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울릉도 |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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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4,249 작성일13-08-12 14:36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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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를 경비하는 전투경찰들이 독도를 떠나는 배의 승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울릉도 도동항에서 독도로 가는 씨플라워호에 올랐다. 평일인데도 배가 거의 만석에 가깝다. 사람들이 이렇게 독도에 관심이 많을 줄이야. 일본이 하도 억지 주장을 펴서 억울하게 시달리는 우리 땅 독도를 직접 눈으로 보겠다는 의지인 듯하다.
독도까지는 꽤 멀어서, 울릉도에서도 2시간이나 걸린다. 배 안에서 미리 준비해 온 독도에 관한 책을 읽다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울릉도가 우산국이었던 시절 왜구가 가끔 우산국까지 노략질을 하러 왔다. 화가 난 우산국의 우해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왜구의 근거지인 대마도에 찾아가 이들을 벌하고 다시는 우산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왔다. 아울러 우해왕은 대마도주의 셋째 딸인 풍미녀를 데려와 왕후로 삼았단다. 울릉도와 대마도, 두 섬이 일종의 혼인동맹을 맺었다는 역사가 이제와 보니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독도와 관련된 안타까운 이야기가 많다. 그중 하나가 강치(물개의 일종)가 독도에서 사라진 점이다. 독도는 강치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가죽을 얻기 위해 일본 어부들이 연간 수천 마리씩 포획하며 강치는 사라지고 말았다. 만약 독도에서 지금도 강치가 떼를 지어 서식하는 장면이 목격된다면 얼마나 장관일까. 해양 전문가들은 독도의 강치가 러시아 쿠릴 열도로 떠났다고 추정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을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강치야!
이윽고 승객들이 웅성거리며 일어서 배 한쪽 창가로 몰려간다. 망망대해에서 섬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 리(실제 87.4㎞)'를 달려왔다. 하지만 독도는 노래 가사처럼 '외로운 섬 하나'는 아니었다.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싸인 큰 2개의 섬인 동·서도와 주위의 작은 부속 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도는 면적 18만 7천453㎡에 부속 섬이 89개나 되는 어엿한 군도(群島)였다.
배는 이 군도 가운데 유일하게 접안시설이 있는 동도에 접안했다. 독도를 지키는 전투경찰과 독도의 상징이 된 삽살개가 창밖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운이 무척 좋았다. 독도에는 일 년에 평균 47일 정도만 접안이 가능하단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20분에 불과하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독도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독도에서는 정신이 없었다. 좀처럼 오기 힘든 독도에 왔으니 당연히 사진 욕심이 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고작 20여 분이다. 수백 명이 한데 몰린 바람에 사람에 치여 사진 찍기도 쉽지 않다. 좀 더 좋은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뒤로 물러나는 순간 경찰이 제지를 한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독도천연보호구역)로 지정되어 있다. 환경보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경찰은 야속하게도 독도의 접안시설 밖으로는 한 발짝도 디디지 못하도록 막았다. 접안시설을 오가며 짧은 시간 동안 미친 듯이 사진만 찍을 수밖에.
동도의 정상에는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바로 건너편 서도에 남자들이 머리에 쓰는 탕건을 닮았다는 탕건봉, 굴 세 개가 머리를 맞댄 의좋은 형제를 닮았다는 삼형제굴, 촛대를 닮은 촛대바위가 반갑다.
독도는 알면 알수록 신비스럽고 사랑스럽다. 독도는 겉으로 보기에 울릉도의 막냇동생뻘이지만 사실은 제주도나 울릉도보다 훨씬 나이가 많단다. 울릉도(73㎢)는 외관상 독도(0.187㎢)보다 무려 400배나 넓다. 하지만 물 밑에서는 독도가 울릉도보다 배 이상 크다. 독도는 작은 바위섬이 아니라 높이 2,000m가 넘는 거대한 산의 꼭대기인 셈이다. 독도는 마력을 바닷속에 숨겨놓았다.
높이는 서도 168m, 동도 98m로 서도가 높다. 암초와 바위도 많은 서도가 여러모로 커서 수섬, 동도는 암섬이라고 불린다. 꼭 크기만으로 암수를 구분한 것은 아니란다. 서도에는 남성의 성기처럼 뾰족한 탕건봉이 있는가 하면, 동도는 섬의 중앙이 분화구처럼 뚫린 여성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독도를 지키는 경찰은 사진을 같이 찍자는 관광객의 요구에도 선뜻 응한다. 이날 독도를 보러 온 군인이 경찰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묘하게 느껴진다. 독도에 왜 군인이 아니라 경찰이 주둔할까 궁금해졌다. 그것은 독도가 우리의 행정영역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켜 일본 영유권 주장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외교통상부는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라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군대가 주둔할 이유가 없다"며 "국내 치안은 경찰이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을 대신해 군이 주둔하면 오히려 일본의 영토 분쟁 지역화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동도에는 이사부 길, 서도에는 안용복 길이 있다. 다시 올 때는 이 길을 따라 독도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싶다. 그때는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칠 필요조차도 없었으면 좋겠다.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이제 돌아가는 배에 승선하라는 신호다. 사람들은 배에서도 아쉬운 듯 계속해서 독도 쪽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동쪽 땅 끝을 밟고 울릉도로 돌아가며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취재협조=대아고속해운

독도까지는 꽤 멀어서, 울릉도에서도 2시간이나 걸린다. 배 안에서 미리 준비해 온 독도에 관한 책을 읽다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울릉도가 우산국이었던 시절 왜구가 가끔 우산국까지 노략질을 하러 왔다. 화가 난 우산국의 우해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왜구의 근거지인 대마도에 찾아가 이들을 벌하고 다시는 우산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왔다. 아울러 우해왕은 대마도주의 셋째 딸인 풍미녀를 데려와 왕후로 삼았단다. 울릉도와 대마도, 두 섬이 일종의 혼인동맹을 맺었다는 역사가 이제와 보니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독도와 관련된 안타까운 이야기가 많다. 그중 하나가 강치(물개의 일종)가 독도에서 사라진 점이다. 독도는 강치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가죽을 얻기 위해 일본 어부들이 연간 수천 마리씩 포획하며 강치는 사라지고 말았다. 만약 독도에서 지금도 강치가 떼를 지어 서식하는 장면이 목격된다면 얼마나 장관일까. 해양 전문가들은 독도의 강치가 러시아 쿠릴 열도로 떠났다고 추정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을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강치야!
이윽고 승객들이 웅성거리며 일어서 배 한쪽 창가로 몰려간다. 망망대해에서 섬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 리(실제 87.4㎞)'를 달려왔다. 하지만 독도는 노래 가사처럼 '외로운 섬 하나'는 아니었다.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싸인 큰 2개의 섬인 동·서도와 주위의 작은 부속 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도는 면적 18만 7천453㎡에 부속 섬이 89개나 되는 어엿한 군도(群島)였다.
배는 이 군도 가운데 유일하게 접안시설이 있는 동도에 접안했다. 독도를 지키는 전투경찰과 독도의 상징이 된 삽살개가 창밖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운이 무척 좋았다. 독도에는 일 년에 평균 47일 정도만 접안이 가능하단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20분에 불과하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독도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독도에서는 정신이 없었다. 좀처럼 오기 힘든 독도에 왔으니 당연히 사진 욕심이 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고작 20여 분이다. 수백 명이 한데 몰린 바람에 사람에 치여 사진 찍기도 쉽지 않다. 좀 더 좋은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뒤로 물러나는 순간 경찰이 제지를 한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독도천연보호구역)로 지정되어 있다. 환경보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경찰은 야속하게도 독도의 접안시설 밖으로는 한 발짝도 디디지 못하도록 막았다. 접안시설을 오가며 짧은 시간 동안 미친 듯이 사진만 찍을 수밖에.
동도의 정상에는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바로 건너편 서도에 남자들이 머리에 쓰는 탕건을 닮았다는 탕건봉, 굴 세 개가 머리를 맞댄 의좋은 형제를 닮았다는 삼형제굴, 촛대를 닮은 촛대바위가 반갑다.
독도는 알면 알수록 신비스럽고 사랑스럽다. 독도는 겉으로 보기에 울릉도의 막냇동생뻘이지만 사실은 제주도나 울릉도보다 훨씬 나이가 많단다. 울릉도(73㎢)는 외관상 독도(0.187㎢)보다 무려 400배나 넓다. 하지만 물 밑에서는 독도가 울릉도보다 배 이상 크다. 독도는 작은 바위섬이 아니라 높이 2,000m가 넘는 거대한 산의 꼭대기인 셈이다. 독도는 마력을 바닷속에 숨겨놓았다.
높이는 서도 168m, 동도 98m로 서도가 높다. 암초와 바위도 많은 서도가 여러모로 커서 수섬, 동도는 암섬이라고 불린다. 꼭 크기만으로 암수를 구분한 것은 아니란다. 서도에는 남성의 성기처럼 뾰족한 탕건봉이 있는가 하면, 동도는 섬의 중앙이 분화구처럼 뚫린 여성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독도를 지키는 경찰은 사진을 같이 찍자는 관광객의 요구에도 선뜻 응한다. 이날 독도를 보러 온 군인이 경찰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묘하게 느껴진다. 독도에 왜 군인이 아니라 경찰이 주둔할까 궁금해졌다. 그것은 독도가 우리의 행정영역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켜 일본 영유권 주장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외교통상부는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라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군대가 주둔할 이유가 없다"며 "국내 치안은 경찰이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을 대신해 군이 주둔하면 오히려 일본의 영토 분쟁 지역화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동도에는 이사부 길, 서도에는 안용복 길이 있다. 다시 올 때는 이 길을 따라 독도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싶다. 그때는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칠 필요조차도 없었으면 좋겠다.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이제 돌아가는 배에 승선하라는 신호다. 사람들은 배에서도 아쉬운 듯 계속해서 독도 쪽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 동쪽 땅 끝을 밟고 울릉도로 돌아가며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취재협조=대아고속해운
찾아가는 길
독도는 울릉도를 거쳐야 갈 수 있다.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는 씨플라워호(4만 5천 원), 삼봉호, 한겨레호는 부정기적으로 운영되기에 사전에 문의해야 한다.
독도는 기상 상황에 따라 접안이 안 되면 섬에 못 들어간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왕복 4시간 소요. 입도하면 20~30분간 동도의 접안시설에만 머무를 수 있다. 울릉여객선터미널 054-791-0801~3.
독도는 울릉도를 거쳐야 갈 수 있다.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는 씨플라워호(4만 5천 원), 삼봉호, 한겨레호는 부정기적으로 운영되기에 사전에 문의해야 한다.
독도는 기상 상황에 따라 접안이 안 되면 섬에 못 들어간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왕복 4시간 소요. 입도하면 20~30분간 동도의 접안시설에만 머무를 수 있다. 울릉여객선터미널 054-791-0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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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이름만 들어도 가슴 벅차 오릅니다 독도는 우리땅^^*
커피향기님의 댓글
커피향기독도에 가면 눈시울이 붉어진다는데 ~ ~ 정말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