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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 <25>섬진강 2구간 순창 유풍교~곡성군청소년야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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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푸른바다 조회3,924 작성일13-06-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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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 융단 깔린 들녘 가르는 '눈길 라이딩' 묘미 만끽

▲ 굽이치는 섬진강 물길을 타고 흐르는 자전거길이 솜 이불을 덮어 쓰고 겨울잠에 빠졌다. 자전거 페달 젓는 소리마저 황홀한 고요를 깰까 조심스러워진다.

산전수전 겪은 라이더들도 '눈길 라이딩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한다. 어른 발목까지 차오른 눈은 바퀴를 한 번 물면 여간해서 놔주지 않는다. 고갯길이라도 만나면 타는 것보다 끌고 가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 균형을 유지하느라 온몸의 신경과 근육이 혹사당하고 체력도 소진된다. 속도감은 처음부터 포기하는 게 홀가분하다. 그럼에도 라이딩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아름다운 설경과 섬진강 물길 따라 굽이쳐 흐르는 전설 때문일 것이다. 섬진강종주 자전거길 2구간은 눈길 라이딩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섬진강종주 자전거길 2구간은 전북 순창군 유등면사무소 인근 유풍교에서 전남 곡성군청소년야영장까지 남서 방면으로 이어진다. 마라톤 풀코스 거리와 비슷한 42㎞를 달려야 한다. 코스는 평탄하지만 '업다운'이 적지 않아 라이더의 성취감을 채울 수 있다. 도로 사정만 좋다면 페달에서 좀처럼 발을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난다.

시종점 표고차 30m의 평탄한 내리막 코스
38㎞ 지점 '롤러코스터' 방불, 체력 소모 많아


섬진강 유역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사위가 은세계로 변했다. 산을 베고 누운 농가들은 농한기를 맞아 포근한 잠에 빠졌다. 산은 눈이불을 목 밑까지 끌어올려 인가를 따스하게 감쌌다. 순백의 융단이 깔린 들녘은 햇볕을 받아 산산이 보석 조각을 흩뿌린다. 머리에 얼음 유리판을 두른 섬진강도 황홀한 적막 속에 잠겼다. 자전거 끄는 소리마저 자연이 만든 완벽한 정적을 해칠까 주저하게 만든다.

자전거길 곳곳에서 온몸을 하얀 분으로 치장한 갈대 군락이 라이더를 손짓하며 반겨준다.
코스는 전체적으로 내리막 구간이라 할 수 있다. 출발점인 유풍교의 해발은 80m, 종점인 곡성군 고달면의 청소년야영장은 50m 남짓이다. 하지만 완만한 내리막이 42㎞에 걸쳐 펼쳐져 그 고도 차를 체감하기가 어렵다. 단, 코스 막바지인 38㎞ 지점에서는 300여m의 짧은 간격을 두고 표고차가 25m 이상 나는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롤러코스터처럼 버티고 서 있어 체력이 부치는 라이더들로서는 낭패감을 맛볼 수 있다.

유등면사무소 인근 유풍교에서 첫 페달을 밟는다. 유풍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꺾은 뒤 자전거전용길을 타고 섬진강을 왼편에 끼고 물새가 노니는 평온한 강둑길을 달린다. 15분 소요.

대풍교에 도착하기 전 철탑을 마주하면 자전거도로는 끊긴다. 여기가 첫 번째 갈림길로, 자전거는 좌회전해 745번 지방도로 합류한다. 5분가량 지방도를 계속 타고 가다 공덕비가 나타나면 두 번째 갈림길이다. 지방도를 버리고 우회전해 강변이 보이는 자전거길로 붙는다.

여기서부터 제월리삼거리까지 4.6㎞ 구간은 바쁜 페달을 늦추고 느긋하게 섬진강의 절경을 감상하는 구간이다. 어느 곳이나 마음 닿는 곳에 자전거를 세워도 한 폭의 잘 그려진 산수화 속으로 빠져든다.

강추위에 얼어붙은 강은 흰색과 은색의 두 띠를 두르면서 간유리와 투명유리를 겹쳐놓은 듯 영롱하다. 활시위처럼 휘어진 물굽이 따라 둥둥 떠 있는 갈대섬 사이로 까막까치들이 고단한 날개를 접고 평온한 휴식에 빠져 있다. 60㎝는 됨직한 솔개 한 마리가 늠름한 자태로 바위에 앉아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카메라를 갖다 대자 놈은 휴식을 방해받기 싫다는 듯 유유자적한 날갯짓으로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13번 국도와 합류하는 제월리삼거리에서는 왼쪽 국도를 타지 말고 오던 길 그대로 전용길을 타고 섬진강변으로 직진한다. 타이어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매연마저 떡시루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처럼 포근하다.
강 건너 공장 굴뚝 연기마저 떡시루에서 피어오르는 김처럼 포근하다.
10분여를 더 달려 신덕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전진한다. 가덕입구버스정류소를 지나 3분여를 더 달리면 우측 자전거도로로 들어선다. 양수장을 지나 목재데크다리와 맞닥뜨리면 지류를 따라 'ㄷ' 자 형태로 우회해 자전거길에 붙어야 한다.

강둑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다 유원지 화장실에서 730번 지방도와 합류한다. 지방도를 타고 15분가량 달리면 석촌4교와 마주친다.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자전거도로로 접어드는데 현재 도로 조성 공사를 위한 벌목 작업이 한창이어서 길이 중간에 끊긴다. 오던 그대로 지방도를 이용해 상귀교까지 5.2㎞를 계속 달린다.

상귀교에서는 지방도를 버리고 강변으로 난 자전거길에 붙어 배수장을 지나 요천대교까지 페달을 저어 간다. 이곳에서부터 섬진강은 지류인 요천과 수지천을 받아들여 유량이 풍부해진다. 자전거는 지류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 요천대교와 세전교를 연속으로 'ㄷ' 자 형태로 크게 우회해 다시 강변에 붙는다.

세전교에서 호곡마을나루터에 이르는 8.6㎞ 구간은 또 한 번 섬진강 절경의 진수를 음미할 수 있는 구간이다. 고고한 자태로 유영하는 물새 사이로 돌돌거리며 흐르는 물소리는 라이딩에 바짝 조인 심장 박동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농한기를 맞아 산을 베고 누운 마을의 집들은 포근한 잠에 취해 있다. 자전거 끄는 소리에 기다리던 손님이라도 만난 듯 신이 나 짖어대는 강아지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세전교에서 호곡나루터에 이르는 구간을 달리다 보면 한폭의 수묵화 속에 들어선 듯 하다.
섬진강 자락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고달리 마을 초입에는 수령 620년 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신령처럼 마을을 지키고 서 있다. 전설 한 자락이 서려 있을 법하다. 아닌 게 아니라 이곳에서 12㎞ 떨어진 곳에는 남원 광한루가 있다. '어화둥둥 내사랑'하며 서로를 애틋하게 사모한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는 커플들의 영원한 로맨스 모델로 남아 있다.

또 이곳과 10분 거리에 인접해 있는 오곡면 송정리에는 '심청이 마을'도 있다. 송정리는 옛날부터 철산지로 이름난 고장이다. 심청전의 원형 설화인 원흥장 설화에서 원흥장을 귀인으로 모신 진나라 상인들이 철을 확보하기 위해 곡성에 온 무역상이었다는 설에 착안해, 이곳을 심청전 마을로 조성했다. 이 지역이 바로 한국 고전소설의 2대 여주인공을 배출한 것이다.

자전거는 병든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한겨울에 섬진강에서 물고기를 낚았다는 효성 지극한 마천목장군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도깨비천황석불 앞을 지난다. 코스 막바지에 맞닥뜨리는 이곳은 가파른 고갯길이 강하게 저항하기 때문에 다소 힘이 부친다.

고갯길을 내려오면 시대의 속도감에 밀려 관광거리로 전락한 증기기관차의 구슬픈 기적소리가 들린다. 옛 전라선 철길을 보존해 섬진강 물결을 따라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는 섬진강기차마을의 시발점인 가정역이 우측으로 보이면 2구간의 종점인 곡성군청소년야영장이다. 라이딩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최찬락 답사대장 010-3740-9323.

글·사진=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도움말=김진홍 자문위원(MTB랜드 대표)


[라이딩 길잡이]

[코스]


유풍교~대풍교~방산나루펜션~제월리삼거리~신덕마을~가덕입구버스정류소~나무데크다리~석촌4교~석촌1교~상귀교(상귀마을)~귀석배수장~요천대교~세전교~고달1호양수장~고달2호양수장~고달마을~호곡마을나루터~도깨비천황석불~살골마을~두가헌(두가리)~곡성군청소년야영장

[주행]

이동거리 42.3㎞

라이딩 시간 4시간 52분

평균 이동 속도 8.7㎞/h

[난이도]

기술 ★★★

체력 ★★★(5개 만점)

[가이드]

섬진강종주자전거길 2구간은 강변을 따라 대체적으로 평이한 코스가 이어진다. 하지만 눈이 쌓이고 길이 얼어붙으면 유유자적 유랑길이 고난의 행군로로 돌변한다. 빙판길 위에서는 자전거는 고삐 풀린 야생마로 돌변한다. 그래도 미답의 눈길을 밟으며 한산한 자전거길을 독차지하고 싶다면 동계 라이딩 채비는 필수다. 자동차처럼 자전거도 동계용 타이어가 있다. 일반 타이어에 비해 폭이 넓고 접지면의 굴곡도 깊어 빙판길에 적당하다. 일반 타이어를 쓴다면 공기압을 최대한 낮춰 타이어 접지면을 넓혀야 한다. 겨울철 라이딩은 낙차 위험이 커 평상시보다 자전거 안장을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도 틈틈이 살펴야 한다. 눈과 얼음 등 수분이 브레이크 제동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빙판길을 맞닥뜨리면 브레이크를 조금씩 끊어서 잡아 충분히 감속해야 한다. 시계 거리가 짧아지므로 형광색과 같은 밝은 옷을 입는 것이 만일의 차량 사고에 대비하는 길이다.

[찾아가기]

부산에서 섬진강종주 자전거길 2구간의 출발점인 전북 순창군 유등면사무소 인근의 유풍교로 가려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순천분기점에서 남원·동순천 방면으로 빠져 우측 방면으로 진행한다. 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계속 달리다 남원분기점에서 광주 방면으로 좌측으로 진행해 88올림픽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창IC에서 순창·광주 방면 출구로 빠져나온다. 순창삼거리에서 전주·강진면 방향으로 우회전한 뒤 유등사거리에서 다시 대강·유등 방면으로 우회전, 유등로를 따라 900여m 이동하면 유등치안센터 삼거리가 보인다. 여기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유등면사무소, 우측으로 가면 유풍교가 나온다. 3시간 30분 소요. 문의 MRB트레킹(051-757-8226·www.mrbtrekking.com).


이것만은 꼭

군데군데 낙차 사고 위험

눈길이다 보니 군데군데 힘이 부치고, 낙차 사고 위험이 높은 곳도 더러 있었다. 제설작업이 깔끔하게 이뤄져 무리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아예 자전거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입구에 차단판을 설치해 놓았다. 이런 곳은 자전거를 끌거나 들고 지나갈 수밖에 없어 라이딩 리듬이 깨지고, 체력 소진도 크다. 섬진강자전거길을 관리하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063-850-9321)에 문의해보니, 이용객이 많은 구간에 한해 우선적으로 제설작업을 시행하다 보니 불가피한 조치란다. 섬진강종주2구간에서는 유등대교~대풍교(4㎞)와 제방유지용 관리도로(차량 진·출입로) 경사로들이 중점 제설작업 구간이다. 눈길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는 라이더들이라면 사전에 도로 상태를 확인해보고 우회로까지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겠다.

섬진강 2구간 순창 유풍교~곡성군 청소년야영장(※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섬진강 2구간 순창 유풍교~곡성군 청소년야영장 고도표(※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섬진강종주자전거길 2구간은 출발지인 유풍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꺾은 뒤 자전거전용길을 타고 섬진강변으로 붙는 것으로 시작한다.


▲ 대풍교에 도착하기 전 자전거도로는 끊기면, 자전거는 좌회전해 745번 지방도로 합류한다


▲ 745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공덕비가 나타나면 우회전해 강변이 보이는 자전거길로 붙는다.


▲ 사위가 은세계로 변한 섬진강 유역은 솜털 이불을 덮어 쓰고 포근한 겨울잠에 빠졌다.


▲ 가덕입구버스정류소를 지나 3분여를 더 달리면 우측 자전거전용도로로 들어선다.


▲ 양수장을 지나 목재데크다리와 맞닥뜨리면 지류를 따라 'ㄷ' 자 형태로 우회해 자전거길에 붙어야 한다.


▲ 석촌4교를 지나 우회전하면 청계동교 아래로 자전거도로로 접어드는데 현재 도로 조성 공사를 위한 벌목 작업이 한창이어서 길이 중간에 끊긴다.


▲ 상귀교를 건너면 지방도를 버리고 우측 강변으로 들어서 자전거길에 붙어야 한다.


▲ 요천대교와 세전교에서는 지류를 따라 연속으로 'ㄷ' 자 형태로 크게 우회해 다시 강변에 붙는다.


▲ 고달마을을 왼쪽으로 끼고 다리를 'ㄷ' 자 형태로 우회해 이정표가 가리키는 화개장터 방면으로 나아간다.


▲ 도깨비천황석불을 지나면 이번 구간 최대 난코스인 가파른 고갯길을 맞닥뜨리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 증기기관차가 지나는 섬진강기차마을의 시발점인 가정역이 보이면 섬진강종주2구간의 종착점인 곡성군청소년야영장이다.

2013-01-03 [08:03:06] | 수정시간: 2013-01-03 [14:30:38] |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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