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

독도/울릉도 | [울릉도의 멋] 그곳엔 푸른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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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930 작성일13-08-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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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막내, 독도를 품에 안고 동해바다 한가운데 보석처럼 떠 있는 울릉도는 언제부터인지 '신비의 섬'으로 불린다. 이유는 코발트 빛깔 바다와 화산이 빚어낸 기암괴석 때문만은 아니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봉래폭포·추산수력발전소와 섬 곳곳에서 번성하고 있는 원시림들은 울릉도가 왜 신비의 섬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열쇠다. 화산 분화구 속에 사람이 정착해 살고 있는 모습 역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불가사의한 것.

울릉도는 워낙 볼 곳도, 갈 곳도 많아 여러 가지 주제로 여행할 수 있는 섬이다. 이 독특한 섬의 신비스러움을 쫓아가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껴 보자.

'콰아~' 소리와 함께 바람에 흩날리는 포말

봉래폭포와 추산수력발전소 상식적으로 섬은 물이 부족해 메마른 것이 일반적이다. 화산활동의 결과로 생겨난 섬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산세가 급하고 암반에는 크고 작은 구멍이 발달해 물을 가둬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울릉도는 수량이 풍부하다. 울릉도 역시 화산의 활동으로 생겨났지만 신기하게도 한번 땅으로 스며든 지하수가 낮은 고도에서 다시 지표로 솟아나고 있다. 울릉도의 첫 번째 신비다.

울릉읍 저동항에서 2㎞ 정도 걸어 올라간 곳에 위치한 봉래폭포는 이 같은 울릉도 수계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폭포다. 땅 속으로 숨어 보이지 않던 수맥은 어느 새 수목과 바위 사이로 솟아올라 흐른다. 그러다 25m를 수직으로 그대로 떨어지다 꺾이고, 떨어지다 꺾이기를 반복한다. 하루 유량이 3천t에 육박해 울릉읍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봉래폭도의 자랑은 풍부한 수량만이 아니다. '콰아아~'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흰색 포말이 바람에 실려 휘날릴 때면, 그 청량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는개처럼 숲으로 번지는 물방울을 맞으며 삼나무 숲을 가만히 거닐어 보시라. 지쳐 있던 심신이 다시 맑아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물과 관련된 울릉도의 또 다른 신비는 추산수력발전소에서 볼 수 있다. 봉래폭포를 내려와 일주도로를 타고 섬 왼쪽을 돌아 40~50분 가량 달리다 보면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코끼리 모양의 바위를 만나게 된다. 이 바위를 등지고 산 쪽으로 눈을 돌리면 추산수력발전소가 보인다. 지하에서 솟아나는 엄청난 양의 용출수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국내 유일의 수력발전소다.

추산수력발전소의 수원지는 나리분지 북쪽 아래 비탈에 있다. 예전에는 이 물만으로 전기를 만들어 울릉도 전체의 전력을 공급하였다고 하니 가히 그 수량을 짐작할 수 있다.

수원지는 커다란 물웅덩이 모양이다. 사방 벽 쪽에는 도랑처럼 홈이 파여 있고 그 곳에서 땅속에 있던 물이 솟구쳐 올라오는데 시퍼런 색깔 때문에 오싹한 느낌마저 든다. 솟아오르는 물의 힘이 얼마나 센지 그 속에 사람이 들기 힘든 굵은 돌을 집어넣어도 그냥 솟구쳐 오를 정도다.

▲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저동항.


온대·한대 희귀식물 한곳에서 어우러져

태하령과 내수전 울릉도의 산봉우리들은 하나같이 '울끈 불끈' 힘차게 솟아 있다. 이에 반해 능선들은 바다를 향해 급격하게 쏟아지는 형국이라 산세가 험하기 그지없다. 이쯤 되면 나무 한 그루 자랄 수 없는 악산(岳山)이 대부분 일 거라 단정하기 쉽다.

그러나 울릉도의 산들은 거짓말 같이 푸르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닿지 않아 태곳적 모습 그대로 간직한 원시림이 곳곳에 번창해 있는데 이것이 울릉도의 두 번째 신비다. 아마도 섬 자체가 물기를 풍부하게 머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동항에서 섬 왼편으로 일주도로를 따라 30분을 달리면 구암마을이 시야로 빨려 들어온다. 속도를 줄여 남서리 방면으로 핸들을 꺾으면 울릉도 주민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멋스러운 옛길이 펼쳐진다. 온통 이끼로 덮인 이 외딴길이 바로 태하령 고갯길이다.

차 한 대가 겨우 다니기에 마침맞은 외길은 가파른 산허리에 외줄처럼 걸려 강퍅하게 이리저리 휘어져 운전하기가 곤욕스럽다. 그렇지만 길섶에서 보이는 섬노루귀, 울릉국화 등 울릉도의 자생식물들이 운전의 고단함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태하령 꼭대기에는 아름드리 솔송나무 섬잣나무 너도밤나무 동백이 군락으로 자라고 있다. 숲은 하늘을 찌를 듯이 기세 좋게 우거져 햇빛조차 스며들 틈이 없다. 섬초롱, 섬말나리, 만병초 등 희귀식물도 지천이다. 그런데 식물분포가 특이하다. 남해안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동백과 백두산에서나 자라는 만병초가 한곳에서 엉켜 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대식물과 한대식물이 한곳에서 어울려 자라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울릉도의 신비함을 대표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섬의 동북쪽 울릉읍 저동 3리에 있는 내수전 일대도 원시림으로 유명하다. 조선 말기 김내수란 이가 화전을 일구고 살아 이름 붙은 내수전 일대는 비록 화전의 흔적이 땜통처럼 남아있지만 섬피나무, 섬단풍나무, 너도밤나무, 소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내수전을 뒤로 하고 일출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는 동백나무와 산죽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터널을 이루고 있다. 잎에 가려 햇빛이 들지 않으니 여름에도 숲길은 서늘하다. 바닥에는 고사리 무리의 잎들과 키 작은 산죽들이 길섶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내수전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다 전망. 일출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울릉도의 풍경은 숲과 바다, 섬이 절묘하게 어울려 그림엽서 같다. 바다 너머로 울릉도의 가장 큰 섬인 죽도와 관음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로 60만여평에 달하는 나리분지.


화산 분화구 안에 옹기종기 모인 17가구

나리분지 화산 분화구 속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설령 활동을 멈춘 죽은 화산일 지라도 분화구에는 대체로 물이 고이기 마련이어서 '칼데라'라고 불리는 호수가 형성된다. 사람이 정착해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백두산이 그렇고 한라산이 그러하다. 하지만 울릉도에서는 화산 분화구 속에 사람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 이것이 울릉도의 세 번째 신비다.

도동항에서 버스를 타고 성인봉을 바라보며 1시간10분 정도 가파른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갑자기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나리분지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를 이루는 곳이다. 면적이 자그마치 60만5천여 평에 달한다. 섬 중앙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984m의 성인봉 일부가 함몰돼 형성된 분화구가 나리분지다.

하지만 한라산처럼 산 정상에 분화구가 있는 게 아니다. 성인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금 지나친 방향에 화구원인 분지가 형성돼 있다. 현재 나리분지에는 17가구 40여명이 정착해 더덕이며 옥수수, 콩을 키우며 살고 있다.

다른 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것과 달리 나리분지는 물이 다 빠지고 대지만 남아 마을을 이룰 수 있게 된 것. 나리분지에서 지하로 스며든 물은 신기하게도 저지대에 이르러 다시 용출해 식수와 발전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 나리분지에는 고대 우산국 시절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왜적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조선 왕조가 공도정책을 폄에 따라 수백 년 동안 비워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종 때 개척령에 따라 개척민들이 다시 이곳에 들어와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 지명은 옛날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먹고 연명했다고 하여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나리분지에는 울릉도 전통주택인 너와집과 투막집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시루떡 크기의 나뭇조각을 기와 대용으로 덧댄 너와뿐만 아니라 폭설에 대비해 만든 이중벽 구조가 독특하다.

나리분지까지 올라왔다면 반드시 낙조를 바라보며 저녁으로 나물밥을 먹어보시라. 거짓 없는 대지가 키워낸 깨끗한 나물의 맛과 향이 석양처럼 입안에 가득 퍼진다.

글=박진국기자 gook72@busanilbo.com

사진=김병집기자 b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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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제겐 신비의 섬으로 남아 있는 울릉도,, 그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빨리 보고 싶어요.

산나들님의 댓글

산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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