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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 [산&산] <489> 양산 금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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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기부산 조회3,209 작성일15-01-29 15:49
주소 :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국전리 산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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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안 좋아하시죠?"


전준배 산행대장이 기자를 보고 건넨 첫 마디가 그랬다. '지자요수인자요산(智者樂水仁者樂山·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을 떠올렸을까? 그럴 리가 없다. 등산 배낭조차 갖추지 않고 백팩을 매고 나온 모습이 한심해서 한 소리임에 틀림이 없다. 산&산 담당 백현충 기자가 487회 영축산 취재를 하다 인대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해 6주 진단이 나온 게 사단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나….

작달막해도 어깨 떡 벌어진 남정네 같은 산 
낙엽 사이 살얼음 미끄러질라 조심조심 
다신 쳐다보기도 싫을 줄 알았던 낙엽 
도심 걷다보니 밟는 소리 어느새 그리워라

■가깝고도 낮은 산으로


당시 기사를 보니 "낙엽 구간을 지날 때에는 반드시 스틱으로 쿡쿡 찔러 몸을 충분히 지지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반드시'와 '충분히'라고 특별히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산&산 연재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비상대책회의 끝에 백 기자가 나을 때까지 위크앤조이팀 다른 기자들이 돌아가며 산에 오르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낚시 담당이 산에 올랐다. 기자의 순서가 다가오자 첩첩산중에 짙은 안개가 몰려오듯 참으로 막막해졌다. 평소에도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심각한 길치가 산행 가이드라니. 

 

"어느 산으로 갈까요?"전 대장이 며칠 전 문자를 보내 물었다. 한숨을 길게 내신 뒤 가깝고 낮은 산으로 가자고 했다. 양산의 금오산(金烏山·766.1m)은 이렇게 정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짧은 생각이었는지 곧 뉘우치게 되었다. 


밀양과 양산의 경계에 있는 금오산은 초보자가 만만하게 볼 그런 산이 아니었다. 능선이 잘 발달하고 봉우리가 뾰족해 외모도 성깔 있게 생겼다. 작달막하지만 어깨가 떡 벌어져 힘깨나 쓰는 남정네 모습을 닮았다고 할까. 낮은 산은 있어도 쉬운 산은 없다는 말이 맞았다. 이날의 산행은 아름빌펜션~447봉~759봉~영축지맥 능선~금오산 정상~숭촌 마을 방향~590봉~낙엽 주의 구간~흙 부대집으로 이어지는 10㎞ 원점회귀 코스로 진행되었다. 총 6시간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7시간이 걸렸다. 

■금오산은 '명당 능선(?)'

산행은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712 아름빌펜션(055-383-5566)에서 시작했다. 펜션 옆쪽 큰 바위 앞 야트막한 계곡 방향이다. 시작부터 나지막한 봉분이 나타나더니 이날 총 10여 기나 지나치게 되었다. 전 대장은 이 코스를 '명당 능선'이라고 불렀다.

조망하기에 좋은 첫 번째 바위 아래로 어영마을이 보인다. 맑은 물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며 노닌다고 '어영(魚泳)'이란 지명이 붙었다.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하여 김녕 김씨(金寧金氏)와 김해 김씨(金海金氏)가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단다.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참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은 어영마을 주변 산을 한 바퀴 돌며 자태를 감상하는 코스였다. 

첫 조망바위 일대가 447m라는 사실은 '삼각점'을 보고 알았다. 삼각점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설치·관리하는 국가 중요시설이란다. 기자 처음 맡으면 모든 게 새롭게 보인다더니 딱 그렇다. 그 오른편으로 원동면 영포리 도둑골이 내려다보인다. 원래 의미는 '도를 얻는다'는 '도득(道得)골'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도둑골'로 불리기 시작했단다. '유명'과 '오명'은 이렇게 한끝 차이인지도 모른다. 

임도를 통과해서 해발 500m 지점부터는 길이 가팔라진다.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방향이 에덴밸리 쪽이다. 바람도 쉬는 따뜻한 겨울날이라 시야가 봄날처럼 뿌옇다. 봄날 같은 겨울 날씨가 고마우면서도 이러다 병해충 피해가 있지 않을까 걱정도 하게 된다. 

■오르락내리락 등산길
조망바위 근처를 통과하자면 나무를 이용해야 하는 곳도 있다.
지도상 759봉까지 올랐으면 금오산 정상 높이까지는 거의 다 올라온 셈이다. 오른쪽이 영축산 방향이다. 우리는 왼쪽으로 뻗은 영축지맥 능선을 타고 금오산 정상 쪽으로 향하는데 철쭉 군락이 나타나 환영을 한다. 의외로 평지가 이어져 반가운 마음인데 산짐승들이 놀고 간 흔적을 만났다. 이곳의 진짜 임자는 그들일 것이다. 이름도 없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향한다. 이정표가 없는 대신 길을 잃지 마라는 의미의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우리도 리본을 추가한다. 다시 나타난 삼거리에는 어영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나 있다. 계속 능선을 따라 직진해 약수암 방향으로 걸었다. 따뜻해도 겨울이라 북사면 응달에는 싸락눈이 얼어붙었다. 얼어붙은 땅에는 스틱도 박히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지도를 보니 해발 500m 지점까지 다시 내려가게 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산은 오르락내리락하는 반복이었다. 이윽고 포장된 임도를 따라 금오산 약수암 표석이 나타났다. 표석을 20m쯤 지나 리본을 확인하고 왼쪽 능선을 타야 한다. 

■낙엽 쌓인 하산길에서 주의를

오후 2시 5분에 정상에 올랐다. 영남알프스의 웬만한 산들은 죄다 볼 수 있다. 천왕산, 운문산, 재약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1천m가 넘는 산에는 희끗희끗 눈이 쌓인 모습이 보인다. 애써 올라오지 않으면 이런 눈높이에서는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큰 암릉이 있어 살짝 우회했더니 안태호(하부댐)가 멀리서 보인다. 안태호는 천태호(상부댐)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양수발전을 하는 호수다. 
영축지맥 능선을 타고 금오산 정상 쪽으로 향하는데 철쭉 군락이 나타나 환영을 한다.
임도를 만나면 왼쪽으로 향한 뒤 능선을 벗어나지 않고 동물을 키우는 농장을 통과했다. 그 뒤 590봉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빠지는 하산길을 택했다. 여기다 길을 잃지 않도록 리본 2개를 붙여놓았다. 내려오면서 본 금오산은 참 높아 보였다. 

낙엽 주의 구간으로 표시한 구간은 인적도 드물고 낙엽이 그대로 쌓여 있어 다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낙엽 사이로 살얼음이 얼어 미끄러지기에 십상이다. 흙 부대집을 짓고 있는 지점을 통과해 출발지로 돌아왔다. 

인적이 드문 산에도 길은 분명히 있었다. 어쩌면 처음 가는 길이라는 두려움이 앞을 막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없어도 때론 앞장서서 걸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낙조가 홍시처럼 붉다. 낙엽은 쳐다보기도 싫을 줄 알았다. 하지만 도심을 걷다 보니 수북한 낙엽을 헤치고 산길을 걷던 느낌과 낙엽 밟던 소리가 어느새 그리워진다. 

산행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위크앤조이팀 051-461-4095.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http://youtu.be/CsuYuvZd_-s
 
▲ 양산 금오산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양산 금오산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89> 양산 금오산 산행지도 (1/30)

[산&산] <489> 양산 금오산 산행 팁 (1/30)

■교통편

승용차 이용 시 원동역에서 배내골 입구 방향으로 5㎞를 가면 어영교가 나온다. 어영교를 지나 2㎞ 직진하면 아름빌펜션(055-383-5566)이다. 부산에서 1시간 10분가량 소요. 

대중 교통은 부산에서 원동으로 가는 열차를 이용하면 편하다. 부산역을 출발하는 원동행 기차는 오전 7시 50분, 9시 28분에 있다. 30분 정도 걸린다.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원동행 열차는 오전 6시 10분, 10시 35분에 각각 출발해 40분 정도 걸린다. 원동역 앞에서 출발하는 어영행 3번 마을버스는 오전 6시 5분, 8시 15분, 11시 30분에 있다. 기사에게 아름빌펜션 앞에 내려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원동역에서 어영마을이나 아름빌펜션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여 분 정도다. 

양산시내에서 원동으로 향하는 일반버스는 138번이다. 오전 5시 30분, 6시, 7시 25분, 11시 10분에 출발하며 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이나 물금농협에서 이용하면 된다. 물금농협에서 원동으로 가는 137번 버스는 오전 7시 25분과 10시 정각에 있다. 원동초등학교에서 내리면 된다. 원동역앞에서 어영행 3번 버스를 이용한다. 박종호 기자

 



▲ 아름빌펜션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원점회귀 산행이라 아름빌펜션은 기점이자 종점이 된다.


▲ 아름빌 펜션의 평상이 놓여진 큰 바위 앞 야트막한 계곡으로 이날 산행의 방향을 잡았다.


▲ 산행 중 조망하기에 좋은 첫번째 바위를 만났다. 전준배 산행대장이 금오산 정상쪽을 가리키고 있다.


▲ 조망 바위 아래로 어영마을이 보인다.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하여 김녕 김씨(金寧金氏)와 김해 김씨(金海金氏)가 정착하면서 형성되었다고 전한다.지금은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 759봉까지 오른 뒤 이름도 없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향한다. 이곳 삼거리에는 이정표가 없는 대신 길을 잃지 마라고 리본이 많이 붙어 있다. 전준배 대장도 리본을 단다.


▲ 포장된 임도를 따라가니 금오산 약수암 표지석이 나타난다.


▲ 금오산 약수암 표지석을 20m쯤 지나 리본을 보고 왼쪽편 능선을 탄다.


▲ 다시 나타난 삼거리에서는 어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우리는 숭천고개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 임도를 만나면 왼쪽으로 향한 뒤 능선을 벗어나지 않고 농장을 통과한다. 사진은 말을 키우는 농장의 모습.


▲ 하산길에 접어들며 590봉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빠지니 주의해야 한다. 리본 2개를 붙여놓았다.
[이 게시물은 여기부산님에 의해 2015-01-29 15:57:28 산&산 시리즈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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