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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지역 산 | [산&산] <420> 영동 백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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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092 작성일13-09-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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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지나며 차창 밖을 흐르는 산줄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유난히 눈에 와 꽂히는 산들이 있다. 이름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저기를 한 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절로 이는 범상치 않은 산들이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쪽으로 달리다가 충북 황간나들목 근처를 지날 즈음 1시 방향으로 바라보면 독특한 산릉이 시선을 잡아끈다. 포효하는 맹수의 힘찬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굵직굵직한 산릉들이 다양한 굴곡을 이루며 겹겹으로 늘어섰고, 그 아래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가 묘한 대비감을 이룬다.

충북 영동과 경북 상주에 걸쳐 있는 이 산은 겨울철이면 눈 덮인 봉우리가 하얀 천을 씌운 것 같다고 하여 이름이 붙은 백화산(白華山·933.4m)이다. 경부고속도로 옆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이 산은 남한 땅의 중앙에 있어 전국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부산에서도 자동차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당일치기 산행이 가능하다.

포효하는 맹수의 힘찬 등줄기 같은 산릉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 묘한 대비
까마득한 벼랑길 사이 사람 지나간 흔적이
옥동서원·백옥정·세심석 등 명승지 많아
부산서 자동차로 3시간…당일 산행 가능


산의 날등에는 천길 바위 벼랑 위로 기암괴봉과 숲이 어우러진 암릉이 길게 이어져 있어 기막힌 조망과 함께 한고비 한고비 날카로운 바위를 타고 넘는 스릴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산기슭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곡은 그 경치가 유려해 옛날부터 선비들의 교학과 풍류처로 이름나 있다. 인근에는 옥동서원과 백옥정, 세심석, 명경대, 병풍바위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명승지도 많아 시간이 허락되면 둘러볼 만하다.

구체적인 등로는 반야교를 출발해 능선~주행봉~부들재를 거쳐 주봉 격인 한성봉에 오른 뒤 계곡과 쉼터정자를 지나 반야교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방식이다. 총 산행거리 9.4㎞에 이동시간 4시간 30분, 휴식까지 포함하면 6시간 30분쯤 잡으면 된다. 된비알이 많고 험한 암릉지대를 꽤 많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이동거리에 비해 시간이 다소 걸린다.

기점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의 천년고찰 반야사 인근의 반야교다. 등산 안내도 앞에서 길은 양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산림욕장과 855봉을 지나 주행봉에 오르는 길인데, 거리도 길 뿐더러 암릉과 급경사면을 치고 올라가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능선을 곧바로 타는 우측 등로를 택한다. 다리 건너 우측 간이 화장실 맞은편에서 등로가 열린다.

침목 계단을 따라 올라서면 잣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15분 뒤 첫 번째 이정표를 지나면 똬리를 튼 뱀처럼 구불구불 잔돌이 깔린 흙사면길이 시작된다. 길은 오를수록 경사가 되바라진다. 급경사면에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어김없이 침목을 깔아놓았다. 30분 뒤 네 번째 침목 계단을 지나 두 번째 이정표에 이르면 길이 좀 평탄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된비알이다. 팍팍해지는 다리를 주무르며 다시 비탈과 30분여 씨름하면 그간의 노고를 다독이듯 동사면 쪽으로 돌출해 있는 조망바위가 기다린다. 까마득하게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애롭게 감싸듯 석천이 흐른다.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는 석천이 S자로 크게 휘돌아 만들어진 땅에 반야사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다. 석천은 민주지산의 송천과 합류해 금강의 상류를 이룬다. 
멀리서 보면 무성한 숲이지만 그 속에는 칼날처럼 모진 바위들이 어김없이 길을 막아선다. 우측으로 어스름하게 보이는 산이 백화산의 주봉인 한성봉이다.
한고비 넘겼나 싶었더니 워밍업에 불과했다. 모로 세워야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홈통바위를 지나고 로프에 의지해 직벽 같은 바위를 타고 넘었더니 다시 가풀막이다. 전날 내린 비 때문에 땅이 질고 미끄러워서 한층 힘이 든다. 750m 고지로 올라서면 숲이 갈라지고 하늘이 열린다. 다시 한 차례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무덤이 하나 자리 잡은 아늑한 능선 위 둔덕에 다다르는데, 여기가 바로 주행봉(舟行峰·874m)이다. 추풍령에서 황간으로 내려가며 올려다보면 마치 수십 개의 돛을 활짝 편 거대한 범선이 하늘을 떠다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이름 붙여졌다. 북동쪽으로 백화산의 주봉격인 한성봉을 바라보니 날카로운 겹겹의 기암괴봉들이 마치 삼각파도처럼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발아래 석천은 물론 유난히 뾰족한 지장봉과 멀리 황악산, 민주지산, 덕유산 등이 조망된다. 
주행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10m쯤 내려서면 길이 양 갈래로 나뉜다. 우측 길은 반야교로 곧장 내려가는 지능선길이다. 한성봉은 왼쪽 길이다. 주행봉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암릉 산행 구간이다. 바다를 향해 남동쪽으로 흐르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줄기 흐름과는 달리 동쪽의 한성봉과 서쪽의 주행봉으로 이루어진 이 줄기는 북동에서 남서로 뻗어 있어 '백화산맥'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산맥으로 대접받는다.

양편으로 깎아지른 벼랑이 펼쳐지는 바위등성이가 시작된다. 멀리서 보면 무성한 숲이지만 막상 그 속에는 칼날처럼 모진 바위들이 빽빽이 길을 막아선다. 막아서는 바위를 타넘고 클라이밍 다운해서 어찌어찌 내려섰나 싶으면 또다시 앙칼진 바위가 기다린다. 과연 지나갈 수 있을가 하는 의문이 드는 까마득한 벼랑길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바위 사이로 위태롭게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다. 밀고 당기고, 몸을 접고, 매달리고, 구겨 넣으며 암릉을 통과한다. 발 디딜 곳, 손으로 부여잡을 틈바구니를 재차 확인해보고 나아가야 한다. 왼쪽은 깎아지른 낭떠러지여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고비 넘으면 또 다른 고비다. '과연 네가 얼마나 넘어갈 수 있나 보자'고 겁박이라도 하는 듯 암봉의 바다는 겹겹의 파도가 되어 덤벼든다. 힘은 들고, 걸음은 지체되지만, 스릴과 성취감은 그만이다. 기막힌 조망과 재미를 주는 암릉길은 주행봉 정상 지나 755봉 직전까지 2㎞에 걸쳐 오름내림이 계속된다. 간혹 암릉 남사면으로 우회하기도 하지만 거의가 암릉 등날 바로 위를 지난다. 암릉 자체의 기복은 그리 심하지 않으므로 북쪽 급사면으로 실족하지 않도록 주의만 하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수준이다.

755봉에 이르면 암릉은 끝나고, 길은 급경사로 내리닫기 시작한다. 25분 뒤 안부인 부들재로 내려서면 네 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정산저수지 길, 우측은 반야교로 이어지는 계곡 길이다. 지치고, 시간이 촉박한 상태라면 우측 길로 하산을 권한다.

부들재에서 한성봉까지는 꼬박 1시간 이상 걸리는 숨찬 오르막이다. 750m 고지에 올라서면 다시 험한 암릉 구간이 이어진다. 힘에 다소 부친다면 중간에 우측으로 빠지는 암릉 우회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백화산의 주봉인 한성봉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 상에 있다. 충북 영동군과 경북 상주시에서 경쟁하듯 정상석을 세워놓았는데, 먼저 세워진 영동군 빗돌에는 '포성봉(捕城峯)', 상주시 빗돌에는 '한성봉(漢城峰)'으로 표기돼 있다. 한성봉에서 동쪽으로 1㎞쯤 더 가면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이자, 고려 때 몽골 침입군을 격파한 '금돌산성'이 있다. 큰 성이 있던 곳이라 하여 예부터 한성봉으로 불리던 것을, 일제가 우리 국운을 꺾을 요량으로 정상 아래 금돌성을 포획한다는 의미에서 포성봉으로 고쳐 불렸다고 한다. 2007년 한성봉은 다시 제 이름을 찾았다.

반야교 방면으로 하산한다. 10분 뒤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에 이르는데 하산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직진하면 능선길을 타고 편백 숲으로 들어간다. 우측길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어느 곳을 택하든 반야교에 이를 수 있다. 아직 여름 더위가 가시지 않아 계곡길을 택했다. 가뭄 탓에 기대한 만큼 계류가 시원치는 않다. 하류쪽으로 내려갈수록 제법 물이 세차게 흐르는데, 쉼터 정자 옆 유량이 풍부한 계곡은 여러 명이 동시에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한성봉에서 반야교까지 2시간.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영동 백화산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영동 백화산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20> 영동 백화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원점회귀 코스인데다, 이동 거리와 산행 시간을 고려하면 자가용을 타고 가거나 가이드 산악회의 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대구부산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어 타고 가다 추풍령 지나 황간나들목을 빠져나온다. 이어 마주치는 황간삼거리에서 김천·황간 방면으로 우회전해 4번 국도로 갈아탄다. 옥포삼거리를 지나 황간교삼거리에서 상주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황간교를 건너면 49번 지방도를 타고 상주 이정표를 따라간다. 10분 뒤 우매삼거리에 이르면 반야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 뒤 석천을 왼쪽에 끼고 4분쯤 더 달리면 반야사 들어가기 전 기점인 반야교가 보인다. 부산에서 2시간 50분쯤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기차를 타고 황간역에서 내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편리하지만 황간역에 정차하는 부산발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4차례밖에 운행하지 않아 시간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 부산역에서 오전에는 5시 5분과 8시 42분에 출발하는데, 산행 시간을 고려하면 첫차를 타야 한다. 2시간 50분 걸리고, 요금은 1만 3천400원이다. 문의 1544-7788. 황간역에서는 택시를 타고 반야교까지 이동해야 한다. 인근의 황간공용버스터미널(043-742-4015)에서 반야사 가는 버스가 오전 7시 40분, 오후 4시 25분 두 차례 운행되는데, 기차 시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용이 어렵다. 택시로 20분쯤 걸리고, 요금은 1만 원 안팎으로 나온다. 황간역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1시 51분, 4시, 9시 4분에 출발한다.

■먹을거리

반야사 입구에는 검은콩과 견과류, 검은깨를 넣어서 만든 흑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숲속식당(043-742-8118)'이 있다. 묵은 김치를 곁들인 손두부와 목을 타고 훌훌 넘어가는 묵밥은 별미다. 황간역 앞에 자리한 '대가복궁(043-742-4036)'에 가면 황간을 대표하는 음식인 생선국수와 '올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다슬기를 넣고 끓인 해장국과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박태우 기자


[산&산] <420> 영동 백화산 산행지도





▲ 기점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의 천년고찰 반야사 인근의 반야교다. 등산 안내도 앞에서 길은 양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산림욕장과 855봉을 지나 주행봉에 오르는 길인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능선을 곧바로 타는 우측 등로를 택한다.


▲ 반야교 건너 등산안내도 우측 간이 화장실 맞은편에서 등로가 열린다.


▲ 급경사면에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어김 없이 침목을 깔아놨다.


▲ 초반구간에는 잣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동쪽 전망. 까마득하게 솟은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애롭게 감싸 듯 석천이 유유히 흐른다.


▲ 모로 세워야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홈통 바위를 지나고 로프에 의지해 직벽 같은 바위를 타넘는다.


▲ 백화산은 남한땅의 중앙에 있고, 경부고속도로변에 있어 전국의 산꾼들이 찾아온다.


▲ 주행봉에서 북동쪽으로 백화산의 주봉격인 한성봉을 바라보면 날카로운 겹겹의 기암괴봉들이 마치 삼각파도처럼 세차게 몰아친다.


▲ 주행봉에서는 발 아래 석천은 물론 유난히 뾰족한 지장봉과 멀리 황악산, 민주지산, 덕유산 등이 조망된다.


▲ 주행봉에서 한성봉에 이르는 바위 능선 왼편으로 뉴스프링빌 컨트리클럽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 멀리서보면 무성한 숲이지만 그 속에는 칼날처럼 모진 바위들이 어김 없이 길을 막아선다. 우측으로 어스름하게 보이는 산이 백화산의 주봉인 한성봉이다.


▲ 주행봉에서 한성봉 이르는 암릉구간은 포효하는 맹수의 힘찬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굵직굵직한 산릉들이 다양한 굴곡을 이루며 겹겹으로 늘어서 기막힌 조망미와 함께 암릉산행의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 밀고 당기고, 몸을 접고, 매달리고, 구겨 넣으며 암릉을 통과한다. 발 디딜 곳, 손으로 부여잡을 틈바구니를 재차 확인해보고 나아가야 한다.


▲ 기막힌 조망과 재미를 주는 암릉길은 주행봉 정상 지나 755봉 직전까지 2㎞에 걸쳐 오름내림이 계속된다.


▲ 안부인 부들재로 내려서면 네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정산저수지 길, 우측은 반야교로 이어지는 계곡 길이다. 지치고, 시간이 촉박한 상태라면 우측 길로 하산을 권한다.


▲ 부들재에서 한성봉까지는 꼬박 1시간 이상 걸리는 숨찬 오르막이다. 750m 고지에 올라서면 다시 험한 암릉 구간이 이어진다.


▲ 직벽같은 바위를 타넘는데 힘에 부친다면 중간에 우측으로 빠지는 암릉 우회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 정상인 한성봉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 상에 있다. 충북 영동군과 경북 상주시에서 경쟁하듯 정상석을 세워놨는데, 먼저 세워진 영동군 빗돌에는 '포성봉', 상주시 빗돌에는 '한성봉'으로 표기돼 있다.


▲ 하산로는 능선과 계곡길 두 갈래로 나뉜다. 가뭄 탓에 기대한 만큼 계류가 시원치는 않았다.


▲ 하류쪽으로 내려갈 수록 제법 물이 세차게 흐른다.


▲ 쉼터 정자 옆 유량이 풍부한 계곡은 여러 명이 동시에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 피서지로 이름난 계곡을 지나면 곧 종점인 반야교다.



2013-09-05 [08:09:35] | 수정시간: 2013-09-05 [09:40:55] |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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