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산

금정산 | 추석 전날, 금정산 산행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혜림산악회 조회1,763 작성일15-09-28 14:00
주소 : 부산시 금정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형의 궤도로 공전(空轉)하고 있다. 그래서 가장 멀리 있을 때는 작고 어둡게 보이고 가장 가까이 있을 때는 훨씬 크고 밝게 보인다. 가장 가까이 있을 때를 ‘수퍼문(supermoon)’ 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보통 달보다 크기는 14퍼센트, 밝기는 30퍼센트 더 밝다. 정월(正月) 대보름달이 가장 크고 밝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구 가장 먼 쪽에 달이 위치할 때 대보름이 될 경우는 보통 달보다 더 작고 어두울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추석 달이라고 해서 항상 클 수는 없지만 운 좋게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연속해서 추석 때 수퍼문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추석(秋夕) 전날 ‘찌짐 디빌 일 없는’ 화상들 몇 명이 모여서 금정산(金井山) 그룹산행을 간다. 09시 온천장 지하철 3번 출구 앞에 모였다. 육교를 건너가서 일인당 요금이 1,700원인 203번 산성버스를 탄다. 이 버스는 온천장에서 산성마을까지 한정노선을 달리는 일종의 마을버스인데 전량이 좌석 차량이다. 30년 전에 입석(立席)을 가득채운 버스가 전복되면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난 이후로 전체 노선버스가 모두 좌석차량만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쳤다면 그나마 바람직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인데 동문(東門)에서 하차한다.


09시 30분, 산행(山行)을 시작하는데 고당봉(姑堂峰)까지는 약 5.6 킬로 이다.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이라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산행길인데 산행 시간 내내 조망이 워낙 좋아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코스이다. 그런데 막상 부산 사람들은 잘 가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이 코스로 산행을 하다가는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 3대(代)가 한꺼번에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이다. 엊그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이후로 맑고 푸른 하늘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맑고 푸른 하늘에 따끈한 햇살과 함께 살랑거리는 바람이 전형적인 가을날인 것이다. 이정표를 지나 소나무 숲을 통과하니 활짝 트이는 조망과 함께 멀리 의상봉(義湘峰) 쪽으로 하얗고 긴 산성길이 나타난다. 길 좌우로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억새들이 시원한 가을바람을 따라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다. 이 꽃이 하얗게 익어갈수록 가을은 점점 더 높고 푸른색으로 짙어갈 것이다. 산성 돌 틈새에 흰색으로 또는 보라색으로 군데군데 들국화가 피어있는데 들국화, 쑥부쟁이, 구절초(九折草) 모두 다 같은 말이다. 푸른 하늘 흰 구름을 배경으로 삼아서 들국화를 사진에 담는데 찍고 나서 확인해 보니 사진 속에는 꽃이 아니라 가을이 담겨 있는 것이다. 어느 틈엔가 가을은 이렇게 성큼 우리들 곁에 다가와 있다.


의상봉(620m)에 올랐다. 가까이에는 남산동 부산 외국어대가 보이고 멀리 회동수원지도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은 기온이 높아서 먼 시야 쪽에는 연무가 많이 끼여 뿌옇게 흐리게 보인다. 뿌옇게 흐린 시야 가운데 뭔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물체가 있어서 자세히 보니 한 사람이 있다. ‘무명암(無名巖)’ 꼭대기에 웬 사람이 하나 올라가 손을 흔들고 있다. 무명암은 바위로만 이루어진 봉우리라서 일반 산행객들이 올라가기에는 대단히 위험한 곳이다. 전문 암벽등반인은 아니더라도 자일이나 보조 장구를 갖추고서 단체로 팀을 이루어야만 등반할 수 있는 코스인데 어떻게 혼자 올라간 것일까? 대단하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해 보인다. 그런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만 그런 것이고 막상 본인은 그 꼭대기에 한참을 서서 좌우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사방 몇 미터도 안 되는 꼭대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그 심정은 어떤 것일까? 마치 온 세상을 발아래 두는 듯한 자존감(自尊感)이 일어날까?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진일보(進一步)’하라는 말이 있다. 불교의 수행 가르침인데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꼭대기에 올랐다고 생각될 때 한발 더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무명암 꼭대기의 그 남자에게서 의지로 가득 찬 한 사나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아무나 백척간두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원효봉(687m)을 지나 북문(北門)에서 점심을 먹고 금샘(金井) 쪽으로 향한다. 이 금샘 때문에 금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지름이 약 1미터이고 깊이가 50센티미터 정도로 이름처럼 물이 솟아나는 샘이 아니라 빗물이 고인 곳이다. 하늘에서 금빛 물고기가 내려와 이곳에서 놀았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 비가 오지 않아도 안개나 결로(結露) 현상 등으로 인해 좀체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금샘 반대쪽에 있는 바위에 올라 금샘에 있는 일행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고당봉으로 향한다.

고당봉(801m)에 올랐다. 평소 주말이 되면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고당봉인데 추석연휴라서 그런지 별로 사람들이 없다. 여전히 ‘아이스케키’ 장수가 자리를 차지하고 아이스케키를 팔고 있는데 여기까지 올라온 사람들이 이것을 사먹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고당봉의 한자가 ‘할미 고(姑)’자에 ‘집 당(堂)’자를 쓰는데 우리가 말하는 ‘삼신 할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든 산에는 산신(山神)이 있는데 고려 때 까지만 해도 산신은 모두 여신(女神)이었다고 한다. 정상 인증샷을 남기고 금성동 산성마을 쪽으로 하산을 한다. 올라오는 길과는 다르게 율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오다가 좌측 산성마을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내려오는데 잡목이 많이 우거져 있어서 조망을 기대할 수는 없는 코스이다.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시원한 계곡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알탕’을 해야 할 곳이지만 오늘은 온천장에서 목욕이 예정되어 있다.


18시, 목욕을 하고 자갈치에 도착했다. 2박 3일 지리산 종주를 갔다 온 행님 일행들을 만나기로 약속 되어 있는 것이다. 회 센터 2층으로 올라가서 행님 일행을 찼는데 웬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횟집 구멍구멍마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 아니, 이 사람들 이거 다 뭐야?


‘민족대이동’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가 약 4천 8백만 명인데 추석 때 귀성(歸省) 인구가 삼천만 명이라고 한다.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인데 사실 7, 80년대 만 하더라도 귀성 인구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명절이 연휴가 되는 바람에 귀성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우리가 귀향(歸鄕)이라고 하지 않고 ‘살필 성(省)’자를 써서 귀성이라고 하는 이유도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조상의 묘를 살피고 가족 친지를 잘 살피라는 의미인 것이다.


‘추석, 한가위.’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다. 두루두루 잘 살펴서 모자란 곳은 보충하고 남는 것은 나눠주는 여유롭고 풍족한 한가위가 모든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 번 해 보는 것이다.
















 

 

 

총 2건 / 최대 200자

7

추석 전후 산행을 할 수 있다는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 보입니다. 귀성행렬의 바쁘고 치열한 틈에서 비껴나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게
다소 호사롭기까지 합니다. 본격적인 산행철이 다가오는군요. 즐산 안산되길 바랍니다^^

펀부산님의 댓글

펀부산

네 ^^, 감사함니데이 ~~

혜림산악회님의 댓글

혜림산악회 댓글의 댓글

 

우리지역 명산 부산지역 명산을 소개합니다 금정산 백양산 황령/금련산 승학산 영남알프스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주간 활동순위 10.21(월) 오전 8시 기준
  • 1 힐링부산 
  • 2 메아리bak 
  • 3 거북이부부 
  • 4 에어크루즈여행사 
  • 5 장원석 
  • 6  먹광 
  • 7  울타리 
  • 8  몽블랑트레킹 
  • 9  여행트레킹 
  • 10  홍희 
동호회 부산지역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동호회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