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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 [산&산] <411> 대마도 시라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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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푸른바다 조회3,694 작성일13-06-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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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섬들과 신록의 장관 "바로 이것이었구나!"
 
산행 리본이 촘촘하게 걸려 있고, 산꾼들의 잦은 발길로 반들반들하게 윤기까지 나는 등산로를 걷다 보면 과연 외국인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부지런히 산을 탈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마련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이웃 일본의 사정은 어떨까? 일본 도쿄로 장기간 출장을 다녀온 한 부산 산꾼의 말. "하도 좀이 쑤셔서 주말에 가까운 산이라도 가볼까 나섰는데, 아예 등산로 입구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분명 산 턱밑인데 등산복 차림의 사람 하나 볼 수 없고, 붙잡고 물어봐도 누구 하나 아는 이가 없어서 헛걸음만 했죠."

등산복을 평상복 삼아 입고, 주말 등산이 일상화 돼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인들은 동네 뒷산까지도 신령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 영산(靈山)이라 여겨 쉬이 오르지 않고, 함부로 밟는 것을 꺼리기까지 한다.

이 때문인지 부산에서 불과 49.5㎞ 거리로 매년 10만 명의 한국인이 찾는 대마도의 산에서 마주치는 이들 열 중 아홉은 한국인이다. 대마도의 명산으로 꼽히는 시라다케(白嶽·518m)와 아리아케(有明山·558m)는 차라리 '한국의 산'에 가깝다.

쭉쭉 뻗은 삼나무·편백림 울창
상쾌한 기분으로 산림욕 만끽
막바지 바위턱 숨차게 오르면
환상적인 절경에 온몸이 저릿


하지만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하늘을 향해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울창한 원생림(原生林)과 정상에서 씻은 듯이 청명한 대기, 대마도 허리를 가르며 흩뿌려진 크고 작은 섬들의 연무는 '원시 청정 지역'인 대마도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벅찬 환희다.

규슈(九州)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시라다케를 소개한 글은 각종 산악 동호회나 등산 전문지의 산행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산&산'도 5년 전 164회에서 아리아케~시라다케 종주 코스를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현지 지형도를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 보니 대부분의 산행 지도가 개념도에 가깝고, GPS 등반이 일반화되지 않은 시기에 그려지다 보니 오차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산&산'은 일본 국토지리정보원의 2만 5천 대 1 지형도를 바탕으로, GPS 실측을 활용해 오차를 최소화한 정밀 지도를 제작해 보기로 했다. 그간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시라다케 산행지도보다 정확하다고 자부한다.

구체적인 코스는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이즈하라(嚴原町) 항 북쪽 미쓰시마마치(美津島町)의 스모(洲藻) 대형버스주차장을 출발해 정수장~온다케교~등산로 입구~큰 바위~안부~이시노토리이(돌신사)~수천궁~시라다케 정상에 오른 뒤 갔던 길을 되밟아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총 산행거리 10.3㎞에 순수 이동시간은 3시간 10분쯤 걸린다.

산행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당초에는 정상에서 돌신사로 내려선 뒤 가미자카(上見坂) 공원 쪽으로 내려서려 했지만, 간벌 작업 때문에 돌신사~가미자카 구간은 연말까지 입산 통제에 들어갔다.

대마도는 전체 면적의 88%가 산림지대다. 2차 대전 이후 편백이나 삼나무 같은 고급 수목을 인공 조림하면서 대마도 내 전체 수목의 가치는 대한민국 정부 10년 치 예산에 해당하는 3천조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대규모로 심은 나무들이 수십 년 가까이 자라다 보니 나무 사이의 간격이 빽빽해져서 충분한 햇볕과 양분을 섭취하지 못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는 것. 전체적인 숲은 울창하지만, 개별 나무들은 생육 상태가 좋지 못한 이른바 '녹색의 사막'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대대적인 간벌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란다.

산행 기점은 스모 대형버스주차장이다. 등산로 입구까지 임도가 연결되지만, 노폭이 좁아 관광버스 같은 대형차의 통행이 어렵다. 우측에 스모천을 끼고 도로를 따라 걷는다. 10분 뒤 임도 스모선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있는 고갯길 입구에 이른다.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왼쪽 고갯길로 오른다. 땡볕이 그대로 내려쬐는 한국의 임도와 달리 숲 그늘이 시원하다. 8분 뒤 정수장을 지나면 임도는 길게 우측으로 휘감아 돈다. 스모천을 가로지르는 온다케교를 지나면 곧 시라다케 등산로 입구 방향을 가리키는 간이 이정표가 보인다. 10분 뒤 연못처럼 유량이 풍부한 계곡을 건너면 계곡 갈림길이다. 우측 포장 임도로 꺾어 오른다. 5분 뒤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이 소형차 주차장을 겸한 등산로 입구다. 본격적인 산행 시작 구간이다. 울창한 원시림과 용틀임하며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계류, 청정한 바람이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기린처럼 목을 빼들고 수십m 높이로 쭉쭉 뻗은 삼나무와 편백림이 하늘을 뒤덮고, 사위를 짙은 녹색으로 물들인다. 다습한 섬 기후에 깊은 숲, 계곡 냉기가 더해져 한낮인데도 스산한 한기가 스며든다. 녹조처럼 파랗게 이끼 낀 바위는 작은 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일본과 대륙계의 고산식물로 구성된 혼효림에 풀고사리와 발풀고사리, 부채개불이끼 같은 양치식물도 때 묻지 않은 원시림의 풍치를 더한다. 시커멓게 썩어 속이 텅 빈 고사목을 보금자리 삼아 내려앉은 홀씨에서 새 순이 움트고 있다. 말 그대로 '신록과 생명의 바다'다.

산행 초반부터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울창한 원시자연림이 '신록의 바다'를 연출한다.
환갑은 족히 넘긴 듯한 우람한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집 앞에 옮겨 심어 놓고 두고두고 즐겼으면 하는 욕심을 자아낸다.

느긋하게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완만한 능선 구간이 계속된다. 등산로 입구 900m 지점 이정표와 큰 바위를 지나면 능선 갈림길이다. 30분 소요. 어지럽게 널려 있는 돌 무지 사이에 목재 간이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서 놓치기 쉬우니 주의한다. 우측은 386봉을 지나는 우회로이므로 영문으로 시라다케라 쓰인 왼편으로 간다. 3분 뒤 비박을 할 수 있는 굴바위를 지난 뒤 능선 허리를 휘감으며 지그재그로 10분쯤 더 오르면 시라다케 주봉과 마에다케(前嶽·281m)의 능선이 만나는 잘록한 안부다. 수목경계선 이정표를 지나면 곧이어 시라다케 산행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인 이시노신사(石神社) 문이 보이는데 8푼 능선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왼쪽은 가미자카(上見坂)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해서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백옥처럼 하얀 암봉이라는 산 이름 그대로 매서운 암릉지대가 시작된다. 바위턱이나 나무줄기를 부여잡아야 할 만큼 가파른 홈통 구간을 올라야 한다. 20여 분 뒤 수천궁(水天宮)이라 이름 붙여진 작은 산신당 가에서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석간수로 목을 축인 뒤 다시 가파른 바위능선에 매달린다. 마지막 구간에는 자일도 설치돼 있지 않아 조심스럽게 바위턱을 디디며 기다시피 올라야 한다.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숲의 장막을 거둬내며 시라다케 정상의 주봉인 오다케(雄岳·일명 세이칸보 西岩峰)에 오르면 벅찬 환희에 온몸이 저릿해진다. 옷깃을 마구 잡아채는 거센 바람 속에 호수처럼 고요한 아소만(淺茅灣)의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눈에 와 박힌다. 환상적인 리아스식 해안선 너머 북쪽으로 미타케, 남쪽으로 아리아케 등의 유명 산들을 비롯해 대마도가 한 손에 잡힐 듯하다. 가히 대마도의 최고 절경이라 할 만하다. 쾌청한 날에는 대한해협 너머 북서쪽으로 거제도와 부산도 확인된다고 하는데 날이 궂어 가물거린다.

동쪽 맞은편에 하얀 백합처럼 솟은 바위는 시라다케 제2봉인 메다케(雌岳·일명 토간보 東岩逢)다. 맨손 암벽 타기에 자신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하산은 왔던 길 그대로 되밟아가야 한다. 내년부터 입산 통제가 풀리면 이시노신사에서 가미자카 공원으로 내려올 수 있다. 2시간 20분 소요.

가미자카에서 아리아케산을 오른 뒤 시미즈(淸水) 산성~대마시교류센터로 내려오면 시라다케~아리아케 종주 코스가 완성된다. 휴식 시간을 포함해 8시간쯤 걸린다.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취재협조=코비투어




▲ 대마도 시라다케 고도표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대마도 시라다케 구글 어스 (※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산&산] <411> 대마도 시라다케 산행지도



[산&산] <411> 대마도 시라다케 가는길 먹을곳

■ 찾아가기

대마도는 부산에서 뱃길로 2시간이면 넉넉하게 닿을 수 있다. 하지만 현지 대중교통편이 열악하고, 택시비가 꽤 비싼데다 렌터카를 이용하려 해도 길 찾기가 만만치 않다. 가깝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낯설고 물선 외국 땅인 만큼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대마도 등산 여행 상품은 당일, 1박 2일, 2박 3일 등의 상품이 있다. 1박 2일 정도면 시라다케와 아리아케 등산과 더불어 유적지와 시내 관광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부산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히타카츠나 이즈하라항에 내린 뒤 첫날 시라다케 산행과 함께 와타즈미 신사와 에보시다케 전망대 등을 둘러본다. 이어 다음날 아리아케 산행 후 유적지를 탐방하고 시내 관광을 즐긴 뒤 부산으로 돌아오는 1박 2일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부산 출발 1박 2일 기준으로 주중은 29만 원, 주말이나 성수기는 32만 원 선이다.

부산에서 북대마의 히타카츠 항까지는 쾌속선으로 1시간 10분, 남대마의 이즈하라 항까지는 1시간 55분이 걸린다. 운임은 미래고속의 코비호 편도 기준으로 히타카츠가 7만 5천 원, 이즈하라가 8만 5천 원이다. 운항 스케줄은 선사별·요일별로 유동적이다. 미래고속 1599-0255, JR큐슈 051-469-0778, 대아고속 1644-9604.

여행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산행에 나설 경우 이즈하라 시내에서 시라다케 등산로 입구까지 현지 택시를 이용하면 되는데, 2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3천 엔가량 나온다.


■ 먹을거리

대마도 중심지인 이즈하라에는 맛집이 많다. 가츠동(돈까스 덮밥), 초밥, 튀김덮밥이나 싱싱한 회를 파는 식당부터 우리나라의 올챙이국수와 비슷한 대마도 전통음식 '로쿠베', 팥소를 듬뿍 넣은 말이식 카스텔라 '카스마키', 보리를 사용해 담가 숙취가 없다는 대마도 소주인 '야마네코 소주' 등을 맛볼 만하다.

가족들과 함께라면 자연친화적 캠핑장이 구비된 '신화의 마을'에서 씨카약을 즐긴 뒤 황홀한 석양을 바라보며 캠프파이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코비투어 051-465-9860~2. 박태우 기자




▲ 산행 기점은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이즈하라(嚴原町) 항 북쪽 미쓰시마마치(美津島町)의 스모(洲藻) 대형버스주차장이다. 등산로 입구까지 임도가 연결되지만 노폭이 좁아 대형차 통행이 어렵다.


▲ 스모(洲藻) 대형버스주차장에서 스모천을 끼고 도로를 따라 걷는다. 10분 뒤 임도 스모선이라고 씌어진 이정표가 있는 고갯길 입구에 이르다.


▲ 고갯길 입구에 도착하면 울창한 숲이 펼쳐지는 왼쪽 고갯길로 오른다.


▲ 땡볕이 그대로 내려쬐는 한국의 임도와 달리 등산로 초입부터 숲그늘이 시원하다.


▲ 등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곳이 소형차 주차장을 겸한 등산로 입구로 본격적인 산행 시작 구간이다. 산행객들을 위해 지팡이로 쓸 수 있는 죽장이 구비돼 있다.


▲ 수십m 높이로 쭉쭉 뻗은 삼나무와 편백림이 하늘을 뒤덮고, 사위를 짙은 녹색으로 물들인다.


▲ 울창한 원시림과 용틀임하며 세차게 쏟아져내리는 계류, 청정한 바람이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 시라다케 산행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인 이시노신사(石神社) 문. 8푼 능선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왼쪽은 가미자카(上見坂)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연말까지 간벌 작업 관계로 입산이 통제돼 있다. 직진해서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 시커멓게 썩어 속이 텅 빈 고사목을 보금자리 삼아 내려 앉은 홀씨에서 새 순이 움트고 있다.


▲ 숲의 장막을 거둬내면 시라다케 정상의 매서운 암릉지대가 시작된다.


▲ 마지막 구간에는 자일도 설치돼 있지 않아 조심스럽게 험한 바위턱을 디디며 기다시피 올라야 한다.


▲ 시라다케 주봉인 오다케에서 바라본 메다케. 하얀 백합처럼 솟은 바위 너머로 아소만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점점의 섬들이 에메랄드처럼 가슴에 와 박힌다.


2013-06-27 [07:47:55] | 수정시간: 2013-06-27 [09:00:02] | 28면
[이 게시물은 콘텐츠관리님에 의해 2013-07-02 14:58:31 산&산 시리즈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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