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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지역 산 | [산&산] <240> 섬진강·남해 품은 '지리산정맥' 하동 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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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353 작성일13-09-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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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산 정상에 오른 산꾼이 지리산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하동 옥산은 천왕봉~노고단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옛날 옛적 옥황상제가 명령했다. "남도의 명산은 아무 날 아무 시까지 지리산으로 모이시오." 진주 근방에서 우쭐하던 옥산은 '지리산 프로젝트'에 합류하고자 뚜벅뚜벅 걸어갔다. 옥종에 이르렀을 쯤 마침 통샘에 물길러 가던 청수마을 뺨이 발그레한 처녀가 "어 저기 산이 걸어가네" 했다. 처녀 말에 움찔한 옥산은 그만 그자리에 얼어붙어 지리산에 가지 못하고 옥종면의 진산이 되었다. 하동군 옥종면과 북천면 일대에 걸쳐 있는 옥산(614m)은 지리산의 일원답게 우람한 기세와 푸근한 산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옥산 정상에 서니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제석봉이 옆에 섰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니 잘록한 곳이 장터목이고 고개를 드니 촛대봉이 보인다. 세석 넓은 고원과 영신봉을 쳐다보니 낙남의 산줄기가 눈 앞으로 밀려온다. 칠선봉 건너 벽소령이고, 그 아래 연하천이리라. 토끼봉 왼편 반야봉은 구름에 가렸다. 빼족 나온 곳이 삼도봉인가? 노고단은 살짝 숨어 대간은 북으로 치닫는다. 시선을 왼쪽으로 더 돌리니 섬진강 너머 광양 백운산이 우뚝하다. 남으로 보면 하동 금오산이 남해 바다에 우뚝 솟았고, 동쪽은 너른 옥종 대평 평야지대를 지나 황매산이 가물거린다.

옥산은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조망이 탁월한 것이 큰 매력이다. 오랜 산행 경험이 있는 홍성혁 산행대장도 "삼신봉 삼정산 삼봉산 등 지리산 조망이 좋다는 곳은 다 가 봤지만 옥산 만큼 뛰어난 조망을 보여준 곳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옥산 산행의 시작은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청수마을이다. 옥종 방면으로 더 가서 양구리 옥종주유소나 배토재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청수마을 노인정에서 마을 안길을 통해 통샘을 지나 7분쯤 가면 뒤뜰마을이 나온다. 뒤뜰마을에서 밤나무들 사이로 난 농로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오름길이다. 이제 막 산행을 시작했는데 옥산 이정표는 오히려 뒤뜰마을을 쳐다보고 있다. 오름길 농로를 10분쯤 가면 잘 정돈된 무덤 한 쌍이 나오고 이제 산길이다.

길은 외길이다. 제법 정자 기둥으로 쓸 만한 잘자란 육송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발길에 닿는 것은 떨어져 포슬포슬한 고운 솔잎.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겨울비가 제법 많이 내렸음에도 질척거림이 없다. 빨간 황토가 체중을 실린 무게를 부드럽게 받아준다. 산꾼들은 이런 길을 참 고마운 길이라 한다. 이런 길을 네댓 시간 걷고 나면 몸이 많이 부드러워질 것이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지 20여분이 지났을까. 문득 뒤를 돌아보니 그새 온 들판이 훤하다. 들판에 비닐하우스들이 빼곡해 눈이라도 내린 것 같다. 대부분이 겨울딸기 하우스. 덕천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옥종딸기는 풍부한 영양과 당도가 높고 향기도 좋아 신선한 맛으로 일본에 수출된다. 어른 키 갑절 정도 큰 떡갈나무가 잎을 그대로 지닌 채 겨울을 지나고 있었다. 떡갈나무는 바람이 불어야 줄기에 붙은 떨겨가 떨어져 잎을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데 온 가지에 잎이 가득한 걸 보니 이쪽은 큰 바람이 닿지 않나보다. 추워진다는 일기예보를 원망하며 겉옷을 벗었다.

9부 능선에 올라섰다. 시계를 보니 1시간 정도가 지났다. 작은 돌무더기가 있다. 뒤로는 옥산 주봉이 산불감시초소를 품고 우뚝하다. 발 아래에 작은 노간주나무가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생긴 노간주나무는 겨울에도 푸르다. 정상을 오르는 사면에 다달으니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등산로는 잘 정비돼 있었다. 일부 구간만 빼고.

드디어 정상이다.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이 맑아서인지 지리산 주능선이 뚜렷하다. 산불 감시 나온 분께 청수마을 사시냐고 물으니 어떻게 청수를 아냐고 깜짝 놀란다. 지형도나 행정구역으로는 정수리이기 때문이다. 정상석이 우람하다. '옥산봉'이라고 썼고 '지리산정맥'이라고 새겨 놓았다.

2007년 옥산면민들이 세웠다. 옥산 정상은 지리산에서 이어진 낙남정맥에서 살짝 비켜 있긴 하지만, 정맥상에 있는 천왕봉(602m)이 다 옥산이라고 보면 된다. 노고단을 노고산으로 따로 부르지 않듯이.

돌이 많아 돌고지재라 불리는 오름길 정맥에 솟은 산이 546봉. 이 봉우리에서 한 줄기가 하동 금오산으로 간다. 산경표에서도 삼신봉과 황치를 거쳐 온 마루금이 옥산에서 갈라진다고 되어 있다. 이 산줄기는 낙동강 섬진강 수계를 가르며 황치에서 계명산 이명산으로 맥을 잇고, 하나가 하동 금오산에서 마지막 솟구치다가 남해대교 앞 바다로 잦아든다. 최근 이 지맥을 종주하는 지역 산꾼들이 부쩍 늘고 있단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10분 쯤 안부에 헬기장이 있다. 이 곳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수정암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 있다.

임도를 걷지만 싫지는 않다. 주변 나무들이 빽빽했다. 7분 쯤 걸으니 567봉을 거쳐 천왕봉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는 백토재(배토재)를 가리키고 있다. 이 길을 통해 활공장이 있는 천왕봉를 가면 하산할 때 되돌아와야 하기에 돌고지재 쪽으로 난 임도를 택했다.

임도 주변에는 잘 생긴 층층나무가 많다. 층층나무는 가지가 마주나며 층을 지어 화려한 관 모양을 하고 있다. 임도를 10분 더 걸으니 길이 훤해지며 정맥과 만난다. 등산로는 잘 정비돼 천왕봉까지 시원하게 이발을 했다. 오래된 활공장 표지판이 있는 천왕봉엔 낙남정맥의 줄기가 선명하다.

천왕봉에서 출발하여 2봉(567m)과 3봉(505m)을 지나고 청수마을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쉬엄쉬엄 한 시간 걸렸다. 청수까지 남은 거리는 1.2㎞. 정맥을 계속 걸으면 배토재까지는 1.5㎞이다. 청수마을로 내려섰다. 길은 끊어질 듯 이어졌다. 벌목 후 나무를 제대로 정비해놓지 않아 길이 헷갈리는 곳이 있었다.

30분 후 산 아래에 도착했다. 고목이 우람한 청수마을 노인정까지 와서 빨래하는 할머니에게 묻는다. "할머니 이 나무 이름이 뭡니까." "칭칭이나무." "예?" "칭칭나무!" 아 옥산 임도구간에서 본 층층나무였구나. 해방 직후 정연상(74) 이장님의 동생과 정상에서 산불 지키는 강재복(67) 할아버지 등이 마을소년단 활동을 하면서 심은 나무란다. 산행시간은 4시간20분. 걸은 거리는 8.7㎞.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산&산] <240> 하동 옥산 산행지도


[산&산] <240> 하동 옥산 가는길 먹을곳

하동 옥산으로 가려면 부산에서 진주로 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진주까지는 버스도 많고 교통이 편리해 사상 서부터미널(051-322-8303)에서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8~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1시간30분 소요. 요금은 7천원.

노포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 동래 시외버스정류장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심야버스(22:00 23:00 24:00 요금 8천500원)도 하루 3차례 다닌다.

진주에서 산행 들머리인 하동 옥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진주시외버스터미널(ARS 055-741-6039)에서 옥종행 시외버스(6:50 7:50 9:20 10:30 11:30 12:40 13:50 15:00 16:20 17:00 18:40 20:00 20:30)를 타고 가다 청수에서 하차한다. 요금은 3천500원.

1시간5분 소요. 산행을 마친 후 옥종 시외버스터미널(055-883-4027)에서 진주로 나오는 시외버스(6:30 7:15 8:50 10:40 12:30 13:20 14:45 16:00 16:50 18:50 20:00)는 하루 11차례 운행한다. 진주에서 부산은 오전 5시50분부터 오후 9시1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부산행 심야버스(22:00 23:00 24:00 문의 055-741-3637)도 세 차례 운행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나 곤양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우회전 해서 58번 지방도를 타고 곧장 가서 곤명면을 지나 삼거리에서 2번 국도를 만나면 좌회전 한다. 북천면으로 가는 길 곳곳에 지리산 이정표가 보이고 1005번 단성 옥종 이정표를 따라가면 배토재를 지나 청수 마을에 다다른다. 청수마을 노인정 앞에 승용차 서너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청수마을 인근에 옥종불소유황온천(입욕료 4천500원)이 있어 산행 후 피로를 풀기에 좋다. 온천단지에 있는 산촌식당(055-882-2655)에선 주인이 직접 우리콩으로 갈아 만든 순두부백반(6천원)을 내놓는다. 이재희 기자

2010-01-28 [15:49:00] | 수정시간: 2010-02-03 [07:30:30] | 28면





▲ 하동군 옥종면 청수마을 초입. 옥산 원점회귀 산행의 들머리자 날머리이다. 멀리 옥산이 보인다.


▲ 청수마을에 있는 통샘. 물맛이 좋고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아 지금도 식수로 쓰인다.


▲ 청수마을을 지나 뒷뜰마을로 가는 길. 오른쪽 빨간 문 옆 골목이 등산로 입구이다.


▲ 등산로 주변에 망개열매(청미래 열매)가 빨갛다. 망개열매는 사람이 먹을 수 있지만, 실속은 별로 없다.


▲ 정상을 눈앞에 두고 9할을 올라섰다. 돌탑이 되기 직전의 돌무더기. 뒷편 산불감시탑이 보이는 봉우리가 옥산 정상이다.


▲ 옥종면민들이 마음을 모아 세운 정상석. 지리산정맥이란 글귀가 힘차다.


▲ 정상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가기위해 안부에 내려서니 헬기장이 있다.


▲ 헬기장부터는 임도와 걷는다. 임도를 10여분 걷다보면 계곡으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있다.


▲ 임도를 따라 계속 걷다보면 왼편으로 567봉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있다. 오늘은 임도를 계속 걷는다.


▲ 산행길에 만난 층층나무. 가지가 층층이 맺힌다고 해서 층층나무다. 온팔을 벌려 하늘을 안고 섰다.


▲ 북사면을 한 20분 걸었을까. 앞이 훤해지고 안부가 드러나며 낙남정맥을 만났다. 잘 정비된 등로를 따르면 천왕봉이다.


▲ 진주 패러글라이딩클럽의 활공장으로도 쓰이는 천왕봉. 주변 조망은 옥산 정상과 같다.


▲ 낙남정맥이 김해 신어산으로 힘차게 뻗어나간다. 한눈에 보기에도 왼편과 오른편의 식생이 다르다.왼쪽이 북사면.오른쪽은 남해 방향.


▲ 옥산에서 567봉으로 바로 오르면 이 이정표를 만난다. 길은 정맥을 따라 배토재로 이어진다.


▲ 예쁘게 쌓은 미니 돌탑을 다섯 개 째 만나면 청수마을로 내려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 정맥을 벗어나 청수마을로 내려서는 산행길은 벌목후 정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 메마른 물길을 따라 마늘밭을 지나면 잘 조성된 무덤이 있는 넓은 곳으로 나온다. 사실상 산행이 끝나는 곳이다. 앞에 보이는 곳이 청수마을.


▲ 하산후 왼편으로 보이는 옥산 연봉들. 청수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 청수마을 큰 부잣집의 돌담. 담장의 길이와 높이로 위세를 가늠할 수 있다.


▲ 메밀을 손질하던 동네 아주머니가 "동네 참 좋은데 사시네요" 하고 물으니 활짝 웃으신다.


▲ 청수 마을 입구에 한학자 정연구 선생이 쓰고 세운 고향사랑비 '천추옥산록 만세청수인-오랜세월 옥산에 사니 만세토록 청수사람이어라' 라는 글귀다.


총 1건 / 최대 200자

아주머니 환하게 웃는모습이 소박하네요 시골의 정이 느껴지는 자료입니다
아직도 식수로 사용하는 우물 한모금 하고 싶네요 좋은자료 잘 봤습니다 ^^*

커피향기님의 댓글

커피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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