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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 [산&산] <203> 산청 웅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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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4,170 작성일13-08-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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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석봉은 지리산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조망처다. 웅석봉 정상에 만개한 진달래 사이로 드러나는 지리산 자락의 모습이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봄산행은 역시 꽃 산행이다.

양털을 물들인 듯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꽃의 향연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좋으련만…. 화려한 잔치는 늘 아쉬움 속에 빨리 끝나 버린다.

꽃을 찾아 북쪽으로 위도를 끝없이 높여 보지만 애써 시간을 내더라도 당일치기 산행 정도밖에 할 수 없는 주말 등산객들에게는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곰바위봉' 정상 오르면 천왕봉 등 한눈에 조망
맑은 물 폭포 '선녀탕' 겨울엔 빙벽 등반 명소


아직도 꽃이 만개하기에 이른 장소는 어디 없을까? 꽃이 활짝 핀 절정의 모습을 더 찾기 위해 위도를 높이던 등산객들은 어느 순간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해발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0.6도씩 낮아지는 온도를 감안한다면 높은 산 위에는 아직 초봄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

곰이 떨어져 죽었을 만큼 산세가 녹록잖다? 곰바위봉이라고 불린다는 경남 산청의 웅석봉(해발 1,099m)에 대한 정보 가운데 이 같은 정보가 눈에 띈다. 곰처럼 생겨 웅석봉이라는 설도 있지만 아무래도 곰 추락설에 비하면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덜하다. 그 정도 산세라면 고도를 높여 꽃을 찾을 만하다는 생각에 당장 배낭을 꾸려 출발했다.

웅석봉은 지리산 동쪽 자락에 자리잡은 산으로서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자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조망처다. 백두대간을 북에서 남으로 타고 내려올 경우 이전에는 지리산에서 종주를 마쳤으나 웅석봉을 넘어 경호강까지 이르러야 종주를 마치는 것이라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쪽에서부터 탈 경우에도 천왕봉을 시발점으로 하던 산꾼들이 최근에는 청계에서 출발, 웅석봉을 타는 것으로 종주를 시작하고 있다. 그만큼 웅석봉은 백두대간 종주의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로서 손색이 없는 지리산 조망을 제공한다.

웅석봉을 오르는 길은 여럿 있으나 산행팀은 곰 추락설에 어울리는 산행 코스를 잡았다. 내리저수지~지곡사~선녀탕~왕재~웅석봉~900봉~암릉~내리저수지 코스. 휴식 포함해 5시간가량 걸린다. 웅석봉은 주능선에 봉우리들이 몇 개 자리를 잡고 있으나 주능선까지 오르내리는 산행길이 확실한 느낌을 주는 홑산에 가깝다.

산행 들머리인 내리저수지에서는 지곡사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석부터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 오른쪽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왼쪽으로 펼쳐지는 산세가 만만치 않은 등산길을 예고한다. 8분 뒤 지곡사를 지나고 다시 10분 뒤 임도 앞으로 계곡이 보이는 지점에서 이정표를 참조하며 오른쪽으로 산길을 올라간다.

5분 만에 왼쪽에 조그만 폭포가 보인다. 선녀탕(폭포)이다. 선녀들이 목욕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맑고 깨끗한 물은 그냥 마셔도 좋을 듯하다. 이곳은 겨울이면 인근 산꾼들이 자주 찾는 빙벽 등반 명소.

선녀탕 옆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면 이후 등산은 계곡 오른쪽 된비알을 따라 이뤄진다. 15분가량 계곡 바로 옆을 타고 오르다 산길이 오른쪽 바위 방향으로 꺾어지면 계곡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진다. 잠시 후 또 다른 나무계단과 큰 바위에 쳐 놓은 안전시설을 지나 5분 정도 더 오르면 길은 다시 계곡으로 가까워지면서 두 번째 폭포가 나타난다. 폭폭 위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 계곡 왼쪽 산길을 타고 오른다.

계속 이어지는 너덜겅은 산이 태초에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이 이러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면서 초보 등산객들을 질리게 한다. 12분 뒤 또다른 나무 다리가 계곡 위에 놓여 있다. 계곡을 건너 다시 왼쪽으로 계곡을 끼고 산길이 계속된다. 길이 뚜렷한 흙길과는 달리 너덜겅에서는 자칫 주의를 게을리하면 험한 돌무더기 속으로 길을 잘못 잡을 수 있으니 조심하며 오른다.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면 15분 뒤 누군가 힘든 등산객을 위해 놓았음직한 돌계단 모양의 너덜을 발견할 수 있다. 25분가량 팍팍한 돌길을 오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푹신한 흙길이 등산객을 맞는다. 물론 이 길도 만만찮은 가풀막이지만.

12분을 더 오르면 마침내 왕재에 이른다. 정면으로 지리산 천왕봉의 자태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오른쪽은 밤머리재로 가는 길. 왼쪽으로 틀어 웅석봉을 향해 올라간다. 바로 여기서부터 꽃들의 잔치가 펼쳐진다. 눈 앞에는 진달래의 분홍과 히어리의 노랑이 유혹하고 발 아래에는 얼레지와 피나물꽃이 자주색과 노란색 자태를 자랑한다. 성미 급한 놈들이 활짝 피었지만 아직 망울이 열리려 하는 놈들도 많이 남았다.

꽃에 취해 산행의 고달픔도 잊고 주능선을 따라 가면 왼쪽으로 웅석봉이 보인다. 50분 만에 갈림길에 도착. 오른쪽은 달뜨기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 5분 더 직진하면 헬기장이 나온다. 여기서는 오른쪽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샘터에서 식수를 채울 수 있다. 다시 7분을 더 올라가면 웅석봉 정상. 곰이 그려져 있는 정상석 주변으로 진달래가 만발해 있다. 정상 오른쪽 아래에는 등산객들을 위한 나무 평상이 마련돼 있어 식사나 휴식에 편리하다.

정상 오른쪽으로는 어천 방면 길이므로 원점회귀를 위해 직진, 내리 방면으로 내려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30분 뒤 900m 봉우리 바로 앞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간다. 10분 뒤에는 암릉까지 나타나 하산길의 다양한 메뉴에 방점을 찍는다. 이후 50분간은 약간은 지루한 흙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장마철 흙 유실 방지를 위해 설치된 나무계단이 눈에 띈다. 임도와 마주치는 지점에 이정표를 발견하면 산행은 마무리 수순. 왼쪽으로 임도를 250m가량 따라 가다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5분 뒤 임도를 건너 직진. 다시 임도가 나오면 왼쪽으로 모퉁이를 돌아 2분쯤 길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을 건너면 바로 내리저수지 주차장이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산&산] <203> 산청 웅석봉 산행지도


[산&산] <203> 산청 웅석봉 가는길 먹을곳
웅석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그다지 불편이 없다. 부산서부터미널(1577-8301)에서 함양 방면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산청시외버스공용정류장(055-973-2207)에 내리면 된다.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 7시41분까지 8~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2시간20분가량 소요. 요금은 일반 1만600원. 산청시외버스공용정류장에서 산행기점인 내리저수지까지는 버스편이 없지만 거리가 가까우므로 여러 명이 함께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

자가용 이용자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서진주에서 대진고속도로로 갈아 탄 다음 산청IC로 내려가면 된다. 톨게이트를 지난 뒤 우회전하고 나면 곧바로 좌회전해 경회교를 지난다. 다시 우회전해 웅석봉군립공원 방면으로 5분가량 더 가면 산행기점인 내리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바로 옆이 주차장이다.

산청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한정식집에서 비빔밥으로 기나긴 하산길의 노곤함을 달래보자. 산청군청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춘산식당(055-973-2804)은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산청 특산의 탑라이스 쌀에 색색이 오른 고명이 맛깔스럽다. 9가지 반찬에다 비빔밥의 맛을 더욱 돋우는 심심한 시래깃국도 일품이다. 1인분 6천원. 낮 12시부터는 지리산 산나물 채소류에 사천산 해물까지 30가지 반찬이 나오는 한정식도 맛볼 수 있다. 3인상 기준 1인분 1만5천원.

고기가 당긴다면 산청군청 인근의 형제식육식당(055-973-3069)을 찾아도 좋다. 함안 도축장에서 직접 고기를 떼 온다는 이곳은 식육점도 겸업할 정도로 생고기 육질이 우수하다. 흑돼지 삼겹살 1인분 7천원.

2009-04-23 [15:28:00] | 수정시간: 2009-09-22 [10:30:43] | 28면
▲ 내리저수지 앞에 놓인 지곡사 표지석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간다.


▲ 심적사 표지석에서는 직진한다. 오른쪽은 심적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 이정표 오른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제대로 된 등산로를 탈 수 있다.


▲ 선녀탕(폭포)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나무계단을 올라간다.


▲ 산길 초입에는 곳곳에 나무계단과 안전시설이 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적다.


▲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한번 건너도록 돼 있는 첫번째 나무 다리.


▲ 두번째 나무다리에서 다시 계곡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건너간다.


▲ 계단처럼 돌이 놓아진 길을 따라가야 올바른 산행이 된다. 너덜겅에서 자칫 길을 헤맬 수 있으니 주의한다.


▲ 낙엽이 잔뜩 쌓인 된비알을 지나면 하늘이 열리면서 왕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


▲ 왕재에서는 왼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웅석봉을 향한다. 오른쪽 길은 밤머리재로 가는 길이다. .


▲ 주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왼쪽으로 웅석봉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


▲ 내리막길이 나오기 직전의 갈림길. 오른쪽은 달뜨기 능선으로 가는 길이므로 직진해야 한다. .


▲ 헬기장이 나오면 직진해 다시 오르막을 올라간다. 오른쪽 길은 청계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조금 내려가 보면 약수터가 있으므로 물이 모자라면 채워 가도 된다. .


▲ 웅석봉 정상에 놓여 있는 산불감시초소. 철망에 널려있는 리본들이 마치 성황당을 보는 것 같다. .


▲ 하산길에 볼 수 있는 특이한 모양의 소나무. 마치 종이를 구겨놓은 듯하다. .


▲ 900봉 바로 앞에 설치된 이정표. 왼쪽으로 900봉을 돌아 내려가야 한다. .


▲ 900봉을 지나면 암릉지대가 나온다. 바로 옆은 낭떠러지이므로 조심조심 지나가야 한다. .


▲ 나무로 만든 계단 모양의 하산길을 발견했다면 지리한 하산길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


▲ 임도에 설치된 이정표를 만나면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간다. .


▲ 이정표에서 임도를 250미터 가량 간 곳에서 다시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


▲ 다시 임도가 나타나면 이번에는 임도를 가로질러 계속 직진한다. .


▲ 산길이 끝나는 지점에 내리저수지가 보인다. 여기서는 왼쪽으로 길을 꺾은 뒤 계곡을 건너 가면 산행기점으로 나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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