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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 간월재·밀양호 지나 운문사까지… 바람 가르며 가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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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조회3,185 작성일13-10-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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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창천을 따라 둑길을 달리던 팀MTB랜드 회원들이 청도군 매전면 예전리에서 길이 끊어지자 자전거를 끌며 하천의 얕은 곳을 건너고 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천천히. 간월재에서 바라본 벽공은 티없이 맑았다. 그 아래로 햇빛을 받은 억새가 황금색으로 빛났다. 간월재의 억새, 밀양호의 잔잔한 물결, 오치고개의 그윽한 숲, 청도 동창천의 잔잔한 물줄기, 운문사의 다소곳함까지. 페달을 밟아 달린 길은 때론 쏜살처럼 지나쳤고, 때론 느리게 다가왔다. 자전거가 바람을 갈랐다. 그 갈라진 바람 사이로 청명한 가을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에 가슴이 울렁
고요한 호수 곁에 끼고 거침없이 다운힐
오치고개 그윽한 숲길 꿈 같은 주행

■코스1/울주 간월마을(등억리)∼간월재~밀양댐 관리사무소


간월재에 오른 순간 가슴이 울렁거렸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 때문이었다. 이런 감동이 없다. 억새깨나 봤다는 이들도 이 자리에 서면 '억∼'하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간월산과 신불산을 잇는 간월재는 부산과 경남지역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에게 통과의례 같은 코스다. 입문 단계를 벗어난 라이더들이 이곳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초보 딱지를 뗀다.

길은 갈 지(之)자가 반복됐다. 왼쪽에 붙으면 금방 오른쪽으로 길이 나오고, 오른쪽에 붙으면 또 다시 왼쪽으로 길이 열렸다. 경사도 심했다. 거의 기듯이 올랐다. 그나마 다행은 꺾이는 지점이 평탄해 힘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 입구에서 간월재까지 그런 자세로 오르니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라이더들이 억새가 가득한 간월재 나무데크를 지나고 있다.
간월재에서 맞은 바람은 차고 거셌다. 그 바람에 억새들이 이리 누웠다, 저리 누웠다 갈피를 잡지 못했다. 라이더들은 그 광경에 환호성을 질렀다. 오르막의 고통은 그 사이에 다 사라졌다. 만산홍엽의 계절이 아닌데도 간월재는 일찌감치 단풍이 들었다. 나무의 단풍이 아니라 사람 단풍이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1051번 지방도를 타고 밀양댐 쪽으로 오르는 라이더들.

간월재에서 20분 정도 비포장 길을 내달렸다. 69번 지방도로를 만난 뒤에는 배내골 방면으로 달리다 밀양댐으로 이어진 1051번 지방도로 방향을 바꿨다. 밀양댐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밀양호는 고요했다. 그 물속에도 청명한 가을이 시나브로 깃들고 있었다. 여기서 5㎞가량 이어진 내리막길은 이 코스의 백미다. '느낌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침없는 다운힐에 신을 낼 것이다.


■코스2/밀양 오치마을~청도 만화정

밀양시 산내면 오치마을은 밀양의 대표적인 오지다. 해발 고도만 400m가 넘는다. 그 마을이 아픈 사건을 두 가지나 품고 있다. 개화기 청도 일대 동학군들이 이곳에 피신했다가 관군에게 전멸을 당했다. 이 때문에 수년간 시체를 먹는 까마귀가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아픔은 한국전쟁 때 겪었다. 빨치산을 토벌하겠다며 국군이 마을을 불태웠다.
58번 국도 옆에 있는 천연기념물인 '동산리 처진 소나무'.

오치고개는 밀양과 경북 청도군을 가르는 경계다. 이 고개에서 청도군 매전면 내리까지는 4㎞의 비포장 임도로 이어진다. 우거진 숲 속을 통과하는데 차량 이동이 거의 없어 안심하고 다운힐을 할 수 있다. 라이더한테는 꿈같은 길이다.내리를 벗어나 동창천 둑을 따라가다 수심이 얕은 물길을 만났다. 여기서 신발을 벗고 '끌바들바'(자전거를 끌거나 들고 이동하는 것)로 물을 건넜다. 58번 국도를 오른 자전거는 이제 동창천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북쪽으로 달린다. 들이 제법 누렇다. 멀리 구만산, 운문산, 억산 등 영남알프스의 북쪽 준령들이 보였다.
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쉬고 갔다는 금천면 '만화정'

자전거는 30분 정도 더 나아가 청도군 금천면에 닿았다. 운강·운남·섬암·도일 고택 등 조선시대의 옛집이 마을 곳곳에 숨어 있다. 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렀다는 만화정도 잠깐 들러볼 만하다.


■코스3/청도 금천면 임당리~운문사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에는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내시종가의 고택이 있다. 조선시대 때 궁중 내시를 지낸 김일준이 낙향해 지었다. 김일준은 정3품 통정대부까지 오른 인물인데, 그의 집안은 임진왜란 이후 400년 동안 내시 가계를 이었다고 한다. 이 집은 안채의 출입을 살필 수 있게 사랑채가 배치됐고, 안채와 안마당이 건물과 담장으로 완전히 막혀 내시주택 연구의 귀한 자료로 알려졌다.
운문사 솔바람길을 걷는 관광객들.

임당리를 벗어난 자전거는 논길 신작로를 따라 가다 20여 분 만에 운문댐을 만났다. 1996년 완성된 운문댐은 대구, 경산, 영천 등 경북 일대에 물을 공급하는 상수원이다.운문댐 입구에서 돌아 나와 69번 지방도로를 타고 운문사로 갔다. 길가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가을 정취가 제대로 느껴졌다. 방지초등학교 문명분교 앞을 지나 운문사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았다. 매표소를 지나는데, 하늘을 향해 치솟은 장송들이 도열했다. 여기서부터 운문사 솔바람길의 시작된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운문사의 다섯 가지 비경 중 하나로 꼽았던 길이다.

솔바람을 이리저리 맞다 보면 경내에 이른다. 풍수이론상 운문사는 매화가 떨어진 지형에 앉았다고 한다. 그래서 비구승보다 비구니가 도를 깨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운문사가 전국 최대의 비구니 도량이 된 사유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TIP

■이동경로


·코스 1 : 울주군 간월마을(등억리)~임도~간월재~임도~69번 지방도~배내골사거리~1051번 지방도~밀양댐 전망대~밀양댐관리사무소/이동거리 23㎞.

·코스 2 : 밀양시 산내면 오치마을~오치고개~청도군 매전면 내리~동창천 둑길~58번 국도~매전삼거리~매전교~919번 지방도~청도군 금천면 만화정/이동거리 21㎞.

·코스 3 :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임당교~20번 국도~운문댐~운문댐전망대~대천삼거리~69번 지방도~신원교~방지초등학교 문명분교 삼거리~운문사/이동거리 17㎞.


■주행

·전체 이동거리 61㎞

·라이딩 시간 약 5시간 30분

·평균이동속도 11㎞/h


■가이드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는 주말에 등산객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간월재에서 69번 지방도로 내려가는 구간은 비포장이고 군데군데 팬 곳이 많다. 배내골삼거리에서 밀양댐전망대로 가는 오르막이 제법 숨차다. 갓길이 없어 주행하는 자동차와 추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밀양댐전망대에서 밀양댐관리사무소까지의 내리막 길은 경사와 굴곡이 심한 아스팔트 도로다. 다운힐 전에 제동장치와 기어를 점검하자. 오치고개에서 내리 마을로 가는 다운힐 구간은 자갈길로 미끄럽다. 운문댐~운문사 구간은 주말에 드라이브 족들이 많다. 운문사 경내에서는 걸어야 한다.


음식점

밀양 표충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사자평명물식당(055-352-1603)은 영남알프스 산꾼들에게 잘 알려진 맛집이다. 가마솥에 엄나무를 넣어 삶은 백숙이 일품. 산나물, 손두부 등 밑반찬도 푸짐하다. 엄나무 백숙 4만 원. 더덕구이 3만 원. 곤달비전 1만 원. 전대식 기자


■난이도

기술 ★★★☆☆

체력 ★★★☆☆

총 1건 / 최대 200자

다양한 경치를 간직한 라이딩 코스 이 가을을 만끽하기엔 최적을 코스 같습니다 ~
정말 좋네요 ^^

산나들님의 댓글

산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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