봉우리를 만나게 되는데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서 떨어지듯 아래로 내려가 15분 정도 걷다 보면 435봉이 올려다보이는 지점에 도착한다. 거친 숨을 내쉬며 가파른 길을 올라가자 사방으로 탁 트인 바위가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 처음 맞는 조망. 정면으로 와룡산 자락인 민재봉과 하얀색의 새섬바위가 눈에 잡힌다. 그 옆으로 멀리 기차바위능선이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는 듯하다. 눈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면 경남 진주 시내 전경이 가맣다. 그 아득한 공간으로 하얀 가루가 점점이 날린다. 첫 전망대에서 첫눈을 만난다. 초겨울 들어 조금씩 내리는 풋눈이다. 그 눈을 보면서 눈을 왼편으로 돌리면 중간 목적지인 향로봉 정상의 정자가 어슴푸레 눈에 들어온다.
435봉에서 내려서 다시 30분가량 휘돌아 나가면 465봉에 이른다. 그곳에 누군가 '모정봉'이란 종이 팻말을 붙여놨다. 이 산봉우리 이름은 공식 명칭이 아니고 개인이 자의적으로 붙인 것이란다. 흩날리던 눈은 어느새 그쳤다. 동행한 김태영 여영산악회 회장은 "이제 아이젠을 반드시 휴대할 때"라고 강조했다. 평생 산을 찾은 산사나이의 체취가 물씬 나는 순간이다.
■온통 흰옷을 입은 숲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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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에서 내려가는 가파른 하산길. |
이제 묵은 길을 벗어났다. 사람의 흔적이 뚜렷하다. 10분가량 올라가면 다시 임도를 만난다. 축대가 산행을 막는다. 이전엔 산길이 뚜렷했으나 임도 확장을 하면서 없어진 모양이다. 정면 돌파의 심정으로 축대를 기듯 올라가야 옛 등산로를 만난다. 이 산비탈 끝은 향로봉 바로 아래 전망 좋은 너럭바위. 그 장면을 기대하며 흙길에서 바윗길로 이어지는 된비알을 힘든 줄 모르고 걷는다. 30분 후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을 맞이한다. 경남 고성과 통영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저 멀리 사량도가 우뚝 솟은 산처럼 다가서고, 자란만과 상족암 공원이 발아래에 정렬한다. 미륵산,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 각산도 물결치는 산맥 사이로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낸다. 향로봉 정상까지 이 장관이 수시로 나타나다 사라져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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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운흥사 대웅전. |
글·사진=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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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향로봉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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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향로봉 구글어스 지도 확대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산&길] <619> 고성 향로봉 서북릉 산행지도

[산&길] <619> 고성 향로봉 서북릉 길잡이
부산에서 계양마을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면 우선 사상 부산서부터미널(1577-8301)에서 삼천포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삼천포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 운행 횟수는 하루 22회 (06:00, 06:45, 07:30, 08:15, 09:05, 09:45, 10:30, 11:15, 12:00, 12:45, 13:30, 14:15, 14:55, 15:35, 16:15, 16:55, 17:35, 18:15, 19:00, 19:45, 20:30, 22:00). 소요시간 2시간, 요금 성인 1만100원.
다음으로 삼천포터미널에서 터미털 사거리를 거쳐 '스마일 마트, 북부농협정류장'까지 3분 정도 도보로 이동해 30번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계양마을 버스정류장까지 18개 정류장을 거치며 25분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향로봉에서 내려와 운흥사에서 삼천포터미널로 오려면 시내버스 30번을 이용한다. 운행은 하루 2회(9:20, 13:14)뿐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삼천포터미널(055-832-8202)에서 부산 사상으로 가는 막차는 오후 8시 30분에 있다.
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 자가용을 이용하는 데는 불편이 따른다. 운흥사에서 산행을 마무리한 뒤 택시를 타고 계양마을에서 차량을 회수하는 방법이 있다. 이동시간은 약 16분으로 요금은 7600원 정도.
삼천포터미널은 수산시장과 활어회센터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곳이 고향인 지인에게 맛집 안내를 부탁했더니 해물탕을 선뜻 권한다.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기에 어느 식당을 찾아도 실망하지 않으리라는 설명과 함께. 수산시장 근처의 해물탕 전문점을 찾았다. 해물탕 큰 것(5만 원)을 시켰다. 성인 4명이 먹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 낙지볶음(1만 2000원), 꽃게탕(1만 2000원)이 있다. 이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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