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상식

등산용 스틱은 필수 장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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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몽블랑트레킹 조회2,652 작성일14-12-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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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팡이를 든 초기의 알프스 등산 모습. 초창기 지팡이와 로프의 역할을 함께 했던 알펜스톡은 이후 알파인스틱, 피켈, 로프로 각각 용도가 다르게 발전한다.

스틱은 등산용구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장비다. 그렇다면 산을 오르기 위해서 지팡이(alpine stick)를 사용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인류가 산에서 스틱을 처음 사용한 역사는 이미 200년 전부터이니 스틱의 효용성은 이미 두세기 전에 입증된 셈이다. 알프스 산군의 목초지나 설원을 오르내리는 목동이나 여행자들이 필요에 의해 긴 장대를 쓰기 시작했으며, 몽블랑 등정자에게 상금을 제안, 근대등산의 계기를 마련한 드 소쉬르도 1787년 몽블랑(Mont Blanc·4810m)을 두 번째로 오를 때 빙하의 크레바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긴 장대를 사용했다. 빙하를 오르는 그들 일행의 등반 모습을 스케치한 유명한 풍속화가 있다. 이 그림 속의 일행 모두는 3m정도의 긴 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원시적인 형태의 등산용 스틱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소쉬르는 이 스틱사용의 효과에 대하여 1789년에 출간한 <알프스 여행기>에서 긴 막대를 여러 사람이 함께 잡고 간다면 서로가 누를 끼치지 않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설명하고 있다. 후일 이 스틱이 진화하여 도끼와 지팡이의 기능을 결합한 피켈로 발전하는 동기를 마련한다. 요즘 등산인구의 증가와 함께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동네 뒷산의 약수터를 가면서도 스틱을 들고 갈 뿐만 아니라 높낮이가 평지수준인 둘레길 같은 곳에서조차 마치 필수장비처럼 들고 다닌다.
등산인구 1800만시대 한국의 산은 ‘스틱사용 전성시대’로 돌입한 느낌이다. 너도나도 스틱을 들고 산에 가는 시대가 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틱은 등산용 필수장비처럼 알려졌고, 처음 산에 가는 사람들조차도 배낭과 등산화 다음으로 으레 스틱을 마련하다보니 스틱 사용자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제조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스틱은 목적을 확실히 알고 사용하자
등산용 스틱은 단순 지팡이의 역할을 넘어 등산할 때 사용하는 중요 등반도구로서 그 필요성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틱은 필수장비가 아니다. 산행목적이나 개인의 호불호에 따른 선택사항일 뿐이다.
스틱사용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 자연관에 의한 문제이며, 목적을 확실히 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틱은 산악보행 보조구로서 두 다리로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험한 산길에서 ‘제3의 다리’ 역할을 하여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기능을 해내고 있다. 산에서 장거리를 이동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배낭의 무게와 체중을 분산시키므로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보행속도도 높일 수 있다.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나 무릎관절이 약한 사람에게는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에서 스틱으로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관절과 척추에 전달되는 충격을 감소시켜 부상을 예방해주며 미끄럽거나 불안정한 지형에서도 몸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관절보호에 많은 도움을 준다. 등산은 몸무게와 배낭무게 등으로 과부하가 걸려 우리 몸의 모든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지만 스틱을 보조기구로 사용하면 우리 몸에 미치는 과부하를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다.
스틱을 사용하면 과연 어느 정도의 하중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는데,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하중분산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스틱은 한 스텝을 옮길 때마다 우리 몸에 가해지는 충격의 4%정도를 흡수한다고 한다. 4%라는 수치는 매우 적어보이나 장시간 계속해서 감소시켜 준다면 결코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겨울철 적설(積雪)산행을 할 때 경사가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길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주며, 눈사태 현장에서 매몰자를 찾을 때 탐침용 장비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빠른 보행이 필요할 때는 스틱으로 밀어내는 탄력을 이용해 보행속도를 높일 수 도 있다. 또한 골절환자가 발생했을 때 부목과 들것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비박용 타포린(tarpaulin)을 설치할 때 텐트 폴 대용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스틱이다.


▲ 여성 첫 몽블랑 등정자 마리 파라디소가 알펜스톡을 들고 있는 모습. 끝에 갈고리가 달린 지팡이는 길이 2미터에 가까웠다.

사용은 하되 남용은 피하자
등산을 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은 하되 남용은 피해야한다. 스틱 사용으로 일어나는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스틱 사용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살펴보면, 등산로의 지표면을 훼손할 수 있으며, 산길주변의 바위에 스틱 자국을 남겨 미관상 보기 흉해진다. 뿐만 아니라 스틱의 팁(tip)이 바위에 접촉할 때 일어나는 마찰음은 주변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하는 소음공해를 일으킨다. 바위가 많은 지형에서는 스틱 끝 부분의 금속제 팁에 고무 덮개를 끼워 사용하면 마찰음도 없고 스틱의 미끄러짐도 방지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낭에 꽂아 휴대하는 것이 좋다. 등산객이 몰려있는 좁은 산길에서 마구잡이로 흔들어대는 스틱에 찔려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또 목제 계단이나 테크가 설치된 곳에서 사용할 경우엔 시설물을 훼손할 수 있다.
스틱을 쓸 때 특히 고려할 일은 고유종이 분포된 특정지역을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통과하면서 스틱으로 지층을 파헤쳐 뿌리를 손상시키는 일이다. 고유종이란 일정한 지역에만 분포하는 생물로 특정 생장지에서 멸종하면 지구상에서 영원히 멸종으로 이어지는 생물이다. 우리나라 식물 3500종 중 400종이 한국의 고유종이다. 이런 곳에서 스틱을 사용하는 것은 산지의 자연적 특성과 야생을 해치는 일이 될 수 있다.
최근 친환경적인 등산을 거론하는 몇몇 사람들은 ‘스틱 쓰지 않고 등산하기’ 캠페인을 하면서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주범이 스틱사용자들 인양 매도하면서 등산교육기관에서는 스틱사용법 교육마저 배제되어야한다고 강경론을 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자파의 공해가 심하니 핸드폰마저 쓰지 말자는 논리와 같다.
스틱사용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견해는 “보다 신속하고 더 안전하게 오르기 위해서는 체력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스틱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스틱사용은 보편화 되었다. 스틱을 쓰거나 말거나 하는 문제는 각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사용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사용한계의 설정이다.

얼마 전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에서는 스틱사용의 찬반 문제를 토의주제로 설정하여 의견청취의 장을 마련, 스틱사용의 문제를 공론화한 적이 있다.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간에 열띤 논쟁 끝에 얻어진 결론은 스틱은 ‘사용하되 남용은 말자’이다.
‘너무 많이 사용 한다’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