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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 수많은 콘텐츠 간직했지만 주변 지역과 단절된 '시민 쉼터' 금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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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046 작성일13-08-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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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삼돌이' 보려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금강공원에 간 소년이 있었다. 무진장 줄은 길었지만, 동물원, 식물원에 신기한 놀이 기구까지 가득한 그곳은 천국 그 자체. 무서운 마음 꾹 누르고 케이블카(로프웨이)에 올라 서니 온 세상이 발 아래 있었다.

'금강공원' 한 마디에 이처럼 아련한 장면들이 줄줄이 떠오른다면, 꽤 나이를 먹은 부산시민임에 틀림이 없다. 나무 그늘에 앉아 온 가족이 놀던, 부산의 대표 쉼터가 금강공원이었던 것이다.

최근 그곳에 가 보신 적이 있으신지. 지난 8일과 15일 확인한 금강공원은 그저 그런 동네 체육공원 수준이었다. 문만 열어 놓아도 사람이 들끓던 시대는 사진첩 속의 일이었다. 부산시가 '드림랜드'를 만들겠다며 대대적인 공원 재정비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산일보와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은행이 공동 주최하는 '공원아, 놀자! 달팽이 도시공원 문화 탐사단'이 금강공원 부활의 신호탄 찾기에 나섰다.


임진동래의총·이주홍 문학비 등
뜻깊은 부산 역사 곳곳 산재
부산시 '드림랜드' 재정비 사업
시설물 위주 계획 그쳐 한계
시민 참여해 문화 자산 활용하는
공원 되살리기 전략 마련해야

■100분의 1로 줄다

토요일 오후. 동래구 온천장에서 금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금강공원로. 망미루 주변에 아름드리 소나무와 식당들이 줄을 섰지만, 거리에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말 말아요. 사람이 100분의 1로 줄었어요. 옛날에는 노점상 100명이 앉아도 거뜬히 먹고 살았어." 22년째 건강식품 가게를 한다는 어르신(84)의 넋두리가 끝이 없다.

난데없이 드넓은 도로가 나타났다. 우장춘로다. 신호등을 건너 금강공원을 가리키는 작은 표지판을 따라 가자, 도로를 따라 생긴 높은 옹벽 너머로 금강공원 정문이 보인다. 접근성부터 아주 나빴다.

탐사단이 둘러본 금강공원은 차라리 야외 박물관이었다. 동래읍성에서 강제로 옮겨진 독진대아문 등 문화재와 임진왜란 동래읍성 전투 희생자를 모신 임진동래의총, 그리고 동래야류, 동래학춤 등을 이어 가는 부산민속예술관, 송촌 지석영비, 이주홍문학비에 금정사 등 사찰 세 곳까지 수많은 역사·문화 콘텐츠가 흩어져 있었다. 일본인들이 금강공원을 조성한 기록을 남긴 바위와 13층 석탑 등 일제의 잔재도 곳곳에 남아 있었다.

그런데 공원 풍경은 주말인데도 어르신들이 누워 쉬거나, 주민들이 운동하며 숲 속을 산책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시설공단이 토끼와 개 등 동물 우리를 조그맣게 조성해 놓았는데, 아이들이 그저 신기하다고 바라보는 모습이 참 서글펐다. 동물원 한 곳 없는 도시 부산이어서다.

부산시가 다른 관광지처럼 금강공원에도 문화관광해설사를 투입하고 있었지만, 뭔가 더 필요해 보였다. 공원을 가꾼다며 곳곳에 각종 초화류를 심고 연못가에 나무 덱을 만들어 놓았는데, 오히려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공원 숲 속에 큰 콘크리트 구조물 세 개가 눈에 들어왔다. 관리인에게 물었더니, "화장실 물을 대는 물탱크"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공원의 물이 다 어딜 갔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문화소통단체 '숨' 차재근 대표는 "단절된 주변 지역을 어떻게든 살려 공원과 연계하고, 공원의 문화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작업을 당장 진행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민 끌어들일 프로그램 실종

공원 안 금어사에선 놀랍게도 고란초를 여럿 발견했다. 주지 월강 스님은 "여기가 동래 차밭골에 해당하는데, 서식 환경이 맞아서인지 약수터 옆 바위 아래에 희귀한 고란초가 산다"고 말했다. 탐사단과 동행한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 김맹기 소장은 "고란초는 금정산 꼭대기에서 딱 한번 본 적이 있다. 정말 귀한 것인데,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탐사에서 특강을 한 부산대 조경학과 김동필 교수는 "샛길이 너무 많아 간섭이 심하고, 소나무 생육 상태가 뿌리가 드러날 정도로 나쁘다. 자연휴식년제가 필요하다. 차라리 금강공원을 부산시립자연공원으로 특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강공원에는 주민이 참여하는 모임이 있기는 할까? 문화관광해설사 손수호 씨는 "금정산 관련 단체는 있지만 금강공원만을 위한 모임이나 단체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금강공원은 왜 이토록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 했을까. 공원의 걸림돌을 요약하자면, 국·시유지 69%와 사유지 31%인 복잡한 소유 관계와 우장춘로, 동물원, 식물원 등 공원을 단절하는 민간 시설, 그리고 동래구 온천동과 금정구 장전동에 걸치는 지자체 사이의 무언의 경쟁으로 인해 주민의 힘이 결집되지 않는 부작용 정도로 보였다.

부산시는 시 예산 1천 106억 원과 민간자본 785억 원 등 1천 891억 원을 쏟아부어 '드림랜드' 재정비 사업을 2017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한다. 사업의 핵심은 동물원 자리에 소유주가 '어린이 직업체험관'을 만들고, 민속예술관을 리모델링하며, 시 소방본부가 시민안전체험관을 짓고, 낡은 놀이시설은 모두 뜯어내고 첨단놀이시설을 다시 짓겠다는 것이다. 시설물 위주의 계획이지, 시민이 참여해 공원 문화를 활성화하거나, 주변 지역과 연계해 공원을 되살리는 전략에는 관심이 없었다.

동명대 김교정 교수 등 추진단원들은 "서울 드림랜드가 결국 '북서울 꿈의숲'으로 바뀐 것처럼, 시설 위주의 공원 문화는 대답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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